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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위한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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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저자 : 재연 스님
열아홉 살에 선운사로 출가하여 1985년 태국을 거쳐 인도 뿌나 대학에 유학, 빠알리 語를 전공했다. 현재 지리산 실상사 화림원에 있다.

저서로는『방랑시작』『입산』이 있으며 역서로는『티벳의 사랑과 마법』『죽어라! 그대가 죽기 전에』『수바시따』『싯달타의 길』등이 있다.
그림 : 김세현
화가. 1963년 충남 연기 출생. 작품으로『만년샤쓰』『깡통』『모랫말 아이들』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58쪽 | 295g | 148*210*20mm
ISBN13
9788982813641

책 속으로

'그만큼으로 족한가?'

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먹어야 한다. 살기 위해서, 그들은 꽁무니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부지런히 깃을 다듬어야 한다. 잠시라도 깃을 고르지 않았다가는 젖은 걸레처럼 물 속에 가라앉어 버릴 것이다. 짝을 짓고, 알을 낳아 품는 일도 끝내 죽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자신을 닮은 새끼를 통해서 끝없이 살아보려는 집요한 발버둥인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왜 사는데?'라고 묻지 않는다. 어쩌면, 그러한 의문이야말로 그나마 지금까지 누려온 어둠 속의 평온조차 잃어버리는 계기가 되리라 직감하고, 교묘하게 피해버리는 게 아닐까? 뭇 살아 있는 것들은, 너나없이, 그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지 않고 우회할 수 있는 잘 발달된 더듬이를 가졌거나, 바보로 위장한 천재들이다.

떠돌이 빼빼는 모든 걸 잊고 싶었다. 스스로 짊어지고 나선 외로움이라는 무거운 짐을 잠시나마 벗고 싶었다. 머릿속에서 그런 생각조차 떨어내려는 듯, 야윈 오리는 벌떡 풀밭에서 일어나 세차게 도리질을 하고는 전속력으로 달려가 물 속에 뛰어들었다.

왕발이가 쫓아오며 소리친다.

"야아, 빼빼 물 먹이자!"

--- pp. 8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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