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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유하
문학과지성사 1999.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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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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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나와 여치의 불편한 관계
2.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3. 정글어 가는 하나대를 바라보며

저자 소개

저자 : 유하
1963년 전북 고창에서 출생하여 세종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국대 대하원 영화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문예중앙>을 통해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무림일기』가 있으며, '21세기 · 전망' 동인으로 활동중이다.

품목정보

발행일
1999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70쪽 | 128*205*20mm
ISBN13
9788932004990

책 속으로

참새 지저귐만 징허게 시끌맞다
흙빛으로 썩어가는 마람 이엉 학잔집
일곱 딸년 웃음 강그러진던 그 자리도
참새 짹짹이는 소리만 왼종일
징허게 시끌맞다
참새 떼가 어른날 마을
새울음도 이리 들으니 귀가 질리는 것을
뉘 있어 손이라도 휘휘 저어
저 한껏 방자해진 새떼를 쫓겠는가
꼬부랑 망구 몇 웅크린 집집 벼람박엔
대나무 효자손 하나
손때에 절어 덩그러니 반짝인다

--- p.24

새가 깃들이는 저녁입니다
그대의 불빛 닿지 않는 저문 강가에서
바람 속 풀잎처럼 뒤척이다보면
풋사과 베어먹는 소리를 닮은
풋, 그대의 웃음
어느새 가슴에 풀물로 번져옵니다
강물 위로 내리를 깊은 어둠처럼
난 오래도록 흘러왔지만
풋, 그대 앞에선
마냥 서툴게 넘어지는 풀잎입니다
그대의 불빛 미치지 않는 곳으로
물의 흐름처럼 몸을 낮추고 낮추는 밤이 지나고
푸른 새벽 깃털의 새들
눈 시리도록 숲을 박차오르는 시간에도
그새 바람 한 톨 스치면
풋, 그대의 향기에 풋풋하게 감싸여
난 서툴게 이슬 맺는 풀잎입니다
풋, 늘 그렇게
풋, 사랑입니다.

--- p.94

추천평

작년은 우울하고 허망한 한 해였다. 내 마음속 스승이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난 그분의 책 속에서 세상을 읽었다. 아직, 읽어야할 세상은 너무 많은데, 그분은, 이미,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썰렁하다.

두 마리째 풀무치를 잡는다. 그러나 갈수록 울음 소리가 마음에 차지 않는다. 부끄러울 뿐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그 결핍에 대한 불만이, 결국, 내 시쓰기의 힘인 것을.

김인환 선생님, 습작 시절 한 소식 주신 권오룡, 이인성, 정과리 선생님께 뒤늦게나마, 깊이 감사드린다.

1991년 정월 초하루에, 유하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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