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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시적 모험을 위한 최후의 구상이자 詩作의 완성│최용대 4
소년 17 서풍부(西風賦) 19 부재 21 가을 저녁의 시 23 밤의 시 25 길바닥 27 곤충의 눈 29 꽃 31 분수 33 꽃을 위한 서시 37 나목과 시 서장(序章) 39 나의 하나님 41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43 겨울밤의 꿈 45 봄 바다 49 눈물 51 리듬 Ⅰ 53 물또래 55 석류꽃 대낮 59 처서 지나고 61 은종이 63 이중섭 3 65 내가 만난 이중섭 67 호도(胡桃) 69 토레도 소견 71 마드리드의 어린 창부 73 에리꼬로 가는 길 75 처용단장 제1부 눈, 바다, 산다화(山茶花) 77 산보길 81 노부부 83 너무 무거우니까 85 알리바이 87 소냐에게 89 드미트리에게 93 영양(令孃) 아그라야 97 의자 99 시(詩)와 사람 101 계단 103 슬픔이 하나 105 거울 107 명일동 천사의 시 109 하늘에는 고래가 한 마리 111 매우기(梅雨期) 113 발가벗은 모래들 115 홍방울새 117 제1번 비가(悲歌) 119 제28번 비가(悲歌) 121 제36번 비가(悲歌) 123 행간(行間) 125 시안(詩眼) 127 장미, 순수한 모순 129 찢어진 바다 131 an event 133 숲에 서 있는 희맑은, 희맑은 하늘 소년│강경희(문학평론가) 135 나가며 바다의 부활│김현중 143 |
KIM,CHUN-SOO,金春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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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아니고 그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꽃인 듯 눈물인 듯 어쩌면 이야기인 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서풍부」중에서 언덕에는 전봇대가 있고 전봇대 위에는 내 혼령의 까마귀가 한 마리 종일을 울고 있다. ---「길바닥」중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꽃」중에서 마드리드의 밤은 어둡고 낯설고 겨울이라 그런지 조금은 모서리가 하얗게 바래지고 있다. 그네가 내미는 손이 작고 차갑다. ---「마드리드의 어린 창부」중에서 어떤 늙은이가 내 뒤를 바짝 달라붙는다. 돌아보니 조막만한 다 으그러진 내 그림자다. 늦여름 지는 해가 혼신의 힘을 다해 뒤에서 받쳐주고 있다. ---「산보길」중에서 거기는 왜 갔을까 마당 한쪽에 감나무가 서 있고 감나무 꼭대기에서 둥지를 틀던 까치가 모난 눈을 하고 한참이나 빤히 나를 본다. ---「알리바이」중에서 즈메르자코프, 그는 이제 네 속에서 죽고 멀지 않아 너는 구원된다. 변두리 작은 승원에서 조시마 장로. ---「드미트리에게」중에서 |
“故 김춘수 시인의 20주기를 추모하며”
20년이라는 시간을 지나 다시 한번 선보이는 ‘미학적 실험’ 인간 존재의 비극과 삶의 아름다움에 대한 착실한 단초 그리움으로 하여 왜 너는 이렇게 산산이 부서져서 흩어져야 하는가, - 「분수」 부분 “김춘수 시의 매력은 이해가 없어도 수용되고 해석이 없어도 폐부에 스며든다는 것이다. (중략) 김춘수는 언어 밖을 지향하며 의미에 포획되지 않는 비상을 꿈꾸는 시인이다. 언어이며 음악이 될 수 있는 예술, 문자이며 그림이 될 수 있는 세계, 소리이자 향기가 되는 차원, 땅에 떨어지는 눈물이자 빛으로 날아가는 동경. 지정과 경계로 구획되지 않는 자유의 지대를 시인은 활보한다. 시인 자신은 이를 ‘무의미시’라고 명명했다.” - 강경희, 문학평론 「숲에 서 있는 희맑은, 희맑은 하늘 소년」에서 김춘수 시인이 전하고자 하는 이별, 그리움이자 상실이란 “안타까운 눈짓”(「분수」)이다. 어째서인가. 슬픔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세계는 왜 우리가 이렇게 “산산이 부서져서 흩어져야 하는가”(「분수」)에 대한 고뇌다. “모든 것을 바치고도/ 왜 나중에는/ 이 찢어지는 아픔만을/ 가져야 하는가,”(「분수」)에 대한 명명이다. “왜 너는/ 다른 것이 되어서는 안 되는”(「분수」)지에 대한 깊은 안타까움과 그리움은 곧 “선연한 무지개로”(「분수」) 다시 솟아난다. 다시 솟아나는 탄생에도 문득 고독한 자아와 세계를 마주하게 된다. 그의 시 세계가 전하고자 하는 날카롭지만 고요한, 고독하지만 푸른 눈빛은 곧 독자들의 가슴에 뚜렷한 파동을 일으킬 것이다. 삶의 고통을 가로지르는 과묵한 시선, 피동적인 움직임 문학과 미술의 영감으로 쌓아 올리는 현대 예술, 그 너머 “인용된 문자 텍스트는 원문에서의 의미론적 측면과 함께, 그 자체가 말하자면 모든 상형문자와 그림문자가 그렇듯 일정하게는 그 의미와는 무관한 일종의 조형적인 효과 역시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나무 이미지와 문자 텍스트에서의 의미가 서로 중첩되거나 충돌하는 것으로부터 제3의 의미를 축출해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최초의 의미를 재맥락화하는 과정을 통해 나무의 이미지에서도 그리고 문자 텍스트에도 속하지 않는 또 다른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다.” - 고충환, 미술평론 「인간과 자연을 매개하는 존재론」에서 김춘수 시인의 초기작을 포함해 53편에 이르는 시 세계를 조망할 수 있는 시화집 『꽃인 듯 눈물인 듯』은 월간미술 평론가 44인이 선정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작가 100인 중 한 명인 최용대 화가의 작품이 어우러져 새로운 감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화가 최용대는 그동안 문자 텍스트가 도입된 회화(평면, 입체)와 설치 작업 등을 통해 새로운 언어를 제시하는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흑과 백, 원색, 이미지와 문자 텍스트 등의 대비를 통해 시인과 미술가의 언어를 뚜렷이 보여 준다. 이미지와 텍스트의 의미가 중첩되고 충돌하면서 또 하나의 예술적 확장을 기다린다. 그 의미는 바로 김춘수 시인과 최용대 화가가 만들고자 했던 새로운 시 세계이자 그림 세계이다. 이 두 세계의 충돌이자 결합이 현대 예술에서의 도전적 실험이었던 셈이다. 『꽃인 듯 눈물인 듯』을 통해 그 새로운 영감을 만나 보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