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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이 젖은 옷처럼 달라붙어 있을 때
트라우마를 가진 당신을 위한 회복과 치유의 심리에세이
박성미
시크릿하우스 202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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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PROLOGUE_ 내 인생의 블랙스완적 순간

PART 1. 과거로부터 오는 부서진 메시지

소리 없는 비명이 계속됐다
눈물의 의미
공감을 위한 노력과 내 유령
시간의 비가역성
죽음을 경유하는 곳
괜찮다고 말한다고 괜찮은 게 아녔어
손상의 경험이 주는 영향
우리의 뒤에 누가 남을까?

PART 2. 갇힌 ( )

세 여자 이야기
슬픔-연결 or 단절-세계
사랑 노래만큼은 사라지지 않으면 좋겠어
길을 잃은 걸까, 애벌레 껍질 안에 갇힌 걸까
누가 절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지금-여기에 머무르기
흑화의 매력
우리가 불행이라고 여기는 실상

PART 3. 흔들리는 계절을 산다는 것

불안이 젖은 옷처럼 내 몸에 달라붙어 있을 때
뛰어나지 않아 괴롭습니다
나는 이상하지 않아요, 숨길 게 많을 뿐
나는 밤이 무서워 낮게, 자꾸 낮게 운다
지금 여기가 지옥이다

PART 4. 그리운 미래

매일 밤 나는 이 세상의 끝을 생각한다
Come Back to Me
우리는 서로의 원인이자 결과였다

짧은 소설_ 빈 여자
EPILOGUE_ 달빛의 윤슬
부록_ [논문] ‘고통을 통한 성장’과 ‘증상 경험 글쓰기’에 대한 자문화기술지

저자 소개 1

문화심리연구자이자 문학치료사다. 고려대학교에서 문학과 심리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화심리학 석사를, 건국대학교에서 문학치료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20여 년간 ‘문학’이라는 거울에 ‘심리학’이라는 빛을 비추어 인간의 깊은 상처와 회복의 메커니즘을 추적해 왔다. 이론에만 매몰되지 않고, 고전과 동화 속 서사가 현대인의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하며, 그 해답을 글과 강연으로 나누고 있다. 현재 외로운 이들을 위한 심리학 서비스, 하이디어(Hi, Dear.)를 운영하며, 인간관계로 인한 문제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단단한 자아를 되찾아주는 정교한 심리 처방
문화심리연구자이자 문학치료사다. 고려대학교에서 문학과 심리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문화심리학 석사를, 건국대학교에서 문학치료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20여 년간 ‘문학’이라는 거울에 ‘심리학’이라는 빛을 비추어 인간의 깊은 상처와 회복의 메커니즘을 추적해 왔다. 이론에만 매몰되지 않고, 고전과 동화 속 서사가 현대인의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하며, 그 해답을 글과 강연으로 나누고 있다.

현재 외로운 이들을 위한 심리학 서비스, 하이디어(Hi, Dear.)를 운영하며, 인간관계로 인한 문제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단단한 자아를 되찾아주는 정교한 심리 처방전을 건네고 있다. 저서로는 〈문제적 캐릭터 심리 사전〉, 〈문제적 로맨스 심리 사전〉, 〈불안이 젖은 옷처럼 달라붙어 있을 때〉, 〈MBTI 연애 심리학〉이 있다. 그중 〈MBTI 연애 심리학〉은 2024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에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책 〈심리학이 이토록 쓸모 있을 줄이야〉에서는 우리에게 친숙한 동화 속 빌런들을 소환해 그들의 뒤틀린 내면을 해부한다. 빌런이 어떤 심리적 가면을 쓰고 우리를 괴롭히는지, 그들을 빚어낸 환경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들여다보며, 우리 곁의 빌런뿐 아니라 우리 안에 웅크린 빌런까지 마주하게 이끈다. 그리고 만약 당신 곁에 빌런이 있다면, 그들로부터 당신을 지켜낼 '경계'를 명확히 세우는 실질적인 전략까지 함께 건넨다.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hidear.life
기타 소개 링크 : https://litt.ly/hid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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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6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86g | 140*200*20mm
ISBN13
9791192312477

책 속으로

나는 블랙스완을 이와 같은 사회적 사건이 아니라, 개인 내적인 사건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일단 발생하면 그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게 하는 사건. 쉬운 예로, 트라우마적 사건을 들 수 있다. 한 사람의 삶에서 예기치 않게,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비극이 발생해, 그 이후로는 그 사건 이전과 다른 삶을 살게 하면서 온통 그 사람을 지배하는 사건.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트라우마적 사건이 아니라 하더라도 나를 변화시키는 사건은 존재한다. 그래서 나는 블랙스완 개념을 적용해, 나를 변화시킨 사건이 무엇인가 탐구하는 일환으로 의도적으로 경험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했다.
---「6쪽, 〈프롤로그. 내 인생의 블랙스완적 순간〉」중에서

그리고 그날 이후로 죽음에 대한 공포가 시작됐다. 그 공포는 내가 나에게서 분리될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하나라고 생각해서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쪼개지고 분리될 것 같았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 세상을 바라보는 내가 금방이라도 사라질 수도 있었다. 낮에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지냈지만, 밤이 되면 자다가 그대로 또 숨을 못 쉬고 죽을까 봐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땐 낮이어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지만, 만약 밤이라면? 공포에 휩싸여 비명을 지르는 날들이 늘어났다. 그러다가 지친 후에 찾아오는 엄청난 공허감. 언젠가 어디서 맞이할지 모르는 미지의 죽음이 두려웠다. 나는 조금씩 부서지고 있는데, 어머니는 외면하고 싶어 고개를 돌렸고, 아버지는 관심이 없었다.
---「17쪽, 〈소리 없는 비명이 계속됐다〉」중에서

그러나 우리는 생각보다 우리가 끔찍하게 여기는 그 순간이 막상 현실로 다가왔을 때, 생각보다 잘 대처할 때가 많다. 왜냐하면, 불안에 빠져 있을 때는 불행한 사건이 주는 영향에만 초점을 맞춰서 미래의 사건이 주는 영향력에 대해 과대 지각하기 때문이다. 막상 현실에서 그 일이 일어나면 우리는 해결에 집중하느라 사건이 주는 영향력에 머무를 수 없다. 그리고 과거에 날 불안하게 했던 사건을 경험하고, 그 사건의 영향력이 내가 우려했던 것보다는 적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간은 ‘사건-결과’와 같은 단순한 상황에 꼭두각시 인형처럼 놓이지 않는다.
---「45~46쪽, 〈시간의 비가역성〉」중에서

강렬한 불안 체험을 한 날들이 몇몇 떠오르는데, 그중 가장 강렬한 것은 하루 동안 빛에 대해서 지나치게 힘들어한 것이다. 방 안에 커튼을 치고 누워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곧 세상이 멸망할 것만 같았다. 그런데 이건 내 감정이고, 지금 내 감정 시스템이 오류가 난 것이라는 인지적 판단이 들었다. 누군가에게 말한다고 해도 이해해줄 거라 기대할 수도 없었다. 나는 그 공포를 내 온몸으로 오롯이 견뎌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명을 지르고 창문으로 뛰어내리거나 그대로 정신을 잃을 것 같았지만, 최선을 다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163쪽, 〈불안이 젖은 옷처럼 내 몸에 달라붙어 있을 때〉」중에서

나의 일부가 되어버린 불안과 우울을 떼어내야 했다. 남들에게 대단하지 않을지라도 작고 큰 성공 경험을 만들어냈고,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약물치료와 상담을 받았다. 그리고 실패와 성공을 번갈아 하다 보니, 어느 사이에, 지금에 이르렀다. 아직도 내가 불안과 우울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불안과 우울은 언제든 날 위협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매일 서늘하게 느낀다. 여기서 좀만 더 나를 놔버리면 불안과 우울의 플로우에 빠져들었다가 또 힘겹게 벗어나는 일상의 반복이다. 사르트르가 자신에 대해 표현했던 ‘무임승차자’의 불안감이 뭔지 알 것 같았다. 나 혼자 티켓 없이, 지정 좌석도 없이 삶이라는 열차에 위태롭게 탑승해있는데, 그 감정을 열차 내 누구와도 얘기할 수가 없다. 나는 무임승차자니깐, 들키면 안 되니깐.
---「164~165쪽, 〈불안이 젖은 옷처럼 내 몸에 달라붙어 있을 때〉」중에서

고통은 우리를 외롭게 하고, 외로움은 ‘다정한 타인’이 필요하다는 신호이다. 다정한 타인의 부재는 고통의 주체를 ‘이상해’ 보이게 만든다. 이상하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해는 고통의 내용을 들어보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20대의 나는 고통을 회피하고 숨기려 했고, 그것은 나의 약함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해받고 싶지도 않았다. 이미 누군가에게 이해받는 데에 실패했고, 실패한 것을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 또한 그 당시의 나에겐 최선이었다. 다만, 이제 어릴 때의 나처럼 ‘이상해’ 보이는 사람을 만나면, 다정하게 대해야겠다. “괜찮아. 괜찮아질 거야. 내가 버텨줄게.”
---「174쪽, 〈나는 이상하지 않아요, 숨길 게 많을 뿐〉」중에서

그래서 나는 메마른 삶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누구하고도 연결되지 않는 삶. 혼자인 사람은 작은 고통에도 신음할 수밖에 없다. 그 고통을 잊을 만한 다른 자극이 없기 때문이다. 옥시토신은 주로 가까운 사람과의 접촉에 의해서 생성되고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연민과 보호받고 보호해 줄 때 생성된다. 접촉이 우리를 병들게 하고 죽게 만드는 이 코로나19라는 질병은, 그 질병을 피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쓸쓸한 죽음을 발생하게 했다. 코로나 이전부터 간신히 버티며 살던 사람들의 숨통을 끊어놓았고 그들의 삶을 메마르게 만들었다. 그렇게 죽어간 사람들……. 바이러스에 걸린 적도 없지만 마음둘 곳 없어 훌쩍 가버린 사람들. 그 사람들은 살아있을 때도, 죽은 이후에도 눈에 띄지 않는 존재들이다. 이 짧은 글은 그들을 인식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194~195쪽, 〈Come Back to Me〉」중에서

출판사 리뷰

“나는 이상하지 않아요, 숨길 게 많을 뿐.”
혼자 어두운 바다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고통의 동료들에게


“지금까지도 기억나는 건 언어를 잃은 짐승의 소리를 내던 나와 그런 나를 관찰하던 나로 분리되었던 느낌은 또렷하게 기억난다. 그리고 나는 알게 되었다. 그 일 이후로 나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5쪽

저자는 개인 내적인 사건 중 ‘일단 발생하면 그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게 하는 사건’을 ‘블랙스완적 사건’이라고 지칭한다. 이는 트라우마적 사건처럼 그 사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하면서 온통 그 사람을 지배하는 사건을 의미하며, 자신이 외면하고 싶은 내면의 그림자와 어두움도 포함하는 개념이다.

중학생 때 어머니에게 폭력을 가하는 아버지를 목격하며 자신이 ‘쪼개지고 분리되는’ 이인증을 경험한 사건, 고3 시절 근육 이상이 진행되어 목이 뒤로 꺾인 채 뒤틀리고 굳어버려 산소 호흡기를 착용하고 대학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던 사건, 그런 자신을 ‘갖다 버렸으면 좋겠다’고 했던 아버지의 언어 폭력과 무관심 등 여러 고통스러운 경험을 겪으며 저자는 점점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대한 불안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깊어졌다.

성인이 되었지만 갈수록 더 큰 불안과 우울 속에서 살아야 했다. 어둠 속에서는 공포에 질려 누워있지 못했고, 처음엔 밤에만 불안발작이 일어나던 것에서 나중엔 낮에도 대중교통에서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났고, 발작의 빈도나 발작으로 가는 속도도 점차 빨라졌다. 불안발작이 뭔지도 몰랐던 가족들은 그를 ‘이상한 아이’로, 개선이 필요한 아이로 보았다. 20대 초중반을 견디며 저자는 누구의 이해도 받지 못하는 ‘이상한 아이’가 되어갔다. 타인의 감정에 공감할 수 없었고, 아무런 감정을 느낄 수 없었다. 마음이 경직되다 못해, 고장 나고 있었다. 고통을 회피하고 숨기려 했고, 이해받고 싶지도 않았다. 이미 누군가에게 이해받는 데에 실패했고, 실패한 것을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나의 일부가 되어버린 불안과 우울을 떼어내야 했다.”
상처의 실체를 마주한 뒤에야
비로소 성장할 수 있었던 회복과 치유의 기록


저자 박성미는 책 『불안이 젖은 옷처럼 달라붙어 있을 때』를 통해 자신의 불안, 가족에 대한 미움, 온몸과 온 마음으로 통과시켜야 했던 고통의 시간을 솔직하고 진솔하게, 그리고 섬세하고 적나라하게 꺼내놓았다. 그러나 그의 이야기는 저자 개인적 경험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의 이야기는 곧 불안, 우울, 공포, 증오, 혼란, 고독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이다.

아직도 내가 불안과 우울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불안과 우울은 언제든 날 위협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매일 서늘하게 느낀다. -164쪽

저자는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트라우마에 대한 글을 쓰길 권한다. 글쓰기가 이전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할 순 없어도, 글쓰기 전보다 트라우마를 조금 더 견딜 수 있게 돕고, 트라우마보다 더 큰 자신을 만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글을 통해 기억에 닻을 내려 안개를 헤치며 잠시 살펴보는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고통을 매개로 자기 자신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었는지, 외부 세계와 어떤 관계를 맺게 되었는지 이야기하며, 고통을 이야기 속에서 흘러가게 해야 한다. 그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고통에 대한 의미를 획득한 순간, 고통은 이야기와 함께 흘러간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비로소 그때, 우리는 스스로 자신이 고통보다 큰 존재로서 자신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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