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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아빠』
『분홍 왕국 파랑 똥 사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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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은 아빠』
아들이 보살피는 작은 아빠, 웃음은 잊지 않았다! 이 책은 아들 입장에서 본 아빠의 모습이다. 병에 걸린 아빠의 깊은 슬픔은 가려져서 잘 안 보인다. 일부러 가린 것이기도 하다. 아이가 어렸을 때 아빠는 매우 커다랗게 보인다. 아이가 자라고 나서는 아빠와 키가 몇 년 동안 같다. 그런데 어느 순간 아빠가 조금씩 작아진다. 아빠는 아들에게 “이제 나보다 더 커졌구나!”라고 말하지만 아들은 진작에 다 자랐고 반대로 아빠가 작아지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더 흐른 뒤 아빠는 의자에 앉으면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다. 그림 속 아빠가 점점 작아진다. 아들은 아빠의 변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다. 아빠는 작아질수록 아이처럼 행동한다. 방 청소도 하지 않고 욕조 같은 데서 잠들기도 한다. 단 걸 좋아하고 가끔은 아이처럼 운다. 열쇠를 못 찾거나 티비 끄는 걸 잊었다. 어느 날 아들이 긴 출장을 떠났다. 한 달 동안 못 만나면서도 아들은 매일 아빠에게 전화를 했다. 집에 돌아와 보니 아빠는 더 조그매졌다. 집 안은 엉망진창이었고 밖에 나갈 수 없었던 아빠는 개도 안 키우면서 사둔 사료를 먹고 있었다. 아들은 이제 인형처럼 작아진 아빠를 받아들인다. 아들은 작아진 아빠를 무릎에 앉히고 자장가를 불러준다. 어느새 작아진 아빠는 머리도 하얗게 샜다. 다른 걸 다 까먹어도 웃는 건 안 까먹었다. 매일 아빠를 보러간 아들은 아빠가 어릴 때 자기에게 해준 것처럼 책을 읽어 주거나 함께 놀아 준다. 아빠 기분이 늘 좋은 건 참 다행이다. 아들은 아빠를 목마 태우고 산책을 나간다. 모든 걸 처음 배우는 아이를 대하듯 아빠를 챙기고 돌보고 간병한다. 돌봄의 형태를 다르게 볼 수 있게 해주는 선한 영향력 인생은 탄생 이후부터 시간과의 싸움이다. 리베카 솔닛은 “언제나 시간이 이긴다. 우리의 승리란 단지 유예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태어난 뒤부터는 남은 시간과의 싸움을 벌여야 한다. 아프지 않게 자라 학교를 가고 학업을 마치면 돈을 벌러 가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늙어가고…. 가끔 일어나는 달콤한 유예는 나를 둘러싼 사람들과의 시간, 추억, 서로를 살펴봐주는 데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빠와 아들은 가장 밀접한 가족이며 서로를 돌봐야 하는 책무를 짊어져야 하는 관계이다. 노인 돌봄이 주로 여성에게 짐 지워지는 우리 사회에서 남성이 주체적으로 돌봄을 실천하는 것과 아버지가 아들을 돌본 뒤 역으로 그 아들이 아버지를 돌보는 수순이 자연스럽게 그려진 것이 이 그림책의 미덕이다. 어쩌면 우리의 이상을 담은 것일 수도 있다. 알츠하이머라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모의 병을 지극히 아름답게 그려 낸 것, 여성이 아닌 남성이 친밀한 모습으로 부모를 부양하는 것, 아들이 아버지의 병을 대하는 태도와 감정이 성숙한 가족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것. 이 모든 것이 이상적이다. 현실을 지극히 핍진하게 그린 그림책도 있어야 하겠지만 이상적인 그림책 또한 필요하다. 이상적인 그림책이 독자에게 더 나은 길을 알려 주기도 하고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분홍 왕국 파랑 똥 사건』 분홍 공주, 파랑 왕자를 만나다 어느 오랜 옛날의 어느 왕국, 분홍을 가장 좋아하는 공주가 있다. 그래서일까? 공주가 사는 왕국도 사방이 분홍빛이다. 꽃도 폭포도 분수도 전부 분홍이고, 심지어 왕국에 자라는 과일마저 딸기와 산딸기, 분홍색 자몽뿐이다. 공주는 조랑말처럼 땅딸막한 유니콘들과 어울리며 별다를 것 없는 하루하루를 보낸다. 물론 이 유니콘들도 온몸이 분홍색이다. 한편 분홍 왕국과 국경을 맞댄 또 다른 왕국이 있다. 이쪽은 온통 파랑 일색이고, 공주 대신 왕자가 산다. 성문 앞에는 파란 장난감 블록 같은 것이 쌓여 있고, 공룡과 로봇을 좋아하는 왕자에게 걸맞게 파랑 공룡 로봇이 가득하다. 왕자도 공룡 로봇들과 행진을 하며 바쁘면서도 비슷비슷한 나날을 보낸다. 그런데 두 왕국에 서로 다른 색이 물들기 시작한다. 분홍이 가장 좋은 공주와 파랑이 가장 좋은 왕자는 다른 색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옛이야기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그림책 《흔해 빠진 이야기는 싫어!》의 글 작가 다비드 칼리와 그림 작가 안나 아파리시오 카탈라가 다시 만나, 흔해 보이지만 결코 흔하지 않은 이야기를 선보였다. 똥을 통해 넓어진 세계 색깔도 생태도 한참 다른 두 왕국을 이어 준 것은 바로 똥이다. 먼저 이변이 일어난 쪽은 분홍 왕국이다. 딸기 아이스크림 향이 나는 분홍 똥을 싸야 마땅한 분홍 유니콘이 어느 날 느닷없이 파랑 똥을 싼 것이다. 누군가 블루베리를 먹었기 때문 아니냐고 말하지만, 유니콘들은 분홍 사탕만 먹을뿐더러 분홍 왕국에 파랑 과일이 자랄 리 없다. 그럼에도 얼마 뒤 또다시 파랑 똥이 발견된다. 알고 보니 어느 유니콘 한 마리가 국경까지 걸어간 끝에는 블루베리 나무가 있었고, 유니콘을 찾으러 간 공주의 눈앞에 왕자가 사는 파랑 왕국이 나타난다. 분홍으로 꽉 채워져 있던 지면은 이제 파랑으로 전환된다. 공주를 본 왕자는 곧장 ‘분홍은 가장 멍청한 색’이라고 얕잡아 보지만, 공주도 ‘파랑이야말로 바보 같은 색’이라며 시원하게 받아친다. 그런데 한바탕 싸우고 돌아온 공주는 파랑 왕국에서 본 것들이 자꾸만 떠오르고 궁금하다. 반대로 왕자는 공주에게 별다른 관심을 내비치지 않지만, 공룡 로봇이 싼 분홍 똥을 보고 나서야 자기가 공주를 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기 세계 안에서 언제나 같은 나날을 보내던 두 주인공은 이제 분홍에서 파랑으로, 파랑에서 분홍으로 성큼 발을 내디딘다. 국경은 곧 ‘나’라는 경계와도 같다. 공주와 왕자는 국경 바깥, 자기 바깥의 존재에게 호기심을 품고, 관심을 드러내며, 때로는 다투면서도, 소중히 대하는 법을 스스로 익혀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