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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기의 작단
토픽 중심으로 본 기묘년의 산문 문학 임화에 관하여 아메리칸 리얼리즘의 교훈 그 뒤의 어린 두 딸 동태와 업적 풍속수감 민족문화 건설의 태도 정비 당의 조직과 당의 문학 산문문학의 일년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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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한 장마가 끝나고 날이 들며서 산들바람이 불어오니까 작가들이 일제히 팽개쳤던 붓들을 다시 든 모양이다. 그래서인가 10월호 잡지에는 적지 않은 수량의 작품이 실려 있다. 원고 마감날 박두해서야 잡지들이 쏟아져 나온 때문에 천천히 정독할 겨를은 없었으나, 책이 도착되는 대로 『인문평론』, 『조광』, 『삼천리』, 『문장』의 순서로 열다섯 편의 창작을 통독하였다. 채만식의 「당랑의 전설」, 유향림 씨의 「부호」, 김영석 씨의 「월급날 일어난 일들」, 이석징 씨의 「도전」, 이무영 씨의 「안달소전」, 안희남 씨의 「소년」, 박태원 씨의 「음우」, 이효석 씨의 「하얼빈(哈爾濱[합이빈])」, 이근영 씨의 「고독의 변」, 김영수 씨의 「풍랑」, 박계주 씨의 「오랑캐」등의 열네 편하고, 실상인 즉 필자의 졸작도 한 편 끼어 있는데, 바쁜 틈에 뒤로 미루려다가 어쩐지 궁금해서 나의 것도 다시 한 번 읽어보았다. 이렇게 해서 도합 열다섯 편 중 필자의 것은 빼고 독후감을 정리해서 다음과 같이 적어 보았다.
--- “추수기의 작단” 중에서 상. 지참금 평양 사람은 아들보다도 딸 낳은 것을 기뻐한다는 이약기가 퍽 전부터 ‘내려오는 말’로서 전해져 오고 있다. 이렇게만 들으면 사내아이만을 중하게 떠받드는 세상에서 평양사람이야말로 퍽 개안한 인사들이라고 생각하실 분이 계실는지 모르나 그 까닭이 실상은 평양 부근에서 출생한 우리들로서는 저윽이 명예롭지 못한 수작이어서 딸을 낳으면 기생에 부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딸 하나가 아들 열놈은 당해 낸다는 것이 설명으로 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은 물론 평양에 기생이 흔하다는 사실을 가지고 평양 사람에게 욕을 주려고 만들어 낸 조작의 수작이겠지만 평안도 산골로 가면 얼마 전만 해도 아닌게 아니라 딸 낳으면 천냥(千兩) 벌이했다고 위안하는 말이 없지는 않았던 것이다. 기생을 부치는 것은 아니지마는 혼인하기 전에 신랑의 집으로부터 선채(先綵)와 함께 ‘바느질삯’이라는 명목 기타로 금품을 보내는 것을 두고 말하는 것이 이것이 실상은 ‘딸을 팔았다’든가 ‘며느리를 샀다’든가 하는 인상을 주게 되는 것이요, 또 하류층에서는 이러한 매매의 관계가 어엿하게 이루어져 오던 것을 우리 같은 젊은 사람의 눈으로도 친히 볼 수가 있었던 것이다. 불행히 그들이 결혼이 중도에서 파탄이 생길 때 이 금품이 쟁소(爭訴)거리까지 되는 것을 우리는 여러번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요컨대 이 때의 이 분들의 풍속으로서는 시집갈 때 신부와 함께 따라가는 요즘의 소위 ‘지참금’이라는 것은 별로 생각조차 되어지지 못하였던 모양이다. --- “풍속수감”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