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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짧은 고뇌 … 7
용사의 강림 … 41 일어나는 대재앙 … 73 전면 공격 … 116 위드의 노래 … 142 질 수 없는 전쟁 … 170 기울어지는 전쟁 … 202 무너지는 왕궁 … 224 하벤 제국의 불행 … 258 왕궁 재건 계획 … 278 헤스티거의 마지막 부탁 … 316 물밑 작업 … 343 헤르메스 길드의 선택 … 361 착취의 시작 … 381 냉전 … 405 북부 정벌군 총사령관 알카트라 … 427 북부 봉쇄령 … 447 새로운 변화 … 467 2,000평의 조각품 … 496 시간 조각술의 의미 … 537 테네이돈의 부름 … 558 드래곤의 퀘스트 … 590 요정들의 세상 … 6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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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는 대지의 궁전에서 전투가 벌어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드라카가 외치는 소리도 충분히 들렸지만 결투에 나서지는 않았다.
“벌써부터 밑천을 전부 드러낼 수는 없지. 그리고 저놈들의 어디가 믿을 만하다고…….” 양측의 병력이 모이는 중립 지점에서 결투를 벌이더라도 헤르메스 길드가 어떤 야비한 수단을 동원할지 모른다. “저놈들을 신뢰하느니 차라리 우리 동네에서 곗돈 모아 튄 최 아저씨를 더 믿겠어.” 눈에 보이지 않는 저주나 암습은 물론이고, 혹은 결투에 승리한 후라도 공격 마법을 집중적으로 당하게 될지도. 영화를 보면 영웅들이 용기 있게 나섰다가 비겁한 수단에 의해서 쓰러지는 경우가 한둘이던가. 힘이 부족해서 당하는 거야 감수할 수 있지만, 치졸한 수법이나 야비한 음모에 당하고 싶진 않았다. ‘뒤통수를 쳐도 내가 치고, 음모를 꾸며도 내가 꾸민다!’ 위드의 인생에서 양보하고 싶지 않은 자존심 문제였다. --- p.29 위드가 사자후를 터트렸다. 아이고, 춥네. 온몸이 쑤시네 비가 와서 쑤시고 바람이 불어서 안 아픈 곳이 없어 전기장판을 켜 볼까. 보일러를 틀어 볼까 아이고, 전기세, 가스비. 날강도가 따로 없네 우겔겔겔 우우겔겔겔겔 젊어서는 모르지. 너희가 한 것은 고생도 아니야 이놈의 인생에는 고생문만 수백 개 내 밥그릇은 도대체 어디에 있나 우겔겔겔 우우겔겔겔겔 이 땅을 일구고 씨를 뿌렸더니 다른 놈이 주둥이를 쩌억 나는 아직 숟가락도 들기 전인데 우겔겔겔 우우겔겔겔겔 지상의 바드들은 직업의 자존심을 걸고 늘어지는 박자와 연관성이 없는 가사를 이해하려고 애썼다. “아, 안 돼. 불가해야.” “고대 리자드맨의 노래보다도 복잡한 음률이라니. 이건 음률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야.” “시, 시적인 구절들인가… 뭔가 촌스러우면서도 현실의 세태를 여러 가지 담고 있어. 자연환경부터 시작하여 육체적인 고통을 담아내고 그다음에는 노인과 복지 문제, 소득 불평등과 노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가사들은… 아아악!” --- pp.149~150 5군단은 북부 유저들을 중심으로 하고 아르펜 왕국군과 조각 생명체들이 가세해 상대했다. 조각 생명체들의 능력이 뛰어나기는 해도 정면으로만 싸운다면 인간들에게 격파당하고 만다. “우린 가늘고 길게 살아야 된다, 골골골!” “소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 음머어어어. 주인이 말했는데, 나한테 명예로운 죽음은 없다고 했다. 비참할 정도로 입안에서 살살 녹는 양념갈비와 꽃등심이 될 거라고 했다.” 위드의 영원한 노예이며 살림 밑천이 되는 조각 생명체들은 적당히 몸을 사리면서 지원 공격을 했다. 불굴의 생존력을 가진 킹 히드라가 지상에서 인간들을 마음껏 먹어 치우고, 빙룡이 하늘에서 지상을 굽어본다. 빙룡의 전매특허인 아이스 브레스가 언제 날아올지 모르기에 유저들은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 없었다. 켈베로스, 데스 웜, 대형 악어, 백호 등 다양한 조각 생명체들이 자신의 특기들을 활용하며 싸웠다. 그리고 묵사발 기사단으로 이름을 바꾼 검치와 수련생들. 아무 무기나 잡히는 대로 자유자재로 다루면서 거칠게 전장을 활보하고 있었다. 상대의 말을 빼앗아 타고 기사들과 부딪쳐 간다. 검, 창, 도끼로 주요 무기를 바꾸어 가며 마상 돌파를 하는 수련생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날뛰었다. 실력 발휘를 통한 실질적인 위력보다, 주변의 사기를 드높이는 데 일조했다. --- pp.225~226 로암: 이제 그만하자. 평화롭게 살고 싶다. 위드: 싫어. 로암: 우린 더 빼앗길 것도 없다. 그리고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은가? 위드: 기분 나빠. 로암: 어째서 기분이 나쁜 거냐. 우리가 너에게 잘못한 것도 다 지난 일이고, 앞으로 더 이상 어떤 악감정도 갖지 않겠다. 복수나 보복 같은 것도 전부 포기할 것이다. 위드: 우리 집 월세가 올랐어. 로암: 여기서 그게 무슨 상관? 위드: 버스비도 올랐어. 배추, 양파도 작년보다 훨씬 비싸. 기분 안 좋다. 협상 결렬이다. 로암: ……. 로암은 위드의 의도를 알아내고 나서 판단을 내렸다. ‘이놈은 악마다. 절대로 상종 못 할 악마.’ 로암이 〈마법의 대륙〉을 접고 〈로열 로드〉로 일찍 이주하게 만든 계기가 된 사건이었다. --- pp.351~352 “후후후후, 크하하하하하!” 자기 자신의 조각품! 성형 미인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르게 할 정도로 위드의 외모와는 차이가 엄청난 조각품이었다.오뚝한 콧대와 날렵한 턱선, 부드러우면서도 이지적인 눈의 윤곽도 다르다. 몸에서 차지하는 다리의 길이와 완벽하게 다져진 상체, 달빛 조각술을 통해서 은은한 광채까지 발산하고 있었으니 그야말로 미남! 위드는 꼼꼼하게 조각품을 살폈다. “화장실에서 막 세수를 마친 후에 거울을 보는 느낌이군.” 눈, 코, 입만 같을 뿐 인종 자체가 다르게 느껴질 정도의 심각한 차이였다. “과연… 어쩌면 난 관리만 잘했어도 외모로도 먹고살 수 있었을지 몰라.” 위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칫하면 엄동설한에 여동생과 함께 굶어 죽었을지도 모를 위험한 망상! 서윤은 그 광경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에는 위드가 조각상보다도 훨씬 나아 보였다. 심지어는 호감형의 미남인 제피나, 연예인과 모델을 비롯해 다른 잘생긴 남자들보다도 위드가 훨씬 나았다. 거의 수면 안대의 수준으로 제대로 콩깍지가 씌워진 상황이었다. --- pp.450~.451 조각사들에게 아름다움이란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지만, 먼저 그것을 제대로 보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위드가 했던 거창하고, 베르사 대륙의 역사까지 뒤집어엎었던 모험에 비한다면 간단한 결론. 하지만 모든 깨침이란 게 그만한 노력과 과정, 희생을 필요로 한다. 진리를 귀로 듣기는 쉽지만, 몸으로 느끼는 건 그냥 되는 게 아닌 것이다. 평범한 것들조차도 아름답게 볼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조각사로서뿐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훌륭해질 것이다. 인생의 깨침까지도 조금은 줄 수 있는 스킬. 자신이 만든 〈로열 로드〉지만 유병준은 이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놀라고 감탄했다. “어마어마한 기술이다. 감히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위드라면 그보다도 더 큰 감동을 느꼈으리라.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아니라 모든 모험의 과정들을 직접 수행하고 시간 조각술 스킬까지도 경험했기 때문이다. 옆에서 보는 것과 직접 경험하는 것은 다르다. 곧 위드가 드러낼 반응이 몹시 궁금했다. ―…쓸모가 없어. 고생한 게 아깝고 후회될 정도야. 그나마 전투 중의 효과는 있겠지. 아무튼 이놈의 세상은 날로 먹는 게 없다니까. “커억!” --- p.546 요정의 샘에는 여러 요정들이 헤엄을 치거나, 물속에서 잠을 자며 가라앉아 있다. “이 광경은 마치…….” 페어리 외에도 머리에 뿔이 나 있는 희귀한 종족, 꼬마 아이의 모습을 한 작은 요정들도 눈에 띄었다. “…파리들이 죽은 것 같군.” 햇빛이 비치는 요정의 샘, 빛의 알갱이들이 수증기처럼 아름답게 일렁이고 있었지만 감수성이 메마른 위드에게는 고작 그 정도의 감상뿐! 위드는 요정들이 닿지 않도록 조심하며 샘에 손을 넣었다. “으음, 온도는 딱 미지근하게 따뜻하군.” 가까이에서 물장난을 치던 요정들이 난리법석을 피웠다. “더, 더러워.” “물이 시커메졌다!” 요정들의 호들갑이야 익숙한 일. 위드는 손바닥에 물을 떠서 마셨다. 노가다를 종일 하고 나서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던 이온 음료를 마실 때처럼 시원한 청량감! ‘좋은 인생 경험이야. 악덕 사장의 꿈을 위해서는 계속 이런 식으로 살아야겠군.’ --- p.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