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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아쿠류의 분 파란 연필 꿈꾸는 기분 바다를 보러 가다 옮긴이의 말 |
Junko Oyama,おおやま じゅんこ,大山 淳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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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잘 지내시죠?
이렇게 편지를 드리는 것은 처음입니다. 저는 중학생 시절에 선생님께 국어를 배웠습니다. --- 첫문장 사람은 억척스러운 동물이라 물건을 최대한 많이 소유하고 싶어 하는데, 보이는 곳에 물건을 두는 것은 싫어하는 습성이 있다. 소유하고 싶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싫다니, 대체 뭐 하자는 거지? 특히 그 돈이라는 녀석 말이다. 사랑하다 못해 다툼의 근원이 되는 소중하고 소중한 그 돈까지도 사람은 은행인지 뭔지에 맡기지 옆에 두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게 좋아하면 끌어안고 자면 될 텐데. --- p.19 그날 밤에 있었던 일이다. 시계가 봉, 한 번 울렸다. 심야였다. 가게에서 뒹굴던 여자가 스르륵 일어나더니 소생 위에 700엔을 두고 나갔다. 그녀는 1주일간 머물렀다. 자신의 보관료를 치르고 가버렸다. 주인은 다시 혼자가 되었다. --- p.55 마음에 든 사람의 물건을 하나라도 가지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걸 소유하면 그곳에서의 추억도 자신도 사라지지 않고 남는다. --- p.104 예전에 엄마가 “아시타마치 곤페이토 상점가에는 편해지는 문이 있어”라고 말했다. 그 문은 틀림없이 보관가게일 것이다. 다행이다. 엄마에게 그런 문이 있어서 다행이다. --- pp.113-114 도중에 죽음을 맞아 의식이 사라질 줄 알았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생기지 않았어요. 의식이 있는 상태로 새로운 상자 안에 들어가 나사로 고정되었죠. 제무스가 태엽을 감고 뚜껑을 열어 노래를 듣기 시작했을 때 나는 내 영혼이 어디에 있는지 알았어요. 정답은 음원이었어요. 실린더나 콤, 태엽이나 거버너. 그 안에 내가 있었어요. --- p.147 나는 행복은 덧셈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어떤 불행이 기다리더라도 덧셈한 것을 뺄셈하지는 못한다고 믿어요. --- p.175 아줌마가 떠나려는데 그제야 이시나가가 입을 열었다. “저기, 지금 바다는 어떤 색인가요?” 아줌마가 돌아왔다.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뺨에 닿는 감촉으로 해가 내리쬐지 않는 것을 알았다. 구름이 두꺼운 모양이다. 그렇다면 바다도 회색일지 모른다. 거짓말이라도 좋으니 파랗다고 말해주길 바랐다. 아줌마는 마침내 할 말을 찾았는지 이렇게 말했다. “아름다운 색이야.” --- p.234 「트로이메라이」를 들으며 나는 순식간에 어른이 되었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정경을 또렷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그러자 도쿄대도, 총리도, 졸업까지도 아무래도 좋아졌다. 돌아가면 어떻게든 된다. 내 발밑에 있는 것이 곧 구름판이니까. 자, 돌아가자. 내일. 아니야, 오늘 돌아가자. --- p.2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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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별의 수만큼 다양하지.
마치 여기 있는 물건들처럼 말이야.” 사람과 사람의 인연도, 사람과 물건의 인연도 전부 담아주는 인생을 넣는 서랍 ‘보관가게 사토’ 그 놀라운 탄생 비화가 마침내 밝혀진다! 40만이 넘는 독자가 열광한 일본의 대표 인기 시리즈 《마음을 맡기는 보관가게》 두 번째 이야기가 모모에서 재출간되었다. 2024년 상반기, 약 10년 만에 새로운 제목과 표지로 복간되며 큰 화제를 모은 원조 힐링 소설 《마음을 맡기는 보관가게》. 독자들은 ‘내 주변에도 이런 가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찬사와 함께 시간이 무색할 만큼 변함없는 지지와 관심을 보냈다. 그 응원에 힘입어 출간된 《마음을 맡기는 보관가게 2》는 재미와 감동은 그대로 가져가되 1권에서 미처 풀리지 않은 독자들의 여러 궁금증까지 말끔히 해소시킨다. 도쿄 근교의 한 상점가 끄트머리에 위치한 ‘보관가게 사토’. 하루에 100엔이면 어떤 물건이든 맡아 보관하는 가게다. 앞을 보지 못하는 가게 주인 도오루는 뛰어난 기억력과 잔잔한 성실함으로 각자 저마다의 사정을 끌어안고 방문한 손님들의 사연을 해결하며 마음까지 치유한다. 《마음을 맡기는 보관가게 2》 원서의 부제는 ‘기리시마의 청춘’이다. 이것만 보아도 2권은 가게 주인 기리시마 도오루의 과거에 초점이 맞춰진 것을 알 수 있다. 어린 시절 도오루가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뒤 엄마가 집을 떠나고 아빠와 멀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총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촉망받던 맹인학교 에이스 도오루가 도쿄대 법학부를 포기하고 보관가게를 연 계기는 무엇일까? 도오루가 사고를 당한 직후부터 고등학교를 거쳐 보관가게를 열고 첫 번째 손님을 맞이하기까지 차분한 호흡으로 전개되는 깊고 애틋한 이야기가 더없이 큰 울림을 준다. 누구에게나 과거가 있다 오늘의 보관가게를 만든 어제의 우리 좌절과 슬픔을 딛고 일어선 희망과 기쁨에 관하여 어제의 우리가 오늘의 우리를 만들고 그렇게 과거는 점점 쌓여간다. 희망과 기쁨을 크게 느낄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좌절과 슬픔을 견뎌냈기 때문이다. 〈파란 연필〉의 주인공 마사미는 남자 친구의 라이터를 훔치다 문득 불안정한 10대 시절 바람처럼 왔다 사라진 전학생 오다와의 짧지만 강렬했던 우정을 떠올린다. ‘마음에 든 사람의 물건을 하나라도 가지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그것을 소유하면 그곳에서의 추억도 자신도 사라지지 않고 남는다’고 믿었던 두 사람. 보관가게를 안식처 삼았던 마사미와 그녀의 가족, 그리고 오다의 이야기는 가슴 아픈 기억과 잊고 있던 추억을 안고 미래로 향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 한편 사람뿐 아니라 물건에도 청춘이라고 할 만한 아름다운 시절이 있다. 《마음을 맡기는 보관가게 2》에는 사람이든 물건이든 상관없이 다양한 존재의 과거가 등장한다. 〈트로이메라이〉의 화자는 1권의 골동품 오르골이다. 스위스의 장인 제무스의 손에서 태어나 일본의 가게 주인 도오루의 손에 들리기까지의 기나긴 여정을, 120년간 살아온 자신의 다사다난했던 삶을 회상한다. 재치와 지혜를 겸비한 오르골의 시선에서 묘사되는 상실 그리고 회복의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저절로 눈시울이 뜨거워지며 시련을 통한 성장이 새롭게 와닿는다. 선명한 색, 정확한 음이 아니어도 괜찮아 꿈꾸고 헤매는 만큼 삶은 찬란하게 빛나니까 작가 오야마 준코가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 《마음을 맡기는 보관가게 2》에서 작가 오야마 준코는 만약은 미련이지만, 그 미련이 곧 ‘꿈’이고, 꿈은 이 세계에 태어났다는 보물 같은 증거라고 말한다. 과거와 청춘은 꿈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이 바로 ‘꿈’이다. 〈아쿠류의 분〉에서 소설가 지망생 아쿠류는 어쩌다 보관가게의 첫 손님이 된다. 좋은 꿈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던 그는 겸손하지만 단단한 마음가짐으로 장래를 준비하는 도오루를 보고 충격을 받는다. 그 우연한 만남을 계기로 아쿠류는 어렴풋이 알고 있던 자신의 진짜 꿈을 이루기로 결심한다. 좌식 책상 ‘분’의 입을 빌려 전해지는 이 풋풋한 일화는 꿈을 위한 꿈을 꾸는 게 아닌 진정으로 내면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지 독자들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살아가다 보면 꿈이 선명한 색 또는 정확한 음처럼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을 때가 있다. 〈바다를 보러 가다〉에서 고등학생 도오루는 전학생 이시나가와 바다에 다녀온 일, 돌아오는 길에 전철역에서 벌어진 뜻밖의 사건을 통해 마음으로만 보고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진심과 그것의 가치를 발견한다. 이후 동경하던 ‘행복의 피아니스트’ 가와이가 연주하는 ‘꿈꾸는 기분’, 즉 「트로이메라이Traumerei」를 들으며 다시 집으로 돌아가자고 되뇌는 장면에서는 물밀 듯이 밀려오는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순간의 소리와 색과 같이 반짝이는 네 편의 이야기로 또 한 번 오야마 준코 월드에 푹 빠져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