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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_병을 치료하지 말고 인격을 치료하라
1부 등장인물 1장 나는 누구인가? 이미지와 등장인물|실체와 페르소나|인간을 이해하는 두 가지 길 2장 실제 인간이 사라진 세상 등장인물의 형성|등장인물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현대 사회와 비인간화 3장 모순된 존재 보상 메커니즘|모순된 감정|인간, 총체적 존재 2부 삶 4장 유토피아 등장인물과 실제 인간의 관계|등장인물과의 일치|실제 인간과 등장인물의 일치 5장 생물학의 교훈 생명과 생명력|생명체의 특징|기계적 행위와 생명의 본질 6장 심리학과 에스프리 신체와 정신의 상관관계|치료와 영적 영역|영적 삶의 이중성 3부 실제 인간 7장 대화 대화와 개인적 접점|실제 인간의 만남|진정한 대화와 투과 8장 장애물과 방해꾼 대화를 방해하는 요인들|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들|책임감과 고백 9장 살아 있는 하나님 말씀하시는 하나님|하나님과의 개인적인 관계|대화의 회복 4부 약속 10장 사물의 세계와 실제 인간의 세계 실제 인간의 공유|실제 인간을 다루는 의학|실제 인간을 다루는 자세 11장 삶은 곧 선택이다 선택과 책임|선택과 가치 기준|삶을 성장시키는 기독교의 진리 12장 생명의 근원에서 샘솟는 새로운 삶 진정한 인간이 되게 하는 진정한 자유|자유로운 삶으로 가는 길|실제 인간을 향하여 옮긴이의 글_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하여 주(註) 색인 |
Paul Tourn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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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태어나서 석 달 만에 아버지를 여위었다. 따라서 아버지의 한 친구가 쓴 전기, 신문에 실린 부고 기사, 아버지가 남긴 시와 기사, 편지와 사진, 한참 후에 주변 사람들에게 들은 일화들을 통해서만 아버지를 알고 있을 뿐이다. 이 모든 자료들을 바탕으로 내 마음은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그 이미지가 나의 심리적인 콤플렉스에 영향을 받은 것은 당연하다. 내가 마음속에 그려낸 이상형을 그 이미지에 투영했기 때문이다. 요컨대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아버지의 이미지를 조작해내고 왜곡했던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아버지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다며 그런 아버지를 나에게 묘사하더라도, 그가 그려낸 아버지의 모습이 내가 마음속에 그려낸 아버지의 모습보다 더 정확하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pp.26-27
물론 내가 앞에서 말한 현상은 우리 시대만의 특이한 현상이 아니다. 먼 옛날 사회가 형성된 때부터 사회에 내재한 속성이다. 문명사회에서 실제 인간이 등장인물 뒤로 소멸돼 가는 현상이 오늘날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유는 테크놀로지의 발달, 도시에 집중된 인구, 삶의 기계화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은 꿈도 꿀 수 없지만, 과거의 농부들과 노동자들은 본래의 자아를 유지할 수 있었다.---p.61 삶 자체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의 외적인 모습을 이루는 등장인물은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그렇게 인위적인 게 아니다. 우리가 하루 종일 경계심을 품고 사는 게 아니기 때문에 등장인물이 우리의 실제 인간을 더욱 충실하게 드러내 보여주기도 한다. 환자는 내 앞에서 자신의 실제 삶을 신중하게 말하는 동안, 기계적으로 해보이는 몸짓과 무심코 취하는 태도도 나에게 많은 것을 말해준다. 따라서 나는 그의 고백에 못지않게 그런 몸짓과 행동에서도 그에 관련된 소중한 정보를 얻는다.---p.121 여기에서도 앞에서 언급한 분리와 관계라는 이중과정이 확인된다. 비밀을 통해서 자아가 형성되고, 비밀을 누설함으로써 자아라는 존재가 명확히 표명된다는 것이다. 앞의 예에서 보았듯이 딸이 어머니에게 모든 비밀을 의무적으로 말해야 한다는 믿었을 때는 딸과 어머니의 관계는 유아적 관계이지만, 믿을 만한 사람을 자유의지로 선택하면 개인적인 관계가 된다. 다시 말하면, 인간에 의한 인간의 선택으로 두 사람 간의 관계, 즉 대화(dialogue)가 성립된다.---p. 192 지극히 고통스러운 기억, 지독히 쓰라린 회한, 사적인 확신을 비밀로 간직한 사람은 자신의 행동과 인간관계에서, 누구나 직관적으로 직감하는 어떤 조심성을 필연적으로 간직하기 마련이다. 그런 조심성은 전염성을 지니기 때문에 결국 개인적인 관계의 형성에 걸림돌이 된다. 반면에 고백으로 과거의 족쇄에서 해방된 사람도 힘겹던 과거에 대해 한마디를 하지 않아도 전염력을 지닌다. 누구나 그와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지금보다 개인적인 말투를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적인 세계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실제 인간들, 즉 자유롭고 책임 있는 삶을 살기 시작한 사람들이 필요하다. 첫 탄생이 그렇듯이, 이런 새로운 탄생도 우리 결심의 열매일 수는 없다. 은총이 필요하다. 하나님과의 만남, 하나님과의 대화가 필요하다.---p.240 실제 인간을 다루는 의학에서는 타자의 실제 인간을 절대적으로 존중해야 한다. 그렇다고 수모까지 참으라는 뜻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타자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이론을 앞세우지 말고 진정으로 개인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라는 뜻이다. 이렇게 할 때 종교적이며 철학적인 편견, 혹은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편견이 배제된 대화가 가능할 수 있다.---p.295 진정한 인간이 된다는 것은 행동의 자유를 획득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기계적인 행동에 좌우되지 않고 적어도 어느 정도까지는 자신을 지배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경우에 따라서,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은 확신에 따라 때로는 돈을 아끼지 않고 때로는 절약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실감각을 잃지 않고 이상주의자가 되고, 자신의 이상을 도외시하지 않으면서 현실주의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작은 무질서에도 짜증을 내는 광기를 부리지 않으면서 정리정돈에 충실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19세기에는 의지력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현대 심리학에서 입증됐듯이, 개인적인 노력의 신뢰는 실효성도 없고 심지어 해롭기도 하다. 개인적인 노력은 기존의 등장인물에 또 하나의 인위적인 등장인물을 덧씌우는 결과만을 낳을 뿐이다. ---p.338 |
왜곡된 이미지, 일상의 거짓된 모습,
그 너머에 있는 순수한 인격, 나를 만나다! - 일평생 '인간 이해'라는 주제와 씨름했던 폴 투르니에의 역작 ‘20세기 기독교가 가장 사랑한 상담자’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는 폴 투르니에. 그가 떠난 지 30여 년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그의 책이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대화체로 이뤄진 담백한 문장, 어려운 전문용어를 최대한 자제하고 솔직한 태도로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주변 인물을 자주 언급하는 소탈한 태도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제가 저자는 장 자크 루소를 두고 “그는 자신의 글에 생각과 이론을 집어넣을 뿐 아니라 자신을 있는 그대로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라고 썼는데, 사실 이는 그의 책이 매혹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기독교상담자협회 회장을 역임한 게리 콜린스는 폴 투르니에의 생애와 업적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폴 투르니에의 기독교 심리학The Christian Psychology of Paul Tournier》(IVP)에서 그가 남긴 가장 중요한 업적으로 상담 사역에서 정신의학의 최신 정보와 기술을 성경의 진리와 통합하려고 시도했다는 점, 인간관계를 중요시하고 ‘인격 의학’을 실천한 점, 사람들의 내적 필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실제적인 도움과 지침을 제공한 점을 꼽았다. 《인간이란 무엇인가》는 이러한 그의 업적이 고스란히 담긴 폴 투르니에의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이다. 1940년대 초, 폴 투르니에는 성경을 통독하면서 의학, 질병, 생활 규범과 연관된 성경 구절을 모두 기록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성경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얻게 되었고, 이를 토대로 성경의 풍성함과 적실성을 의학과 연결시켜나갔다. 그 결과물이 《성서와 의학Bible et Medecine》(다산글방)이라는 책이다. 바로 이 책을 준비하는 동안 사랑하는 누이 루이즈 투르니에가 세상을 떠나고 만다. 투르니에는 생후 3개월 만에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마저 여섯 살 되던 해에 세상을 떠났기에 누이와 우애가 남달랐다. 루이즈의 친구들과 지인들이 기억하는 모습과 폴 투르니에 자신이 알고 있던 누이의 모습이 너무도 달랐다. 그들이 기억하고 있는 누이는 교회의 '헌신된 기둥'이었던 반면에 그가 기억하고 있는 누이는 자기와 같이 예민하며 인간에 대한 관심이 많은 연약한 여인이었던 것이다. 루이즈 투르니에가 실제의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을 세상에 보여준 이유는 무엇일까? 왜 오늘날 사람들은 서로에게 자신을 숨기기 위해 가면, 또는 '가면적 인격'을 쓰는 것일까? 《인간이란 무엇인가》는 이러한 물음에서 출발해 20여 년간 이 주제와 씨름한 결과물이다. 폴 투르니에는 인간의 일생이 저마다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거대한 연극과 같다고 보았다. 우리는 자신이 만들어내거나 다른 이들이 우리에게 강요한 역할을 잘 수행하려고 무던히 노력하는 연극 말이다. 그렇다면 역할로 무대에 오른 '등장인물'과 가면 뒤의 '실제 인간', 겉으로 드러난 모습과 그 이면의 나는 완전히 다른가? 그렇다면 실제로 나는 누구인가? 폴 투르니에는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인간의 행동을 분류하고 체계화하는 대신 한 사람의 인생을 자세히 관찰하는 방식을 택한다. 특히 그의 명민한 통찰력은 등장인물과 실제 인간이 서로 분리될 수 없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는 점을 짚어내는 대목에서 빛난다. 다양한 상담사례, 인간에 대한 깊은 관심과 통찰, 솔직한 자기 고백, 가식을 모른 정직함으로 '가면' 뒤의 참된 나를 발견하도록 인도한다. 그리고 실제 인간은 다른 사람과 하나님 앞에서 자발적으로 정식하게 자신을 공개할 용의가 있을 때 드러날 수 있으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불어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정확하고 유려한 번역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공식 한국어판'이다. 등장인물과 실제 인간 이 책의 원제 LE PERSONNAGE ET LA PERSONNE를 그대로 옮기면 '등장인물과 실제 인간'이다. 폴 투르니에는 인간이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는데, '등장인물'과 '실제 인간'이 그것이다. 전자는 우리의 인격 중 세상에 드러나는 부분으로, 개인적인 습관, 재산, 명성, 사회적 위치와 같은 것에 의해 설명되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연구될 수 있는 인간의 유일한 측면이기도 하다. 반면에 후자는 가면적 인격 뒤에 숨어 있는, 은밀하고 진실한 모습이다. 그런 점에서 카를 구스타프 융 교수가 사용한 '페르소나persona'는 전자의 의미에 가깝다. 이전의 심리학자들은 겉으로 드러난 사회적 가면과 그 이면에 있는 좀 더 진실한 실제 인간을 구분하는 입장을 취했지만, 폴 투르니에는 이것을 한 인간의 양면으로 이해했다. 또한 등장인물과 실제 인간 사이의 끊임없는 긴장관계를 받아들여야 하며, 이러한 긴장관계를 통해 인간은 비로소 ‘인간’이 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이 등장인물을 통해 실제 인간을 어떻게 찾아갈 수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이야기한다. 우리의 가면적 인격, 즉 등장인물은 가면 뒤의 실제 인간 또는 인격이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주는 희미한 거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기성찰에 의해서가 아니라 솔직함, 대화, 고백을 통한 타자와의 접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타자에게 내밀한 자기 비밀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때 생기는 교감을 통해 실제 인간이 순간적으로 나타난다는 말이다. 인생, 하나님이 작곡한 악보 폴 투르니에는 우리 삶을 하나님이 작곡하신 악보에, 삼라만상을 설계하시고 지으신 하나님은 작곡가에, 보이지 않지만 작곡가의 계획을 충실하게 따르고자 하는 실제 인간은 지휘자에, 무대에 오른 등장인물은 지휘자의 의도를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오케스트라에 비유한다. 오케스트라와 각 연주자들을 객관적인 연구와 분석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있지만, 연주자들의 연주가 빚어내는 조화로운 하모니의 비밀까지 알아낼 수는 없다. 그 하모니는 작곡가에 의해 미리 짜인 것이고, 연주의 목적을 유일하게 알고 있는 보이지 않는 지휘자에 의해 공연된 것이기 때문이다. 폴 투르니에는 “인간이란 무엇인가?‘ 또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학자들이 으레 그러듯이 단정적으로 답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힌다. 오히려 인간의 의미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정리할 수 있다는 생각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가면 뒤의 실제 인간은 언제나 미스터리처럼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남아 있고, 끊임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는 삶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작곡자가 오케스트라 지휘자를 바라보고, 용기를 북돋으며, 지휘자가 자신의 의도를 이해하고 정확히 지휘하고 연주하도록 돕는 것처럼, 초월적인 하나님의 도우심만이 실제 인간을 깨워서 활짝 꽃피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폴 투르니에 일생의 화두, 인간 이해 인간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것보다 더 흥미로운 직업은 없다고 말한 폴 투르니에는 일평생 인간을 이해하는 일에 종사했다. 때로는 상담가로 훈련을 받은 적도 없으면서 의학의 경계선을 넘어 심리치료를 시도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고, 인간 행동에 대한 이해가 너무 순진하고 너무 종교적이며 너무 단순하다는 비난도 받았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인간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이해를 가지고 있었다. 최근에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학문 덕분에 인간에 대한 지식이 많아졌지만, 폴 투르니에는 이러한 접근이 연구이고 설명이며 해석이지 '이해'는 아니라고 보았다. 이 책을 통해 그는 한 사람의 삶을 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이 살아온 역사를 쓰는 것으로 충분하지만,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격적인 접점, 즉 교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인간의 본질적인 속성, 삶의 의미, 실제 인간의 형성 과정, 초월적 신의 역할을 포괄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이 책은 그가 인간을 이해하는 방법과 깊이를 보여주는 이른바 폴 투르니에의 '인간학'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