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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2부 3부 4부 5부 해설: 부정을 통한 긍정 참고 문헌 작가 연보 옮긴이의 말 |
Albert Ca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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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대기가 주제로 다루는 기이한 사건들은 194×년 오랑에서 발생했다. 일반적인 의견에 따르면, 흔히 볼 수 있는 경우에서 좀 벗어나는 사건치고는, 그것이 일어난 장소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언뜻 보기에 오랑은 사실 하나의 ‘평범한 도시’로서 알제리 해안에 면한 프랑스의 한 도청 소재지에 불과하다.
--- p.11 아닌 게 아니라 유행병이 수그러져가는 듯싶었다. 며칠 동안 사망자의 수는 불과 10여 명밖에 되지 않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병이 급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사망자의 수가 다시 30명으로 늘어난 날, 베르나르 리유는 “저들이 겁을 먹었소” 하며 지사가 내미는 전보 공문을 받아 읽었다. 전보에는 ‘페스트 사태를 선언하고 도시를 폐쇄하라’고 적혀 있었다. --- p.98 타루는 잠시 의사를 보고 있다가 일어서서 무거운 걸음으로 문 앞까지 갔다. 리유도 그의 뒤를 따랐다. 의사가 이미 그의 곁에까지 갔을 때 자기 발등을 보고 있는 것 같던 타루가 리유에게 말했다. “그 모든 것을 누가 가르쳐줬나요, 선생님?” 대답이 즉각적으로 나왔다. “가난입니다.” --- p.191 그렇게 되면 남겨두고 온 그 여자를 사랑하는 것도 거북해지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리유는 몸을 일으켜 세워 앉으며 무뚝뚝한 목소리로,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행복을 택하는 것이 부끄러울 게 무어냐고 말했다. “그렇습니다.” 랑베르가 말했다. “그러나 혼자만 행복하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요.” --- p.302 그때, 나는 깨달았습니다. 나야말로 나의 온 힘과 정신을 기울여 바로 그 페스트와 싸운다고 생각하며 살아온 그 오랜 세월 동안 내가 끊임없이 페스트를 앓고 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 p.362 "또 시의 문에서 싸움이 붙었군요." "이제는 끝난 모양입니다" 하고 리유가 말했다. 타루는, 절대로 끝나지 않았으며 아직도 희생자가 남아 있을 것이라고, 순서가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중얼거렸다. "그럴지도 모르죠" 하고 의사가 대답했다. "그렇지만 말입니다. 나는 성인들보다는 패배자들에게 더 연대 의식을 느낍니다. 아마 나는 영웅주의라든가 성자 같은 것에는 취미가 없는 것 같아요.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그저 인간이 되겠다는 것입니다." "그럼요, 우리는 같은 것을 추구하고 있어요. 다만 내가 야심이 덜할 뿐이죠." --- p.3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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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시대의 지성 알베르 카뮈가
21세기 현대의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하는 부조리와 반항의 정신을 만나다! 20세기, 양차 대전을 거치면서 세계는 물질적으로 황폐해졌고, 과학과 이성이 인류를 이롭게 한다는 신뢰가 무너지면서 삶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이 많았다. 카뮈는 이에 삶의 유한함을 인정하되('부조리') 그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격렬하게 삶을 긍정하는 '반항'을 권했다. 21세기 현재, 물질적으로는 풍족해지고 과학과 이성은 더욱 발전했지만, 물질만능주의와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여전히 삶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20세기 카뮈의 '반항적 낙관론'은 21세기 현대 독자에게 여전히 유효하다. “불가항력에 마주한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부조리에서 반항으로, 반항에서 연대로… 재난 속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인간 군상 『페스트』는 프랑스에서 출간 즉시 초판 2만 부가 판매되고, ‘비평가상’을 수상하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걸작”이라는 평을 받았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흔들면서, 재난소설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 역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 책에서 묘사된 여러 인간 군상이 실제 재난 발생 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페스트라는 재난이 프랑스령 알제리 해안의 작은 도시 오랑을 덮치면서, 평범했던 도시는 한순간에 지옥으로 변하고 만다. 이에 오랑의 시민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소리를 낸다. 자신의 행복을 좇는가 하면(랑베르), 신을 찾으며 구원을 성토하기도 하고(파늘루), 무기력한 현실에서도 무엇이든 하려는가 하면(타루),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거나(리유, 그랑), 재난 중에서도 사리사욕을 추구하는(코타르) 등 말이다. 이처럼 카뮈가 오랑에서 그린 세계관은 ‘소설처럼’ 완벽한 인물만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비열하고 이기적이며 무기력한 인물도 많다. 인간이 불완전하다는 것은 우리가 사는 실제 세계와 무척 닮았다. 사건이 마무리된 후에도 카뮈는 리유의 입을 빌려, “이 연대기가 결정적인 승리의 기록일 수는 없”으며 “페스트균은 결코 죽거나 소멸하지 않으”리라 강조한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도 마찬가지이듯, 재난은 반복되며 인간은 여전히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다만 카뮈는 공동체의 연대를 통해 부조리에 맞서는 것이 수많은 ‘부정’ 속에서 찾을 수 있는 ‘긍정’의 씨앗이라고 본다. “역사는 그대로 반복되지 않을지라도, 그 운율은 반복된다”는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재난도 반드시 반복되겠지만 연대 역시 반복된다면 희망이 있음을 카뮈는 말하려 한 것이다. 정본, 완본, 근본! 카뮈의 모든 것을 담은 책세상 알베르 카뮈 전집 카뮈의 정수를 가장 온전히 만나는 방법은 프랑스어로 그의 작품을 읽는 것일 테지만, 한국 독자들에게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책세상판 알베르 카뮈 전집은 국내 최고 카뮈 전문가 김화영 교수가 전권의 번역을 맡고, 작품의 정본으로 인정받는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의 플레야드판 전집(Œuvres completes)을 대본으로 삼아 카뮈의 작품 세계를 한국 독자들에게 온전히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전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된 카뮈 전집 가운데 한 명의 번역자가 전권의 번역을 맡은 판본은 김화영 명예교수의 책세상판이 유일하다. 책세상은 1987년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와 알베르 카뮈 전집의 독점 출간 계약을 맺고, 국내 최고 카뮈 전문가 김화영 교수의 번역으로 『결혼·여름』(1987년)부터 『시사평론』(2009년)까지 23년에 걸쳐 총 20권의 알베르 카뮈 전집을 출간했다. 2011년부터 카뮈의 사후 저작권이 풀리면서 국내 여러 출판사에서 다양한 번역으로 알베르 카뮈의 대표 작품들이 출간되었지만, '전집'을 출간한 출판사는 2023년 지금까지도 책세상뿐이다. 알베르 카뮈 탄생 110주년인 2023년을 맞아 새로운 장정과 번역으로 선보이기 시작한 ‘알베르 카뮈 전집 개정판’은 정본을 완역한 완본이면서, 카뮈의 근본 주제에 가장 적확하게 다가가는 길을 그려낸다. · 알베르 카뮈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https://bit.ly/3S80IN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