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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하고 행복한 타피오카의 꿈 6
후기 80 |
Banana Yoshimoto,よしもと ばなな,吉本 眞秀子,본명:요시모토 마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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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과 식사하는 시간이 점차 부담 없고 편안한 시간으로 변해 갈 때, 그 긴장감도 덩달아 줄어들면서 상대는 둘도 없이 소중한 존재가 된다. 요컨대 가족이 되어 간다는 것.
--- p.10 멋진 일이든 슬픈 일이든, 마치 재해처럼 강력한 힘으로 찾아와 인생의 흐름을 뒤집어 놓을 수 있다. 너무 강력하게 멋진 것은 거의 슬픔과 비슷할 정도로 힘겨운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것이야말로 인생이고, 우리가 살아 있는 존재라는 증거다. --- p.18 늘 사용하는 애장의 된장이 아니라 슈퍼마켓에서 사 온 값싼 된장에, 다시마와 마른 멸치로 국물을 내는 대신 아버지가 사용하던 인스턴트 양념으로 간을 해서 아버지의 맛을 재현하면, 아버지가 식사를 준비하던 때의 곤혹스러움마저 그립게 전해지는 듯하다. --- p.36 그런데도 역시 기뻤다. 나만을 사랑하고, 언제나 봐주는 아이라는 존재는 나를 뼛속까지 바꿔 놓았다. 이렇게 같이 있어도 사람은 혼자다, 하지만 같이 있을 수 있어 기쁘다. 그렇게 생각했다. 내 시간 거의 전부를 바쳐 함께 있었기에, 지금 떠나가는 그를 당당히 응원할 수 있는 것이리라. 그럼에도 그날들에만 꿀 수 있었던 꿈을 나는 잊지 못한다. --- p.43 그는 내가 만든 토마토 마늘 수프를 가장 좋아했다. 완숙 토마토로 만들어 새콤달콤하고 맛이 진했다. 지금도 그걸 만들면 “와, 토마토 마늘 수프 만드네, 맛있겠다.” 하고 그는 말한다. 그의 인생에 새겨진 맛이리라. 그런 음식을 내가 만들수 있었다는 것에 신비로움을 느낀다. --- p.55 나는 이제 혼자서 걷고, 전철을 타고, 시장을 보러 간다. 그러나 코알라처럼, 캥거루처럼, 거추장스러우면서도 따스한 온기가 언제든 함께였던 날들은 분명히 있었다. --- p.58 촛불을 밝히고 맥주나 와인을 마시면서, 저물어 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늘 똑같은 사람들과 먹는 저녁 메뉴를 생각하는 순간의 행복은, 인생의 수많은 행복 중에서도 상당히 큰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행복도,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을 사랑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 사랑이 너의 세계에 있기를. --- p.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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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인생은 참 멋지다고 생각한다.
허망한 것은 무엇 하나 없다.” 애틋하고 행복한 매일매일을 새삼 돌아보게 하는 바나나의 단상 이 책은 요시모토 바나나가 어린 시절 아픈 어머니를 대신해 아버지가 만들어 주던 다소 진한 된장국에 관한 추억, 연인의 가족과 하는 어색한 식사 자리, 아들의 신생아 시절부터 그 아들이 어느새 부쩍 자라 버린 오늘날까지, 요시모토 바나나의 진솔한 경험 이야기가 담겼다. “시간이란 마치 맛이 잘 든 장아찌나 소화에 좋은 요구르트처럼 우리들의 관계를 발효시켜, 사람과 사람을 가족으로 맺어 준다. 그 불가사의함이야말로, 사랑보다 더 큰 인생의 신비함이 아닐까.” - 본문에서 부모의 사랑이 자녀에게, 그 자녀는 다시 부모가 되어 새로운 아이를 사랑으로 길러내는 무한한 순환의 어딘가에 우리는 존재한다. 누구나 부모든, 자녀든, 친구든, 배우자든 시간의 흐름 속에 나도 모르게 분신처럼 익숙해진 관계가 있다. 그것이 너무나 당연해서 우리는 가까이에 있는 행복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바나나는 이제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가르쳐준 무 써는 방법을 떠올리며 도마 앞에서 아버지를 떠올린다. 이제는 돌아오지 않는 애틋한 과거의 장면들. 이 책은 그런 평범한 행복이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흔해 빠진 매일이 가장 애틋한 하루였음을, 매일의 풍경이 반짝이는 순간이었음을, 서로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진전이었음을 깨닫게 한다. “네가 연인과 먹는 밥이, 언젠가 ‘가족’이 먹는 밥이 되기를. 그리고 그 축적이 둘도 없는 지층이 되어 너의 인생을 빚어 가기를. 가능하면 그 인생이 행복하기를.” 엄마들이 손을 맞잡고 짓고 그려 낸 작품 『애틋하고 행복한 타피오카의 꿈』의 ‘타피오카’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아들이 어릴 때부터 즐겨 먹던 타피오카 음료를 말한다. 언제나 몸 어딘가에 들러붙어 있어 평생 느꼈던 고독을 처음으로 완전히 잊게 해 준 갓난아이가 어느새 엄마의 손을 잡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 나가게 되었을 때, 5년 동안 거의 매일 학교에서 돌아오면 제 방에서 쭉쭉 타피오카를 빨던 소리가 어느새 들리지 않게 되었을 때, 요시모토 바나나는 이렇게 말한다. “사랑은 변함없이 여기 있어도, 형태는 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그가 없는 집에서 저녁때가 되었는데도 타피오카 음료를 쭉쭉 빠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을 깨닫게 되리라. 그때 후련할지, 허전할지 전혀 알 수 없다. 다만 삶이 지나가는 과정을 애틋하게 여기리란 것은 분명하리라.” - 본문에서 이 책이 출간될 당시 일러스트레이터 수피 탕은 만삭의 임산부였다고 한다. 아이를 기다리며 그림을 그린 그림 작가와 아이를 독립시킬 준비를 하며 글을 지은 요시모토 바나나. 그 둘이 빚어낸 이 멋진 작품은 그간 요시모토 바나나를 읽어 온 독자들에게도 낯선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