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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가게
미스터 크리스티 트로이메라이 별과 어린 왕자 주인의 사랑 에필로그 특별수록: 왼손잡이 씨 옮긴이의 말 |
Junko Oyama,おおやま じゅんこ,大山 淳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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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아시타마치 곤페이토 상점가 서쪽 끄트머리에 있습니다.
--- 첫 문장 주인과 손님 사이에 가게 이름이 달라도 전혀 문제없었습니다. 가게는 번창했어요. 모든 사람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각자 보관해주길 바라는 물건이 있나 봐요. 가족에게 보여주기 싫은 것이나 잠시라도 멀찌감치 떨어지고 싶은 그런거요. --- p.24 주인이 돌아와서 보관품인 ‘종이’를 여자아이에게 건넸습니다. 여자아이는 종이를 가방에 넣었어요. 딸랑딸랑 소리가 울리네요. 여자아이가 가방을 어깨에 메고 주인의 얼굴을 보며 말했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참 싹싹하고 낭랑한 목소리네요. 주인은 웃는 얼굴로 “잘 다녀와요” 하고 말했어요. 여자아이는 야무진 발걸음으로 나갔습니다. --- pp.52-53 “손님께서 지금 이곳에서 보는 모든 것이 제게도 보입니다. 마음의 눈으로요. 가게 밖은 몰라도 가게 안이라면 압니다. 이곳을 지금 이대로 두는 것이 제겐 중요합니다.” 뭉클했다. 매일 아침 내게 마른걸레질을 하면서 주인은 온 정성을 다해 풍경을 닦고 있었다. 주인은 내가 필요하다. 나, 지금까지 뭐 때문에 삐쳤던 걸까. --- p.108 “그 책이 왜 필요해?” 내 물음에 사사모토는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나를 똑바로 보며 “소중한 거니까”라고 대답했다. 그것만으론 대답이 안 된다. “소중한 물건인데 왜 나한테 맡겼지?” “당신을 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해서.” “나를? 왜 내가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야 그 가게에 오는 사람은 다 그렇잖아요?” --- p.168 이건 극비 사항인데, 사실 나는 주인의 손바닥에서 태어났다. 손바닥이 꽃봉오리처럼 나를 감싸고 있다가 살짝 열렸을 때, 내 입에서 야옹 하는 소리가 나왔다. 첫울음이다. 내 기억은 그때부터 시작한다. 그 기억은 아주 또렷하다. 그러니까 주인이 내 엄마다. --- p.190 갑자기 떠올랐다. 건널목 저 너머에서 비누 아가씨가 뒤돌아보던 그 얼굴이. 마지막으로 본 표정이 웃는 얼굴이면 좋았을 텐데. 지금 주인에게는 보일까? 건너편에 선 비누 아가씨의 모습이? 그럼 건너면 돼. 가고 싶은데 가지 못하는 거지? 한 번 더 버튼을 누르면 어때? 가고 싶다면 같이 가줄게. 어디든 함께. --- pp.223-224 “추억이 담겼을 수도 있죠.” 주인이 말하자 아이자와 씨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런가. 그러네요. 남이 봤을 땐 가치 없는 것도 그 사람에게는 소중한 걸지도 몰라요. 그건 그렇고, 기묘한 일이죠. 누가 무슨 이유로 그런 걸 훔쳤을까.” --- pp.249-250 “지금 문득 깨달았는데요.” 아이자와 씨가 추리라도 하는 양 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 소설이 하려는 말이 뭔지 조금은 알 것 같아요.” “호오. 그게 뭘까요?” “누구에게나 사정이 있다는 거 아닐까요? 이상한 행동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건 그 사람이 아니면 모르고, 그리고.” “그리고?” “다른 사람이 함부로 끼어들면 안 된다.” 아이자와 씨가 떠보듯이 주인을 봤다. 주인은 시치미를 뚝 뗀 표정이다. --- pp.279-2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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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히 가세요” 대신 “잘 다녀오세요”
“안녕히 계세요” 대신 “다녀오겠습니다” 살아가며 꼭 한 번 들르고 싶은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가게 이야기 2013년 첫 출간 이후 약 10년간 40만 독자의 꾸준한 사랑과 관심을 받아온 《마음을 맡기는 보관가게》. 최근 5권이 출간되고 현지 연극 무대에도 오른 화제의 인기 시리즈가 모모에서 재출간되었다. ‘하루에 100엔이면 무엇이든 맡아드립니다.’ 주인 청년 도오루와 하얀 고양이 사장님이 반갑게 맞아주는 보관가게에는 다양한 손님이 방문한다. 아끼는 자전거를 엄마에게 보여줄 수 없는 중학생 소년, 차마 냄비를 직접 버릴 수 없어 가져온 할머니, 남편의 유골함과 조금도 함께 있기 싫은 아내…. 도오루는 눈이 보이지 않는 점을 활용해 의뢰인 개인의 사생활을 지켜주며 신뢰를 쌓는다. 자연스럽게 의뢰인은 도오루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보관가게를 이용하는 사이 물건에 얽힌 진짜 문제를 알아내고 스스로 해답을 찾아나간다. 잠깐이지만 물건을 맡기고 한결 홀가분해진 손님은 “잘 다녀오세요”라는 도오루의 끝인사에 당황한다. 그리고 이내 이렇게 답한다. “다녀오겠습니다.” 돌아오면 언제나 그 자리에 있겠다는 믿음을 주는 도오루의 한마디는 설령 다시는 그곳을 찾지 않더라도 평생 잊지 못할 위로이자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 매일 낯설지만 정겨운 인사가 울려 퍼지는 보관가게의 풍경은 삶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저절로 떠올리게 한다. “‘잘 다녀오세요’에는 힘이 있다. 그가 등을 쓱 밀어준 기분이었다.”(179쪽)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까지 물건에 깃든 마음, 그 속에 담긴 소중함 흔히 사연 없는 사람 없다고 하지만, 사연 없는 물건은 있을까? 《마음을 맡기는 보관가게》의 주인 도오루는 손길이 닿은 어떤 물건이든 편견과 차별 없이 정성을 다해 관리한다. 도오루의 생각엔 아무리 가치 없어 보이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소중하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소중한 것이니 똑같이 소중하게 간직하고, 눈에 보이는 존재만큼 보이지 않는 진심을 귀중히 여긴다. ‘주인 청년의 신비로우면서도 듬직한 모습, 솔직하고 성실한 인품에 곧바로 끌렸다’는 한 독자의 말처럼 도오루의 이런 마음가짐과 움직임은 진정한 소중함이란 무엇인지 되짚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별과 어린 왕자」에서 나미는 오랜만에 고향에 들렀다가 정체 모를 사람과 자신의 이혼 서류를 맞바꿔 보관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선택을 내리고서야 깨닫는다. 마음의 눈을 갖고 싶지만 자신에게 보이는 건 오직 눈앞에 존재하는 것뿐이며, 찾을 때는 보이지 않지만 느닷없이 나타나는 게 소중한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렇듯 작가는 드라마 시나리오를 쓰던 경력을 살려 일상의 물건을 매개로 인물들의 상황과 관계를 엮고 풀며 이야기에 생동감을 더한다. 나아가 각자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이들의 성장을 입체적이고 현실감 넘치게 구현해 소중함이란 가치를 조명한다. “소중한 물건이라면 놓지 말고 갖고 계시는 게 좋아요.”(212쪽) 서점 직원들이 직접 나서서 알리고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베스트셀러 “이 책을 한 사람이라도 더 읽었으면 좋겠다!” 일본 도치기현 ‘우사기야’ 서점 직원들이 《마음을 맡기는 보관가게》에 입을 모아 한 말이다. 그들은 결국 오리지널 커버를 제작해 자발적인 홍보에 나섰다. 그 뜨거운 열정이 결실을 맺어 해당 버전의 판매는 전국으로 확대되었고, 작품은 또 한 번 이례적인 대히트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작가가 SNS를 통해 실제 독자들에게 ‘맡기고 싶은 것’을 응모 받는 모집 캠페인을 열고 단행본 발매 시 스토리에 반영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무엇이든 맡아주는 보관가게라는 공간을 무대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소중함의 의미를 확장시킨 이 작품을 관통하는 건 바로 사람의 따뜻함이다. 사람이 세상과 상호작용하며 주고받는 감정, 그중에서도 상처를 감싸안는 포용과 수용에 가슴이 천천히 데워진다. ‘완벽한 하트워밍 스토리’라는 호평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물건의 시선으로 본 사람의 엉뚱한 매력은 실소를 터뜨리게 하고, 사람의 시선으로 본 물건의 숨겨진 배경은 눈물을 자아낸다. 독자는 ‘맡기는 이들’과 ‘맡겨진 것들’에 공감하며 한 번쯤 생각할 것이다. 내 주변에도 이런 공간이 있다면 어떨까? 어딘가에 실존할 것만 같은 이곳, 이 정다운 이야기 속에 마음을 먼저 맡기고 자신만의 보관품을 차분히 떠올려보는 건 어떨까. “10년 전 조용히 탄생한 보관가게. 하얀 고양이 사장님과 상냥한 가게 주인이 운영하는 이 작은 가게를 찾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_작가 오야마 준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