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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RIONA 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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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나는 신문에 실렸다. 헤드라인이 ‘용의자의 집을 수색하다’였다. 그리고 그 사진에서 나는 집 앞에 서 있었다. 경찰은 다른 집도 수색했지만, 그 기사는 마치 수색 대상이 우리 집뿐인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가택수색을 당한 다른 사람들은 얼굴을 가릴 정도로 눈치가 빨랐구나, 그렇게 짐작할 뿐이다. 신문에는 ‘막대아이스크림을 든 소녀’ 사진 옆에 내 사진이 실렸고 그것은 그 자체로 기사가 되었다. 그 사진에는 골목의 이름이 나오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어딘지 알아본 것 같았다. 돌멩이와 벽돌이 창문으로 날아들었다. 아주 많이. 유리창을 새로 갈면 또 다른 돌멩이가 날아왔다. 미칠 것 같았다. 어찌나 많이 날아오는지 나는 다 포기하고 창에 판자를 대었다. 그러자 날아오는 돌도 줄어들었다. 쨍그랑하고 요란하게 깨질 일이 없으면 돌팔매질도 재미가 없으니까. 더 이상 낮에는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 p.12~13 이 사진은 특별한 선물이다. 오직 디를 위한 선물. 그녀는 마음 깊은 곳에서 부글거리는 분노를 느낀다. 경찰이 모든 정보로부터 디를 차단하지 않았다면, 오래전에 그 거리의 이름을 기억해내고 두 사건을 연관 지었을 것이다. 부질없이, 부질없이 버려진 시간. 그 사진에는 비밀이 하나 더 숨겨져 있었다. 디는 눈을 부릅뜨고 용의자의 셔츠를 본다. 얼굴을 가까이 대자 시야가 흐릿해지며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곳, 가슴팍 주머니에 수놓인 글자는 알아볼 수 있다. 신문에 실을 때는 그 부분을 흐릿하게 처리한 것이 분명했다. 디는 이름을 알아볼 수 있다. 에드 아니면 테드. 그리고 성은 배너 아무개. --- p.116 작업을 다 마칠 즈음 동쪽 하늘이 분홍색으로 물들며 새벽이 찾아온다. 나는 뒤로 물러나 내 작업의 결과물을 음미한다. 암벽 뒤에서 신들이 힘의 덩굴손을 활짝 펼친 채 흥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군락을 이루어 자라는 키 큰 하얀 자작나무들이 그곳에 서서 그들을 지켜본다. 너무 피곤하다. 이렇게 집을 새로 찾아줄 때마다 나는 파괴된다. 그러나 이것이 내 의무다. 나는 그들을 돌봐야 한다. 엄마가 그렇게 하라고 확실하게 말했다. 숲이 깨어나고 있다. 새로 시작된 하루, 집과 모든 것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려면 한참을 걸어야 한다. 나는 새들의 노랫가락에 기쁨이 벅차올라 어쩔 줄을 모른다. “너희가 그리워.” 새들에게 말을 건넨다. 그래도 새들은 이곳에 있으면 적어도 학살자로부터 안전하다. 나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노란 기계들을 지나친다. 땅을 마음껏 찢어발기라지. 새 보금자리를 찾은 신들은 이제 안전하다. --- p.229~230 나는 내가 두려웠다. 나는 파헤쳤던 땅을 내려다보았다. 그 아래에는 한때 스노볼이었던 작은 신이 누워 있었다. “그러면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예요?” 내가 속삭였다. “어느 날, 머지않은 때에, 아니면 어른이 되었을 때에 그 일을 또 하고 싶어질 거야. 처음에는 저항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그 욕망에 몇 번이고 굴복할 거야. 시간이 흐르면서 너는 생쥐보다 더 큰 사냥감에 굶주리게 되겠지. 아마 개일 거야. 다음으로는 가축, 그다음으로는 사람. 원래 그런 거야. 내가 직접 목격했어. 그 병이 어떻게 진행되건 그건 결국 네 자신이 될 테고 너는 점점 조심성을 잃어가겠지. 그것이 바로 네 실패의 원인이 될 거야. 어느 날, 네가 너무 멀리, 이성의 경계를 너무 멀리 넘어가면 사람들이 너를 찾아낼 거야. 경찰, 법원, 감옥. 너는 그들을 따돌릴 정도로 영리하지 못하잖니. 그들이 네 본모습을 보면, 너를 해치고 가둬둘 거야. 그러면 네가 살아남지 못하리라는 걸 나는 알아. 그러니까 조심해야 해. 절대, 절대 그들에게 네 진짜 모습을 보여줘서는 안 돼.” --- p.272 제일 먼저 고통이 찾아온다. 우리 몸의 신경이 통증으로 불타오른다. 시커먼 천이 서서히 줄어든다. 로런과 나는 숲의 거친 바닥으로 얼굴부터 떨어진다. 우리의 볼이 질척거리는 나뭇잎과 잔가지들 사이로 세게 파고든다. 우리 몸의 반은 개울 안에, 나머지 반은 개울 밖에 있다. 차가운 물이 우리의 다리 위로 흐른다. 멈춰 서려는 자동차처럼 우리의 심장이 불규칙하게 뛴다. 로런? 내가 말을 건다. 왜 우리가 피를 흘려? 왜 우리는 일어서지 못하는 거야? --- p.3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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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도 네 본모습을 보여선 안 돼, 테디.
그들이 너를 잡으러 올 거야.” 스티븐 킹, A. J. 핀 등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극찬한 화제의 심리 스릴러 11년 전 호숫가에서 증발해버린 여섯 살 소녀 어두운 기억을 간직한 채 은둔하는 과거의 용의자 진실은 아직 그 집과 그 숲에 묻혀 있다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감도는 니들리스 거리, 그 골목 끝 허름한 집에 ‘테드’라는 이름의 남자가 살고 있다. 11년 전 인근에서 일어난 아동 실종 사건의 용의자로 낙인찍힌 후, 주변과 담을 쌓고 살아가는 그는 이렇다 할 직업도 친구도 없이 고립된 채 이따금 사라지는 기억으로 고통받는다. 테드가 꼭꼭 걸어 잠근 문을 열고 나서는 것은 심리 상담을 받으러 갈 때, 그리고 집 뒤편 그의 비밀이 묻힌 깊은 숲속으로 밤 외출을 나갈 때뿐……. 그런데 오랫동안 비어 있던 옆집에 낯선 여자가 이사를 오면서 단조롭던 그의 일상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니들리스 거리의 마지막 집』의 주인공 테드는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인물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로부터 정서적·신체적 학대를 당했고, 아동 유괴범으로 몰려 자신을 의심하는 이웃들에게 심한 괴롭힘을 당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창문을 모두 막은 채 은둔 생활을 이어왔다. 테드의 일상은 온통 비밀투성이다. 그에게는 다혈질에 제멋대로인 사춘기 딸 ‘로런’이 있지만 이웃의 누구도 아이를 실제로 본 적이 없고, 사람 말을 할 줄 아는 그의 고양이 올리비아는 로런이 집에 올 때면 늘 어디론가 몸을 숨기고 나타나지 않는다. 기묘한 등장인물들과 그들의 모순된 언행 속에서 독자들은 혼란을 느끼면서도 조금씩 진실을 유추해간다. 그러나 독자들의 추리와 상상은 어디까지나 작가가 허용한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마지막에 마련해둔 반전은 교묘하게 작품을 구성하는 작가의 뛰어난 기량을 증명한다. 캐트리오나 워드는 단 두 편의 장편소설만으로 두 번의 ‘영국환상문학상’과 ‘셜리잭슨상’까지 수상했다. 그중 폭력적인 환경 아래에서 자란 자매의 이야기를 다룬 두 번째 작품 『리틀 이브』는 “독성 강한 남성적 세계에 포위된 여성들에 관한 우화”라는 평을 받으며 2018년 [가디언] 최고의 책에 선정되었다. 가정과 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억압받는 여성들의 문제를 다루었던 워드는 세 번째 장편인 『니들리스 거리의 마지막 집』을 통해 아동과 소수자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그것이 남기는 상흔을 다루었고, 현지의 수많은 독자들이 이 작품을 인생 책으로 꼽았다. 대담하고 우아한 상상력, 치밀한 구성, 읽는 내내 불안을 자극하는 서늘한 분위기가 돋보이는 『니들리스 거리의 마지막 집』. 아동 학대와 소수자의 권리에 대한 문제가 크게 주목받는 요즘, 한국의 독자들에게도 이 작품은 재미와 공감, 생각할 거리를 함께 안겨주는 기억할 만한 작품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