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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01 위험한 관계 02 마키아벨리의 계산 03 국가가 요구하는 숫자 04 평균인에서 제거 대상으로 05 (숫자가 되어) 사느냐 죽느냐 06 죄수의 방정식 07 지표 통치 08 계산 실수 09 너 자신을 알라(물론 다른 사람들도!) 10 길고 복잡한 계산서 결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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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함을 힘입은 수학은 사실상 정당화할 수 없는 것을 정당화하는 완벽한 알리바이가 되었다. 수학의 엄격함, 공정성 덕분에 숫자는 난공불락으로 보였고, 정치인들은 신의 심판을 내리는 것처럼 쉽게 숫자를 소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고금의 정치가들은 더욱더 깊어지는 불평등에 직면하여 자신의 정책을 변경할 수 없음을 입증하기 위해 수학 뒤에 숨어 버렸다. “내가 하는 말이 아니라 숫자가 그런 거야.” 요즘도 그들은 이렇게 정직을 입증한다고 주장한다. 그다음 최후의 일격을 가하면서 아마도 이렇게 덧붙일 것이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
--- 「01 위험한 계산」 중에서 그동안 지도자들은 다양한 투표 방식을 악의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자신이 계속 집권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주지사를 선출할 수 있었다. 가장 널리 퍼져 있는 조작은 의심할 여지없이 게리맨더링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정부가 승리를 보장하기 위해 실시하는 ‘선거구 획정’을 말한다. (…) 통계와 투표 규칙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이렇게 다양한 투표 방법은 모두 정당하기 때문이다. 투표 방법은 모두 절대적으로 공정하다거나 불공정하지 않다. 여기에서 제시한 정당성의 문제는 사회가 스스로 설정한 목표와의 일관성으로 대체되어야 한다. --- 「02 마키아벨리의 계산」 중에서 유권자는 가장 부유한 계층, 중산층, 가장 가난한 계층, 이렇게 세 계층으로 나뉘며, 각 계층이 세금의 3분의 1씩 부담하는 제도였다. 이 제도는 숫자 조작의 최고라 할 수 있었다. 세 계급이 세금에 동등하게 참여하여 마치 평등한 것처럼 보이지만, 각 계급의 인원수는 전혀 동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난한 사람들이 세금의 3분의 1을 모으는 것보다 훨씬 적은 수의 부자가 같은 금액을 모으는 것이 더 쉬운 일이었기에 1849년에는 인구의 4.7%에 불과한 부유한 계층이 인구의 82.7%를 차지하는 극빈자 계층과 동일한 수의 선거인단을 향유하였다! 이 비율은 19세기 동안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었고 이로써 부에 가중치를 둔 보통 선거를 확립하게 되었다. --- 「05 (숫자가 되어) 사느냐 죽느냐」 중에서 백분율도 예외는 아니다. 세일할 때 특히 자주 사용되는 백분율은 언뜻 보면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수고를 들여 주의를 집중하다 보면 이 유명한 ‘%’ 기호가 온갖 오류와 조작을 야기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백분율 계산이 혼란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의식한 정치인들은 이러한 모호성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을 빠르게 알아냈다. 덕분에 실제로 세금 인상 금액을 상당히 최소화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납세자는 본능적으로 5%에서 10%로 인상하면 100%가 아니라 5%가 증가한다고 생각한다. 약삭빠른 홍보전문가는 거짓말로 비난받을 위험을 감수하는 대신 이 사소한 오류를 이용했다. 이것을 위해 ‘퍼센트포인트’라는 간단한 개념을 사용했다. --- 「08 계산 실수」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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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어두운 이면
가짜 뉴스는 우리 시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역사상으로도 권력층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진실을 숨긴 일은 셀 수 없이 많다. 권력자들은 대중을 속이기 위해 숫자를 조작하고, 이러한 조작을 위해 수학자로부터 도움을 구했다. 그리고 숫자는 여전히 조작되고 있다. 산술이라는 무기는 양날의 검이다. 거짓된 계산으로 시민을 속이면 시민은 비인간화되어 일련의 숫자와 그래프의 점으로 전락한다. 가령 19세기에는 아돌프 케틀레로부터 평균인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평균인은 완벽하게 예측 가능한 행동을 가진, 형식화된 존재였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표준이 정의되었고 표준에서 빗나간 사람들은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20세기 초, 저명한 통계학자 프랜시스 골턴과 칼 피어슨은 지능이나 정신이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을 청산하자는 우생학을 지지했다. 영국에서 시작된 우생학은 미국으로 건너가 법마저 장악했다. 우생학을 기반으로 한 단종법이 1907년 인디애나 주에서 제정된 이후로 미국 전역으로 빠르게 번져나갔고, 많은 나라에서도 법률로 채택되었다. 20세기 말에도 거의 나아진 것이 없었다. 알고리즘은 대중의 생활 패턴을 추적하고 분류한 후, 삶을 지배하고 소득을 규제하며, 때로는 심지어 욕망을 드러내기도 전에 그 욕망을 포착할 준비를 했다. 숙련된 알고리즘은 이름이나 우편 번호를 기준으로 대출을 갚을 수 있는 사람과 갚지 못할 사람,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비밀리에 분류했다. 하지만 정부나 거대 기업이 손에 쥐고 있는 이런 알고리즘은, 그 기준에 따라 불평등을 확대하고 차별을 허용한다는 비난을 받게 되었다. 전 월스트리트 분석가 캐시 오닐은 알고리즘을 대량 살상 무기와 유사하다고 여기기도 했다. 권력의 도구로 전락한 숫자들 우리는 이 책에서 통계와 숫자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을 마주한다. 숫자는 실수로 혹은 의도적으로 조작되어 결과를 왜곡시킨다. 정치인들은 다양한 투표 방식을 악의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선거를 조작할 뿐 아니라, 백분율 계산이 혼란을 야기한다는 점을 이용해 백분율을 오용하고 이득을 취한다. 정치인들이 스스로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숫자를 남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숫자를 막연히 두려워하고 통계와 확률 같은 반박할 수 없는 증거들에 쉽게 설득 당한다. 정치인들은 그들이 휘두르는 복잡한 계산 결과에 단지 소수의 사람만이 관심을 가진다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오인하여 잘못된 해석을 내리고, 잘못된 데이터로부터 전염병의 진행 과정을 모델링했으며, 제약회사는 약을 판매하기 위해 상대 위험도와 절대 위험도를 의도적으로 혼동한다. 또한 잘못된 확률 계산으로 무고한 사람이 유죄 판결을 받거나 조잡한 계산 착오로 IMF가 주도했던 연구가 엉망이 된 것처럼 숫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조작되고 오용되고 있다. 수학의 어두운 이면 속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지금 만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