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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우리 회사는 매수되었습니다!
제1부 외래어만 쓰고 말이야! 제2부 인원 감축은 총무부부터?! 제3부 자부심 정도는 있습니다! 에필로그 자, 빨래나 할까 |
Mio Nukaga,ぬかが みお,額賀 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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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다다오미가 사는 8호실 옆에 대만인 청년이 이사를 왔다. 청년이라 칭할 수밖에 없을 만큼 어려 보이는 외모였기에 다다오미도 당연히 일본에 유학 온 학생인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인사하러 간 김에 가즈코 씨와 함께 짐 풀기와 쓰레기 버리는 걸 돕다가 실은 올해 생일에 서른 살이 된다는 말을 듣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과 아파트에서야 서른 살이면 고등학생 정도지!” 가즈코 씨는 아하하하, 하고 소리 높여 웃으며 분홍색 셔츠를 쫙 펼쳤다. 다다오미도 출근용 와이셔츠가 구겨지지 않도록 옷걸이에 걸어서 정성껏 널었다. 하나모리 비누의 향이 코를 희미하게 간지럽혔다. 드럭스토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계면활성제가 든 합성세제는 분말형이든 액체형이든 인위적인 냄새가 나서 좋아할 수가 없었다. 다른 비누 회사의 가루세제도 마찬가지다. 바로 이 하나모리 비누에서 만든 ‘하나모리 비누’의 향이라서 좋은 것이다. --- pp.11-12 『무첨가 세제를 제조하고 있는 국내 기업, 하나모리 비누를 외국계 화장용품 제조 회사인 블루아가 매수하기 위한 합의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뉴스 캐스터는 비슷한 사례를 세 가지 정도 언급했다. 전부 국내 기업이 외국계 기업에 매수당한 경우였지만, 다다오미의 귀에는 자세한 내용이 들어오지도 않았다. 『하나모리 비누라고 하면 오랜 전통의 비누 회사잖아요. 저도 어린 시절에 거기 비누를 많이 썼는데 말이죠. 그런 곳이 외국 기업에 매수된다니, 이것도 일본 기업들이 국제 경쟁의 파도에 휩쓸리고 있다는 방증이려나요?』 패널로 등장한 전문가가 적당한 멘트를 덧붙인 뒤, 다른 기업에 관한 뉴스로 넘어갔다. “하나모리 비누면… 우리 회사잖아….” --- pp.14 4월 1일이 되자 하나모리 비누 사옥에 블루아 쪽 직원들이 출근했다. 그중에는 당연히 바이유와 블루아 하나모리의 사장으로 취임한 터너도 포함되어 있었고 회사 내의 분위기는 확연하게 바뀌었다. 이물질을 억지로 주입당한 것 같은 위화감이 지금도 여기저기서 배어 나오고 있다. 기존 10명이던 총무부에 파견된 사람은 바이유뿐이었다. 일단 사무실 구석--마침 다다오미 자리의 뒤쪽, 물품을 잔뜩 쌓아두었던 책상을 정리해서 그의 자리로 내주었다. 총무부에서는 책상을 5개씩 붙여서 쓰고 있었는데, 혼자 외딴섬처럼 떨어져 앉은 모습이 바이유를 더욱 이질적으로 보이게 했다. 그 탓인지 그가 누군가에게 말을 걸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사무실 안이 미세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각오는 했지만 조금 우울해지네요.” 복도로 나온 순간, 둘만 있게 된 바이유가 투덜거렸다. 이물질로 살아가는 것도 지긋지긋하다는 얼굴로 천장을 올려다본다. --- p.42 “매수라는 게 보통 일이 아니구나….” 건배하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그런 말이 흘러나왔다. “그야 보통 일은 아니죠” 라며 바이유가 한숨을 쉬었다. 다다오미는 지난 반년 동안 ‘매수는 보통 일이 아냐’ 라는 말을 대체 몇 번 했나 생각하며 캔맥주를 들이켰다. 평소엔 술을 거의 마시지 않지만,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요즘, 갑자기 술이 확 땡길 때가 있다. 사과 아파트 안뜰도 당연히 무더웠다. 하지만 대문 쪽에서 불어오는 기분 좋은 바람은 시원한 맥주와 잘 어울렸다.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험난하다는 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한마디 한마디, 자신의 가슴에 새기듯 말한 바이유가 근처의 대만 음식점에서 테이크아웃 해온 대만식 닭튀김, 지파이를 젓가락으로 집었다. 평평하게 펴진 닭고기는 큼직했지만 상관하지 않고 호쾌하게 베어 물었다. --- p.1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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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회사원으로 일하며 쓴 소설로
화려하게 데뷔한 작가의 본격 비즈니스 소설 저자 누카가 미오는 1990년에 태어난 젊은 작가다.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은 10살 때였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전국 고등학교 문예 콩쿨에서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대학 재학 중에 쓴 소설로 후나하시세이이치켄쇼 청년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떡잎부터 남다른 소설가였던 셈이다. 하지만 바로 전업 작가의 길에 들어서지 않았다. 대학을 졸업한 뒤 광고회사에서 근무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써 내려갔다. 그렇게 집필한 『옥상의 윈드노트』로 제22회 마쓰모토 세이초상을, 『외톨이들』로는 16회 쇼가쿠칸 문고소설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두 소설은 2015년 6월 26일 동시에 출간되었다. 그로부터 1년 뒤 직장을 그만둔 작가는 지금은 소설가 겸 프리라이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회사가 팔렸다』는 2022년 발표된 소설이다. | 하루아침에 다니던 회사가 팔린다면? 그래도 출근하면 (새로운) 동료들이 있다 어머니의 추억이 어린 향기를 지키기 위해 전통 깊은 회사 ‘하나모리 비누’의 총무부에서 근무하는 다다오미. 어느 날 갑작스럽게 해외 화장용품 제조회사인 블루아가 하나모리 비누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 중이라는 뉴스를 보게 된다. 회사는 난리가 난다. 회사 건물 청소 위탁업체도 자신들과의 계약은 어떻게 되는 건지 문의 전화를 걸어 오고,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기가 몽땅 빨린다. 무엇보다 임직원들 스스로 이 인수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대체 하나모리 비누는 왜 인수되는 것인지, 매수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지금까지 일해온 직원들은 대체 어떻게 되는 건지. 묻고 싶은 것은 산더미 같지만 대답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새로이 나타난 사장은 우리 말을 전혀 못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새 사장을 곁에서 모시고 있는 통역이 다다오미와 같은 아파트에 사는 대만인 이웃 바이유 아닌가? 그는 영어 이름 다니엘로 불리고 있었다. | 서로 다른 기업문화를 가진 두 회사 과연 하나로 뭉칠 수 있을까? 기업이 인수되었다는 뉴스는 쉽게 귀에 들어온다. 많은 회사들의 운명이 오늘도 달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운명이 바뀐 회사에서는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매수된 쪽 회사 임직원들의 입장은? 그리고 매수한 회사 임직원들의 입장은?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지 않을까? 문제는 두 회사 사이에서만 벌어지지 않는다. 하나모리 비누의 젊은 직원들은 역사가 긴 회사에 흔히 생기는 부조리가 일거에 개선되지 않을지, 은근히 기대를 품고 매수를 찬성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경력 긴 고참 직원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부서간에도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 총무부는 회사가 매수된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직원도 나타난다. 애사심이 깊은 일개 사원도, 회사가 싫었던 경영자도 있다. 하나모리 비누의 젊은 피 다다오미와 블루아의 연결자 바이유는 하나모리 비누와 블루아 사이에 흐르는 넓고 깊은 강의 징검다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냉혹한 현실 속에서 두 사람은 두 개의 회사를 하나로 녹아들게 할 수 있을까? 월급쟁이에게 회사는 냉혹한 곳이겠지만, 이 작품 속 회사는 냉혹한 현실 속에서 희망을 찾아내고 희망의 길을 밟아나간다. 페이지를 넘길수록 다음날 출근하는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줄 소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