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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이야기
김지수
문학동네 2001.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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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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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저자 : 김지수
1948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장기간 독일에서 체류했다. 1986년《한국문학》신인상에 단편 <門 찾기>, 198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燈>이 당선되었으며 1991년에는 중편 <回復의 章> 으로 삼성문예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크로마하프를 켜는 여자』『고독한 동반』『나는 흐르고 싶다』『목포 아리랑』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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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12쪽 | 22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2810183

책 속으로

사람들은 아무도 행복하지가 않다네. 행복할 때는 그것이 행복인지를 모르거든. 어느 날인가 노인이 그렇게 말했을 때 나는 잠깐 내 자신을 돌아보았다. 나는 지금 행복한 것일까?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가지고 있는 것이 너무도 적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나 역시 옛날 이야기 속의 욕심 많은 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p.82

물이 넘치면 잠기는 마을이란 뜻을 가졌다는 '무너미'란 이름의 마을이 우리나라 곳곳에 얼마나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내가 아는무너미 마을은 단 한 군데다. 그리고 내가 아는 그 무너미 마을에는 단 한 가구만이 살고 있었다. 아주 늙은 할아버지와 어린 벙어리 소녀가 나무 둥지에 깃든 새처럼 머물고 있는 집. 아니 혹시 모르겠다. 그 근처를 샅샅이 더 살펴보면 조개껍질 하얗게 모여 있듯 산자락 아래 고즈넉이 여러 가구가 오손도손 살고 있는 이웃이 있었을지도. 하지만 그때까지 나는 그 근처에서 내가 아는 그 집 외에 다른 이웃을 만나지 못했다.

내가 너무 깊숙이 들어갔던 때문인지, 아니면 너무 한 귀퉁이만 맴돌았는지 알 수 없지만. 세상은 너무도 넓고 또 어떤 것은 넘치도록 많아서 이따금 이제 이게 전부이겠지 하고 더 이상 더듬기를 포기할 때가 자주 있다. 그렇게 작은 세계에 만족하는 게 좋은 점도 있다. 거기서 행복을 찾아낼 수만 있다면. 내가 찾아낸 행복은 겨자씨만큼 아주 작았다. 한 시인 할아버지와 벙어리 소녀는 그 겨자씨만한 행복으로 아주 넉넉하고 포근하게 살고 있었다.

추천평

세상이 빨라지면서 점점 사물에 이름에 관심을 잃어가는 것 같다. 모두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가면서 일별을 던질 뿐, 걸음을 멈추고 거기에 새겨진 뜻이나 내력에 귀를 기울이려 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들꽃이라는 한 단어로 모든 들꼬츨 불러보았다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은 얼마나 천박한 것인지.

들꽃 같은 벙어리 소녀가 가꾸어 온 순수한 사랑, 수몰될 마을에 끝까지 남아서 인간의 삶과 그 흔적을 들꽃에 담아 지키는 노인, 그리고 세속에 대한 미혹 때문에 들꽃에게서 얻은 귀한 선물을 버렸던 사진작가, 그들의 얘기는 전쟁과 개발이라는 아픈 상실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벙어리 소녀가 심은 등나무의 꽃말처럼 '부활된 사랑'의 메시지를 품고 있기에 결국은 우리에게 희망을 가르쳐준다.

희망. 이 말은 강소천의 <꿈을 찍는 사진관>을 읽고 잠 못이루던 어린시절 이후 오랜만에 중얼거려보는 말이다.
아직 내 가슴 한켠 어딘가에 이 말이 간직되어 있었음을 알게 해주는 것이 이 아름다운 이야기 <들꽃 이야기>의 가장 불편한 아름다움이리라.
--- 은희경(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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