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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고판 불꽃ㆍ테러리스트
선우휘 저
을유문화사 199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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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소개

저자 소개

저자 : 선우휘
1923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 1943년 경성사범학교 본과를 졸업했다. 조선일보 사회부 기자로 근무하다가 1949년 육군 소위로 입대하여 한국전쟁에 참여했다. 1955년 <신세계>에 단편「귀신」을 발표하며 등단한 후, 이듬해 「One Way」「테러리스트」를 발표했다. 1957년 단편 「불꽃」이 <문학예술> 신인작품 모집에 당선되었고, 이 작품으로 제2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하였다. 1958년 육군 대령으로 예편한 후 「화재」「보복」「오리와 계급장」등을 발표하여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일보 및 조선일보 논설위원을 역임하였고, 1964년 조선일보 편집국장으로 취임하였다. KBS 방송자문위원회 위원장, 한국방송심의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1978년 아세아신문재단으로부터 고재욱 언론상을 수상했고, 1983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지은 책으로 소설집 <불꽃> <반역>과 장편소설 <사도행진> <노다지> 등 다수가 있다. 1986년 부산에서 뇌일혈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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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1994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64쪽 | 128*188*30mm
ISBN13
9788932402949

책 속으로

그러나 골짜기를 뒤덮고 있는 관목의 가지와 잎사귀에 가리어 험한 바위가 짐승처럼 엎드리고, 담그면 손목이 끊길 것 같은 차디찬 냇물이 그 밑을 흐르고 있었다. 이 골짜기가 내려다보이는 서녘. 부엉산 산마루. 거기 동굴이 있었고 그 동굴을 등지고 고현(高賢)은 앉아 있었다. 기대고 있는 바위가 퍽 차가웠다. 해가 산마루 뒤로 기울기 시작하면서 골짜기의 이편에 지어졌던 그늘이 차차 저편 산허리로 물들어 갔다.

그곳 검푸르게 우거진 솔밭 가운데 현의 증조부의 산소가 보였고, 거기서 눈길을 북으로 돌리면 보이지 않은 오욕(汚辱)의 날[刀]이 영겁의 산줄기를 끊어 놓고 있었다. 아니 지금은 그 흔적뿐, 포성과 함께 피를 뿜고 남쪽으로 옮겨간 오욕의 날. 오욕, 인간이 땅과 인간에게 가한 오욕. 현은 손바닥으로 턱을 쓰다듬었다. 짐승처럼 사람의 눈을 피해 쫓겨다닌 기나긴 시간이 턱과 뒷덜미에 흐르고 있었다. 가마솥같이 거친 턱수염. 덜미를 뒤덮은 머리카락, 그리고 가슴에는 무수한 가시가 돋쳐 있었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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