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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티파자에서의 결혼 제밀라의 바람 알제의 여름 사막 여름 미노타우로스 또는 오랑에서 잠시 아몬드나무들 명부의 프로메테우스 과거가 없는 도시들을 위한 간단한 안내 헬레네의 추방 수수께끼 티파자에 돌아오다 가장 가까운 바다 해설: 《결혼》에 대하여 해설: 《여름》에 대하여 작가 연보 옮긴이의 말(2024년) 옮긴이의 말(1987년) |
Albert Ca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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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나는 사람들이 영광이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그것은 바로 거리낌 없이 사랑할 권리다. 이 세상에 사랑은 오직 한 가지뿐. 여자의 몸을 껴안는 것은 곧 하늘에서 바다로 내려오는 저 신기한 기쁨의 빛을 자신의 몸으로 끌어당기는 포옹이다. 잠시 후 내가 압생트 위에 몸을 던져 몸속으로 그 향기가 흘러들게 할 때면 나는 모든 선입견과 맞서서 하나의 진실을 성취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태양의 진실이지만 동시에 나의 죽음이라는 진실이기도 할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내가 지금 도박하는 것은 분명 나의 삶이다.
--- p.16 「티파자에서의 결혼」중에서 그렇다. 나는 현존한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놀라운 것은 내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가 없다는 점이다. 마치 종신형을 받아 갇힌 사람처럼. 이리하여 그에게는 모든 것이 현재다. 그러나 동시에 내일 역시 다른 모든 날들과 마찬가지일 것임을 아는 사람 같기도 하다. 왜냐하면 한 인간에게 있어서 자신의 현재를 의식한다는 것은 곧 더 이상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영혼의 상태를 나타내는 풍경이 있다면 그것은 가장 천박한 풍경이다. --- p.26 「제밀라의 바람」중에서 과연 많은 사람들이 삶을 사랑하는 체하면서 사랑 그 자체를 회피한다. 사람들은 시험 삼아 즐기고 ‘경험을 쌓는다.’ 그러나 그것은 정신의 관점이다. 쾌락을 즐기는 사람이 되려면 보기 드문 자질을 타고나야 한다. 한 인간의 삶은 정신의 도움없이 후퇴와 전진을 거듭하며 고독과 동시에 존재감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 p.51 「알제의 여름」중에서 그러나 여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무슨 일이 있어도 행복은 낙관주의와 불가분의 관계여야 한다고 운명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니까. 행복은 사랑과 이어져 있다. 낙관주의와 사랑, 이 둘은 전혀 다른 것이다. 어떤 시간, 어떤 장소에서는 행복이 너무나 쓰디쓴 것이어서 차라리 행복 그 자체보다는 행복의 약속이 더 나아 보인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그 시간, 그 장소들에서 내가 사랑을 할 만한, 즉 단념하지 않을 만한 넉넉한 마음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해야 할 것은 인간이 대지와 아름다움의 축제들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에 대해서다. 그 순간, 인간은 마치 신입 신도가 그의 마지막 베일을 벗듯이 신 앞에서 자신의 푼돈 같은 자기의 인격을 포기하니까 말이다. --- p.69 「사막」중에서 그러므로 우리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고 있자. 비록 힘이 우리를 유혹하기 위해 어떤 사상이나 안락의 얼굴로 접근한다고 할지라도 정신에 관한 한 확고한 태도를 갖도록 하자. 첫째, 절망하지 말아야 한다. 세계의 종말을 외치는 사람들에게 너무 귀를 기울이지 말자. 문명들은 그렇게 쉽사리 사멸하지 않는다. 설혹 이 세계가 무너지게 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다른 많은 세계가 무너지고 난 뒤에야 무너질 것이다. 우리가 비극적인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사람이 비극적인 것과 절망을 혼동하고 있다. --- p.118 「아몬드나무들」중에서 우리는 아름다움을 유배지로 추방했는데 고대 그리스인들은 그 아름다움을 위하여 무기를 들었다. 이것이 가장 큰 차이다. 그러나 이 차이의 뿌리는 멀고 깊다. 그리스 사상은 항상 한계의 개념을 방패로 삼았다. 그 사상은 신성神性과 인간의 이성 그 어느 쪽도 극단에까지 밀어붙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신성도 이성도 부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p.138 「헬레네의 추방」중에서 “나는 내 시대를 증오한다.” 생텍쥐페리는 죽기 전에 이렇게 썼다. 그렇게 쓴 까닭은 내가 앞서 언급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간들을 찬미하고 사랑했던 그의 이 절규가 아무리 감동적이라 해도 우리는 그와 생각을 같이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어떤 시간에는 이 음울하고 삭막한 이 세계로부터 등을 돌려버리고만 싶은 유혹 또한 얼마나 큰가! 그러나 이 시대는 우리의 것이고 우리는 우리 자신을 증오하며 살 수는 없다. 이 시대는 그 결점들의 과다만이 아니라 그 미덕들의 과잉 때문에 “나는 있는 힘을 다해서 나의 시대를 증오한다. 인간은 이 시대에 목이 말라 죽어간다.” 이토록 밑바닥으로 추락했다. 우리는 그 미덕들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미덕을 위하여 싸우리라. --- p.145 「헬레네의 추방」중에서 오히려 나는 가능한 한 객관적인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다. 절대로 자기 자신을 객체로 간주하는 일 없이 주제들을 다루는 작가를 나는 ‘객관적’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작가 자신과 작가가 다루는 주제를 혼동하는 오늘날의 열병은 작가의 이러한 상대적인 자유를 인정하지 못한다. 이리하여 우리는 부조리의 예언자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나는 내 시대의 길거리에서 마주친 어떤 생각에 대해서 논해보았을 뿐이다. --- p.153 「수수께끼」중에서 나에게는 여전히 여름 도시로만 마음에 간직된 그 12월의 알제에서, 물에 젖은 바다를 앞에 두고 나는 거닐었고, 기다렸다. 나는 유럽의 밤을, 얼굴들의 겨울을 피해서 도망쳐 나온 참이었다. 그러나 여름의 도시에조차 웃음이 사라졌고 비에 젖어 번들거리는 구부정한 등들만 보였다. 저녁에 안식처를 찾아 요란하게 불을 밝힌 카페에 들어서면 이름은 몰라도 낯이 익은 얼굴들에서 내 나이를 읽었다. 나는 다만 그 사람들이 나처럼 젊었지만, 이제는 젊지 않다는 것을 알 뿐이었다. --- pp.158-159 「티파자에 돌아오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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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시대의 지성 알베르 카뮈가
21세기 현대의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하는 부조리와 반항의 정신을 만나다! 20세기, 양차 대전을 거치면서 세계는 물질적으로 황폐해졌고, 과학과 이성이 인류를 이롭게 한다는 신뢰가 무너지면서 삶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이 많았다. 카뮈는 이에 삶의 유한함을 인정하되('부조리') 그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격렬하게 삶을 긍정하는 '반항'을 권했다. 21세기 현재, 물질적으로는 풍족해지고 과학과 이성은 더욱 발전했지만, 물질만능주의와 사회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여전히 삶에 회의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20세기 카뮈의 '반항적 낙관론'은 21세기 현대 독자에게 여전히 유효하다. 티파자에서 지중해와 태양을 거쳐 다시 티파자로 돌아오기까지, 알베르 카뮈의 오감이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결혼·여름》 《결혼·여름(Noces suivi de L'Ete)》는 1939년에 출간된 《결혼(Noces)》과 1954년에 출간한 《여름(L'Ete)》을 담은 알베르 카뮈의 여행에세이다. 《결혼》의 〈티파자에서의 결혼〉에서 출발해 《여름》의 〈티파자로 돌아오다〉로 사실상 마무리되는 여정은 카뮈의 감각적인 문장과 특유의 삶에 대한 명철한 통찰로 가득 차 있다. 역자 김화영은 이 작품을 “지드의 《지상의 양식》, 장 그르니에의 《섬》과 더불어 단연 20세기 프랑스의 시적 산문집의 3대 걸작 중 하나”로 꼽았다. 두 작품에는 알제리의 티파자와 오랑, 이탈리아, 브라질 등을 여행하며 휴식을 취하던 카뮈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또한 카뮈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부조리’와 무관하지 않다. 푸른 바다와 뜨거운 태양, 도시에서 바라본 여러 인간군상은 카뮈의 다른 작품에 녹아 있다. 카뮈의 세계를 여행하는 독자라면 카뮈의 ‘오감’여행에서 유려한 문장의 달콤한 ‘부조리’의 쌉사름한 맛을 모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정본, 완본, 근본! 카뮈의 모든 것을 담은 책세상 알베르 카뮈 전집 카뮈의 정수를 가장 온전히 만나는 방법은 프랑스어로 그의 작품을 읽는 것일 테지만, 한국 독자들에게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책세상판 알베르 카뮈 전집은 국내 최고 카뮈 전문가 김화영 교수가 전권의 번역을 맡고, 작품의 정본으로 인정받는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의 플레야드판 전집(Œuvres completes)을 대본으로 삼아 카뮈의 작품 세계를 한국 독자들에게 온전히 전달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전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된 카뮈 전집 가운데 한 명의 번역자가 전권의 번역을 맡은 판본은 김화영 명예교수의 책세상판이 유일하다. 책세상은 1987년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와 알베르 카뮈 전집의 독점 출간 계약을 맺고, 국내 최고 카뮈 전문가 김화영 교수의 번역으로 《결혼·여름》(1987년)부터 《시사평론》(2009년)까지 23년에 걸쳐 총 20권의 알베르 카뮈 전집을 출간했다. 2011년부터 카뮈의 사후 저작권이 풀리면서 국내 여러 출판사에서 다양한 번역으로 알베르 카뮈의 대표 작품들이 출간되었지만, '전집'을 출간한 출판사는 2024년 지금까지도 책세상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