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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_7
고자질하는 심장_25 껑충 뛰는 개구리_37 어셔가의 붕괴_55 일주일에 세 번의 일요일_89 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의 치료법_103 정확한 과학 중 하나로 여겨지는 사기술_137 “네가 범인이다”_159 모르그가의 살인 사건_185 도둑맞은 편지_245 역자의 말_279 에드거 앨런 포 연보_286 |
Edgar Allan P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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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늘어난 붉은 입과
불타는 듯한 외눈을 가진 검은 고양이” 내가 이제 곧 쓰려고 하는 가장 유별나면서도 가장 솔직한 이야기에 대해 나는 여러분이 이를 믿길 기대하지도, 또 부탁하지도 않는다. 직접 느낀 증거를 다름 아닌 나의 감각들도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를 기대한다면 정말이지 난 미친놈일 것이다. 그러나 난 미치지 않았고 꿈을 꾸지 않은 것도 매우 확실하다. 하지만 난 내일 죽을 것이기 때문에 오늘은 내 영혼의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 ---「검은 고양이」중에서 이어 여러 개의 튼튼한 팔들이 벽에 달라붙었다. 벽은 통째로 쓰러졌다. 이미 부패할 대로 부패하고 피가 말라붙은 시신이 관객들의 눈앞에 서 있었다. 그 시체의 머리 위에는 길게 늘어난 붉은 입과 불타는 듯한 외눈을 가진, 교활함으로 나를 살인하게 만들고 울음소리로 나를 교수형의 집행인에게 보낸 흉측한 짐승이 앉아 있었다. ---「검은 고양이」중에서 그렇다! 신경과민, 아주, 아주 심하게 난 신경과민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당신은 왜 내가 미쳤다고 말하려 하는가? 그 병은 내 감각을 파괴하거나 둔감하게 한 것이 아니라 예민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청각은 날카로웠다. 난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들을 들었다. 지옥에 있는 많은 것들도 들었다. 그렇다면 내가 어떻게 미쳤는가? 들어라! 그리고 내가 얼마나 안정되고 차분하게 그 전모를 들려주는지 보라 ---「고자질하는 심장」중에서 “이제 분명히 알 수 있어.” 그가 말했다. “이 가면을 쓴 사람들의 태도가 어떤지 말이야. 이들은 위대한 왕과 그의 일곱 장관들이지, 왕은 무방비 상태의 소녀를 때릴 정도로 양심의 가책이 없고, 일곱 신하들은 그 폭행을 선동했다고.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그저 껑충 뛰는 개구리야, 어릿광대지, 그리고 이건 나의 마지막 농담이야!” ---「껑충 뛰는 개구리」중에서 “정확히 말하면 여동생의 관이 부서지는 소리, 그 애 감옥의 철제 경첩이 삐걱거리는 소리, 지하 납골당의 구리로 도금된 아치형 복도에서 여동생이 몸부림치는 소리! 오, 난 어디로 도망쳐야 하지? 여기로 곧 오지 않을까? 내 경솔함을 질책하려고 서두르고 있지 않을까? 계단에서 동생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았던가? 동생 심장의 무겁고 소름 끼치는 소리를 알아차리지 않았던가? (…) 미쳤어! 그 애가 지금 바로 문밖에 있다고!” ---「어셔가의 붕괴」중에서 “한 번은 그런 사람이 있었어요.” 내 오른쪽에 앉은 작고 뚱뚱한 남자가 말했다. “자기를찻주전자라고 생각했죠. 이런 특이한 별난 생각이 얼마나 자주 미친 사람들의 머릿속에 들어가는지는 특별히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인간 찻주전자를 내올 수 없는 정신병원이 프랑스에 없을 정도니까요. 우리의 그 신사는 영국산 찻주전자였고 매일 아침 부드러운 가죽과 백악白堊으로 자기 몸을 윤이 나도록 닦았답니다.” ---「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의 치료법」중에서 끌을 꽂고 망치로 몇 번 가볍게 두드리자 상자의 윗부분이 갑자기 격렬하게 날아갔으며, 동시에 멍들고 피투성이에다 거의 부패해 버린 살해당한 셔틀워디의 시체가 주인을 마주 보며 앉은 자세로 벌떡 일어났다. 그것은 꼼짝하지 않고 슬픔에 잠긴 채 썩어 가는 흐릿한 눈으로 잠시 굿펠로우의 얼굴을 정면으로 응시하더니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고 인상 깊게 “네가 범인이다!”라는 말을 내뱉고는, 완전히 만족한 듯 떨리는 팔을 쭉 뻗으며 탁자위에서 가슴쪽으로 쓰러졌다. ---「“네가 범인이다”」중에서 오랑우탄은 즉시 분노가 아닌 공포에 사로잡혔다. 마땅히 벌을 받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잔인한 짓을 숨기고 싶어 하는 듯, 가구를 내치거나 박살내고 침대를 침대 틀에서 뜯어버리는 등 잔뜩 겁먹어 괴로워하며 방에서 뛰어다녔다. 마지막으로, 오랑우탄은 먼저 딸의 시체를 붙잡아 (발견된 모습 그대로) 굴뚝에 처박아 위로 밀쳐 올렸으며, 이어 노부인의 시체는 즉각 창문을 통해 거꾸로 내던져버렸다. ---「모르그가의 살인 사건」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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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의 해설
시대를 앞서간 천재 불운한 삶을 문학으로 승화한 작가 에드거 앨런 포를 그로테스크하고 무시무시한 공포의 정서로만 기억해서는 안 된다. 그는 절절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노래한 시인이기도 하고, 때로는 섬뜩할 정도의 기이한 사건을 들려주는 천재 작가이며 날카로운 비평가였다. 「어셔가의 붕괴」와 빛나는 재치와 풍자가 흐르는 「일주일에 세 번의 일요일」처럼 내용뿐만 아니라 문체와 형식의 유려함으로 우리를 사로잡는 작품들이 있다. 그가 「갈가마귀」, 「애너벨 리」처럼 미국의 ‘국민 시’라고 할 정도의 아름답고도 뛰어난 여러 시를 만들어 냈다. 영미권에서는 순수문학 작가로 알려진 것을 보면 그의 조탁 능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공포와 추리 소설에서도 문체 자체가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평가될 정도이다. 이처럼 문체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만큼 이번 단편선집은 포의 문체를 원문 그대로 옮기고자 노력했다. 문장의 형식과 어순 등을 고스란히 살리고 문맥 안에서 가장 적합한 단어선택에 고심하여, 풍성한 읽기와 더불어 우리 말 표현이 자연스럽도록 했다. ‘이성적’이면서도 ‘환상적’이라고 평가받는 뛰어난 문체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포가 없었다면 우리 시대의 문학은 존재하지 않거나, 적어도 지금의 문학과는 아주 다른 문학이 되었을 것이다.” _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포의 문학적 재능과는 별개로 그의 삶은 불우했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을 이른 나이에 여의는 아픔을 겪었고, 그로 인해 입양과 양아버지와의 불화 등 그의 평생에 불안과 갈등을 드리우는 문제를 겪게 된다. 섬세하고 예민한 성격과 불안정한 환경 등은 결국 그를 알코올 중독과 도박 중독이라는 음지로 이끌었고 그는 평생 가난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또한 시대와 환경을 앞서간 탓에 당시 미국 문단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했고, 개인적으로 포에게 유일한 희망과 빛이 돼주던 사랑하는 아내는 병약한 몸으로 일찍 죽고 만다. 결국 포는 그의 작품 세계만큼이나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는다. 1849년 볼티모어의 어느 술집 앞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포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을 거두었고 아직까지 그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작가의 작품 세계와 작가의 삶이 꼭 일치하거나 같은 맥락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포의 작품이 삶에 미친 영향 그리고 삶이 작품에 미친 영향은 불가분의 관계처럼 보인다. 포의 삶에 관한 열정은 문학에 쏟아지고 펼쳐졌으며, 그것이 다시 그의 현실에 원동력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근대문학의 기원’, ‘미국 낭만주의 문학의 대표자’, ‘공상과학소설의 선구자’, ‘공포소설의 완성자’ 등 문학에 대한 그의 광기에 가까운 천재성과 사랑은 결국 시대와 공간을 넘어 이후 여러 작가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문학 장르 자체를 발전시켰다. 또한 미래의 독자인 우리에게도 문학의 아름다움을 탐닉하는 즐거움을 주었다. “포를 처음 접하는 독자이든 아니든, 시대를 앞서간 천재 포의 흥미진진한 세계를 작품 하나하나를 통해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