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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재신(宰臣) 노직 등은 묘사(廟祠)의 위판(位版)을 모시고 궁인들을 호위하며 성문을 나섰다. 이것을 보자 이속(吏屬)과 불량한 백성들이 난을 일으켜 칼을 빼어들고 길을 가로막아 함부로 쳤다. 위판은 길바닥에 떨어지고 모시고 가던 재신들의 꼴은 말이 아니었다. 그들은 재신들을 막고 욕설을 퍼부었다
'너희들은 평일에는 앉아서 국록(國祿)을 먹다가 이제는 국사를 그르치고 또 백성마저 속이느냐?' 나는 이 때 임금이 계신 곳으로 달려가다가 보니 길 위에 모여 있는 부녀들과 어린 아이들까지도 모두 노기가 등등해서 서로 떠들고 있었다. '성을 버리고 도망하려면 왜 우리 백성들을 모두 성안으로 불러들여다가 적의 손에 어육(魚肉)으로 만들게 무어냐?' --- p.74-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