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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전화벨이 울리면 ― 이노우에 아레노
늦여름 해 질 녘 ― 에쿠니 가오리
금과 은 ― 가와카미 히로미
호수의 성인 ― 고데마리 루이
블루문 ― 노나카 히라기
기생하는 여동생 ― 요시카와 도리코
역자 후기 ― 양윤옥

저자 소개 7

이노우에 아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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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eno Inoue,いのうえ あれの,井上 荒野

1961년 도쿄에서 소설가 이노우에 미츠하루(井上光晴)의 장녀로 태어났다. 대학 재학 중이던 1989년에 『나의 누레예프』로 제1회 페미나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결혼 생활 등으로 잠시 펜을 놓았지만,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2003년 『준이치』로 제11회 시마세 연애 문학상, 2004년과 2005년에 『다리야 산장』과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아내』로 연이어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 후보에 올랐고, 2008년 『채굴장으로』로 제139회 나오키상, 2011년 『거기 가지 마』로 제6회 중앙공론문예상, 2016년 『적赤으로』로 제29회 시바타 렌자부로
1961년 도쿄에서 소설가 이노우에 미츠하루(井上光晴)의 장녀로 태어났다. 대학 재학 중이던 1989년에 『나의 누레예프』로 제1회 페미나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결혼 생활 등으로 잠시 펜을 놓았지만,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2003년 『준이치』로 제11회 시마세 연애 문학상, 2004년과 2005년에 『다리야 산장』과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아내』로 연이어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 신인상 후보에 올랐고, 2008년 『채굴장으로』로 제139회 나오키상, 2011년 『거기 가지 마』로 제6회 중앙공론문예상, 2016년 『적赤으로』로 제29회 시바타 렌자부로 상, 2018년 『오늘 그 이야기는 하지 맙시다』로 제35회 오다 사쿠노스케 상을 수상했다.

다른 작품들로는 『어쩔 수 없는 물』, 『글라디올러스의 귀』, 『이제 끊을 거야』, 『심한 느낌, 아버지 이노우에 미츠하루』, 『미지근한 사랑』, 『숲 속의 엄마』, 『양배추 볶음에 바치다』, 『저기에 있는 귀신』, 『엄마가 했어』 등이 있다.

이노우에 아레노의 다른 상품

에쿠니 가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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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ori Ekuni,えくに かおり,江國 香織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난 에쿠니 가오리는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작가이다.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상을 수상했고,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1992), 『나의 작은 새』로 로보노이시 문학상(1999), 『울 준비는 되어 있다』로 나오키상(2004), 『잡동사니』로 시마세 연애문학상(2007), 『한낮인데 어두운 방』으로 중앙공론문예상(2010)을 받았다.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서 요시모토 바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난 에쿠니 가오리는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작가이다.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상을 수상했고,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1992), 『나의 작은 새』로 로보노이시 문학상(1999), 『울 준비는 되어 있다』로 나오키상(2004), 『잡동사니』로 시마세 연애문학상(2007), 『한낮인데 어두운 방』으로 중앙공론문예상(2010)을 받았다.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서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 작가로 불리는 그녀는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도쿄 타워』,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좌안 1·2』, 『달콤한 작은 거짓말』,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수박 향기』, 『하느님의 보트』,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등 뒤의 기억』, 『포옹 혹은 라이스에는 소금을』, 『즐겁게 살자, 고민하지 말고』, 『벌거숭이들』, 『저물 듯 저물지 않는』, 『개와 하모니카』, 『별사탕 내리는 밤』, 『집 떠난 뒤 맑음』 등으로 한국의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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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카미 히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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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romi Kawakami,かわかみ ひろみ,川上 弘美

환상과 일상이 서로 우아하게 스미는 독보적 세계관을 구축해온 우화의 마술사.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58년 도쿄에서 태어나 오차노미즈여자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5년 동안의 교직생활을 거쳐 1994년 『어느 멋진 하루』로 파스칼 단편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시선으로 일상을 묘사해내는 그녀는, 늦은 등단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력한 문학상을 차례로 거머쥐면서 일본 문단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여성의 자의식을 주제로 한 『뱀을 밟다』로 제115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였고, 2000년 『빠지다』로 이토세이
환상과 일상이 서로 우아하게 스미는 독보적 세계관을 구축해온 우화의 마술사.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1958년 도쿄에서 태어나 오차노미즈여자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5년 동안의 교직생활을 거쳐 1994년 『어느 멋진 하루』로 파스칼 단편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시선으로 일상을 묘사해내는 그녀는, 늦은 등단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력한 문학상을 차례로 거머쥐면서 일본 문단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여성의 자의식을 주제로 한 『뱀을 밟다』로 제115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였고, 2000년 『빠지다』로 이토세이 문학상을, 2001년 여제자와 교사의 사랑을 그린 『선생님의 가방』으로 다니자키 준 이치로상을 수상하며 확실하게 문학성을 인정받았다. 일본 문학 특유의 서정적 향취 속에서 인류의 진화와 소멸을 아득한 시간 너머까지 그려낸 『큰 새에게 사로잡히지 않도록』으로 2025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2019년 일본에서 자수포장을, 2023년 프랑스에서 문예공로훈장을 수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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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데마리 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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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i Kodemari,こでまり るい,小手鞠 るい

1992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1996년부터 뉴욕주 우드스톡에 살고 있다. 첫눈에 반해 버린 숲속 마을, 숲에 둘러싸인 집에서 날마다 야생의 동식물들을 만나며 글을 쓴다. 소녀와 고양이의 우정을 다룬 《루와 린덴 언제나 함께》로 2009년 볼로냐 라가치상, 히로시마·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 폭탄을 미국 학생들의 토론회를 통해 바라본 《어느 맑은 여름 아침ある晴れた夏の朝》으로 2019년 소학관 아동출판문화상 등 여러 상을 받았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을 전하겠다는 마음으로 쓴다. 일본 오카야마 현에서 태어나 도시샤 대학 법학부를 졸업했다. 1981년 제7회 산리오 ‘
1992년에 미국으로 건너가, 1996년부터 뉴욕주 우드스톡에 살고 있다. 첫눈에 반해 버린 숲속 마을, 숲에 둘러싸인 집에서 날마다 야생의 동식물들을 만나며 글을 쓴다. 소녀와 고양이의 우정을 다룬 《루와 린덴 언제나 함께》로 2009년 볼로냐 라가치상, 히로시마·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 폭탄을 미국 학생들의 토론회를 통해 바라본 《어느 맑은 여름 아침ある晴れた夏の朝》으로 2019년 소학관 아동출판문화상 등 여러 상을 받았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을 전하겠다는 마음으로 쓴다.

일본 오카야마 현에서 태어나 도시샤 대학 법학부를 졸업했다. 1981년 제7회 산리오 ‘시와 메르헨 상’을 수상하고 세 권의 시집을 출판한 뒤, 1993년 소설 《옛날이야기》로 제12회 가이엔 신인문학상, 2005년 《원하는 것은, 당신뿐》으로 제12회 시마세 연애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곳》 《당신과 나의 이야기》 《사랑을 바다에 돌려보내고》 《원거리 연애》 《삼각관계》 등의 소설이 있고, 에세이집으로 《남자에 관해서는 고양이에게 물어봐》가 있다.

많은 독자들로부터 ‘지금 가장 읽고 싶은 연애소설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고데마리 루이는 등장인물들의 치밀하고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심리묘사를 통해 때 묻지 않은 순백의 사랑 이야기를 가장 잘 표현하는 작가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고양이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자신의 작품에 종종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등장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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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카 히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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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iragi Nonaka,のなか ひいらぎ,野中 ひいらぎ

1964년생으로 릿교대학교 졸업 후 뉴욕으로 건너가 4년 간 유학 생활을 했다. 『녹차 아이스크림』으로 제10회 해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현재 연애소설의 명수로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저서로는 『초원의 빛』, 『점핑 베이비』, 『네 노래가 듣고 싶어』, 『축복』, 『이 침대 위』, 『프리즘』, 『저 건너편』, 『당신 곁에서』 등이 있다.

노나카 히라기의 다른 상품

요시카와 도리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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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riko Yoshikawa,よしかわ とりこ,吉川 トリコ

1977년 10월 19일 출생. AB형. 나고야에 살고 있다. 2004년 신조사 '제3회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R-18 문학상' 대상과 독자상을 수상하여 데뷔했다. 같은 해 12월, 신조사에서 단편집 《샤봉》을 출간하였으며 2006년 4월 두 번째의 단행본 《굿모에비앙!》을 역시 신조사에서 간행했다. 젊은 도시 여성의 감수성을 가장 잘 포착한 문화적 코드와 밝은 문체로 여성 독자의 압도적 지지를 얻고 있는 일본의 신예 작가이다.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2005년 히라노 게이치로의 『일식』으로 일본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했다. 사쿠라기 시노의 『호텔 로열』, 『별이 총총』,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 스미노 요루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밤의 괴물』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눈보라 체이스』, 『그대 눈동자에 건배』, 『위험한 비너스』, 『라플라스의 마녀』, 『악의』, 『유성의 인연』, 『매스커레이드 호텔』,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2005년 히라노 게이치로의 『일식』으로 일본 고단샤에서 수여하는 노마문예번역상을 수상했다.

사쿠라기 시노의 『호텔 로열』, 『별이 총총』,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오쿠다 히데오의 『남쪽으로 튀어』, 스미노 요루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밤의 괴물』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눈보라 체이스』, 『그대 눈동자에 건배』, 『위험한 비너스』, 『라플라스의 마녀』, 『악의』, 『유성의 인연』, 『매스커레이드 호텔』, 『매스커레이드 나이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지옥변』,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아사다 지로의 『철도원』 『칼에 지다』, 마스다 미리의 『5년 전에 잊어버린 것』 오카자키 다쿠마의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 시리즈, [가가 형사 시리즈], [라플라스 시리즈], [매스커레이드 시리즈], 사쿠라기 시노의 『굽이치는 달』 등 다수의 작품을 우리말로 옮겼다.

양윤옥의 다른 상품

그림 : 정승빈
디자인을 전공하고, 현재 펜드로잉 기반의 일러스트를 그리는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평범한 일상과 소소한 여행 이야기를 즐겨 그리며, 따듯한 감성의 그림을 지향한다. 드로잉 위주의 독립출판물 제작자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만든 책으로는 ‘명랑여행용품전’이 있다. 최근에는 여행과 방랑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은 책을 제작 중이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7월 07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349g | 131*187*16mm
ISBN13
9788973811007

책 속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다. 나 역시 사랑 따위, 없다고 생각했다.
다만 자꾸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휴대전화는 심장이 되어버렸다.
(…중략…)
“어디로?”
교코 씨는 작은 베이지색 핸드백을 딸칵 열더니 초콜릿 상자를 꺼내 은박지를 벗기고 한입에 던져 넣었다. 빨간 립스틱을 칠한 입술이 살짝 움직이고 그제야 겨우 말문이 트인 것처럼 갈라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직진.” --- 「전화벨이 울리면」중에서

좀 더 다가가자 손에 뭔가 들고 있는 게 보였다. 흰색의 얇고 네모난 상자. 담뱃갑처럼 보였던 그것이 초콜릿이라는 것을 깨달은 건 여자애가 반대쪽 손에 들고 있던 초콜릿을 한 입 베어 먹었을 때였다. 시나는 가슴이 덜컥했다. 여자애의 옆얼굴도, 몸짓도, 해변에서 연인의 살갗을 홀린 듯이 바라보던 시나 자신을 생생히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어떤 종류의 먹을 것은 마음을 강하게 만들어준다. --- 「늦여름 해 질 녘」 중에서

“맛있네.”
하루키 씨의 입가에 갈색 초콜릿 조각이 묻었다. 은박지 조각도.
조각을 털어주고 나는 하루키 씨의 입술에 살짝 내 입술을 대보았다. 그러고는 곧바로 뗐다.
“방금 이거, 키스?”
하루키 씨가 물었다.
“아니.”
“그럼, 뭐?”
“병문안.”
건방지다니까, 이 녀석. 하루키 씨는 조그맣게 중얼거리고 은박지를 돌돌 뭉쳤다. ---「금과 은」중에서

“이 지구 상에는 세 군데, 매우 강한 소용돌이 상태의 에너지를 발하는 장소가 있어. 이집트의 피라미드, 페루의 공중 도시(마추픽추), 그리고 과테말라의 아티틀란 호수. 아직 가본 적이 없다면 반드시 그곳에 가보는 게 좋아. 나? 나는 두 군데는 가봤어. 하지만 과테말라에는 아직 못 갔지. 당신들처럼 쌍둥이같이 사이좋은 연인은 과테말라에 반드시 가봐야 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라는 아티틀란. 거기서 살고 있는 ‘호수의 성인’을 만나보라는 것이었다.
“그 성인에게 달콤한 초콜릿을 바치고 소원을 빌면 두 사람은 영원히 맺어질 수 있어. 설령 죽음이 둘 사이를 갈라놓더라도 그 영혼과 영혼은 영원히 헤어지는 일이 없어.” --- 「호수의 성인」중에서

가로등 밑, 포장지를 벗길 때마다 나는 바스락 소리. 얇은 은박지의 감촉이 손끝에 차가웠다. 초콜릿이란 의외로 단단한 것이구나. 살짝 힘을 주어 또각 자른다. 한 조각 입에 넣으면서, 아다치 씨, 소리 내어 그의 이름을 불렀다. 혀 위에서 천천히 녹인다, 나의 열로. 카카오 향기가 퍼진다. 달콤하게, 그리고 희미하게 남는 씁쓸한 맛.
당신, 어디 있어?
뭘 하고 있어?
나를 보고 싶어 하기도 해? --- 「블루문」중에서

새해 첫날, 떡국을 챙겨 먹고 첫 참배를 다녀와 다시 설음식을 먹고, 초이튿날에는 백화점 첫 판매 행사를 둘러보고 와서 다시 먹고 마시고, 텔레비전 설 특선 프로그램을 이리저리 돌려 보면서 뒹굴뒹굴하는 사이에 초사흘이 지나고 다시 평소의 일상으로 돌아갔다……라고 할 예정이었는데, 그 뒤에도 왠지 리미코는 미적미적 방바닥에 찰싹 달라붙은 채 도통 저희 집에 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너, 집에 언제 가려고 그러냐?”
마침내 견디다 못한 가야노가 물어보았다.
“나, 다케오하고 헤어졌어. 그래서 갈 데도 없고, 잠시만 여기 있게 해줘.”
리미코는 별일도 아니라는 듯이 말하고는 뜨듯한 난방에 지르르 녹아가는 초콜릿을 입에 쏙 넣었다. 리미코는 애당초 이런 아이인 것이다.

---「기생하는 여동생」중에서

줄거리

「전화벨이 울리면」 이노우에 아레노
대학생인 ‘나’는 유부녀 교코 씨와 불륜 관계에 있다. 사랑 따위, 애초에 없었다. 그런데도 전화벨이 울리면 젊은 그는 불륜의 늪으로 내달린다. 기성세대가 품고 있는 어둠의 세계에 본능적으로 뒤흔들리는 청춘의 갈등을 절묘하게 묘사해낸 수작이다.

「늦여름 해 질 녘」 에쿠니 가오리
담백함. 냉정함. 마이페이스. 시나는 그것을 쾌적한 삶의 열쇠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한 남자에게 급속도로 빠져들면서 두려운 마음에 휩싸인다. 그것은 달콤하기는 하지만 너무도 무서운 일이다. 늦여름 해 질 녘의 그리운 분위기와 함께, 상실의 두려움 때문에 숨 막히는 사랑의 열기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의 갈등이 담담하면서도 세련되게 펼쳐진다.

「금과 은」 가와카미 히로미
에이코는 증조외할머니의 장례식 때 육촌 하루키 씨를 처음 만났다. ‘사라지는 것’과 ‘끝나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던 하루키 씨는 부인과 이혼한 뒤에 갑자기 사라져버린다. 에이코는 그가 사라지고 나서야 자신이 그를 내내 좋아했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닫는다. 선량하고 다정다감한 감수성을 물 흐르듯이 표현해내는 독창적인 솜씨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호수의 성인」 고데마리 루이
어느 날 고토코에게 날아온 한 통의 편지. 사소한 다툼으로 헤어진 연인 유키가 보내온 편지였다. 유키는 아티틀란 호수의 성인에게 초콜릿을 바치고 소원을 빌면 두 사람은 영원히 맺어질 수 있다는 전설에 따라 초콜릿을 바치고 왔다고 얘기한다. 고토코는 유키의 진심을 느끼고 그를 만나러 가기로 결심한다. 사랑의 긍정적인 기쁨이 전편에 걸쳐 힘차게 흐르는 작품이다.

「블루문」 노나카 히라기
바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 남자, 아다치 씨. 유코는 그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더 이상 깊이 다가가지 못한다. 그러다 이혼한 친구가 다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 하는 것을 보고, 블루문이 뜨는 날, 유코는 다시 한 번 용기를 내어 그를 만나러 간다. 한 달에 두 번 떠오르는 보름달 ‘블루문’은 좀체 없는 특별한 일을 뜻한다. 사랑에 큰 상처를 입은 사람이 또 다른 사랑이 다가왔을 때 느끼는 심리적인 갈등과 두려움을 섬세하게 포착해냈다.

「기생하는 여동생」 요시카와 도리코
정반대 성격을 가진 자매 이야기. 매사에 계획적이고 성실한 언니 가야노는, 제멋대로에 뻔뻔하고 생각 없이 사는 듯한 동생 리미코를 늘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결국 틀에 짜 맞춰진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끼고 동생을 이해하게 되면서 새로운 미래를 꿈꾼다. 두 자매의 삶의 방식이 해학적으로 펼쳐지며, 막힘없이 흘러나오는 이야기 곳곳에 엉뚱 발랄한 재미가 숨어 있다.

출판사 리뷰

‘연애 소설’ 분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일본 여류 작가 6인의 단편 모음집
예전의 불완전한 추억이 지금의 우리를 완벽하게 해주는,
초콜릿처럼 쌉싸래하고 감미로운 이야기

『기억 깨물기』는 에쿠니 가오리 외 일본의 대표 여류 작가들이 쓴 여섯 편의 단편 모음집이다. 여섯 편의 이야기 모두, 작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재로 초콜릿이 등장한다. 즉 초콜릿을 주제로 한 사랑 이야기로, 일관된 소재에서도 각기 뚜렷한 개성이 드러난다.
각 작품마다 달콤한 사랑의 기억을 환기시키는 장면과 톡 쏘는 반전, 막힘없이 흐르는 이야기가 일품이다. 단편을 읽는 재미를 충분히 느끼게 해주는 명작이라고 할 만하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일에 대해 다양한 모색을 거듭해온 작가들인 만큼, 각각의 작품마다 자신만의 색깔로 사랑의 의미를 변주해나가며, 초콜릿의 달콤 쌉싸래한 향기를 중심으로 기억의 파편들을 조심스럽게 되짚는다.

이곳에 이타루 씨는 없는데?.
암담한 기분으로 시나는 생각했다. 이곳에 이타루 씨는 없는데 자신은 항상 이타루 씨의 시선을 의식한다. 그가 지켜본다 여기고 행동하고 있다.
그것은 달콤하기는 하지만 너무도 무서운 일이었다. -「늦여름 해 질 녘」, 에쿠니 가오리

타인의 영역에 들어서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내 마음을 활짝 여는 것은, 한 번이든 두 번이든 진짜 연애를 경험한 적이 있다면?그 끝에 소중한 누군가와 헤어져버린 일이 있다면?겁이 나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쉽사리 타인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는 건 당연한 게 아닐까. -「블루문」, 노나카 히라기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건 달콤하면서도 조금은 무서운 일이다. 달콤함 속에 씁쓸함이 숨어 있는 초콜릿은 그래서 사랑과 가장 많이 닮아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소한 오해로 시작된 이별, 새로운 사랑에 대한 두려움, 이루지 못한 약속들, 전하지 못한 고백, 뒤늦게 깨달은 감정……. 우리가 미처 끝을 맺지 못한 채, 그렇다고 키워가지도 잘라내지도 못한 채 가슴 깊은 곳에 꽁꽁 숨겨두었던 아련한 후회와 추억들은 삶의 갈피마다 문득문득 떠올라 감성의 가장 약한 부분을 건드리며, 이미 어른이 되었을 터인 우리를 난처하게 만든다. 이 책에 실린 각각의 단편들은 초콜릿을 매개로 하여 이러한 감성을 세련되고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사랑을 잃어버렸던 우리의 가슴속을 따듯하게 채워나간다.


개성 있는 여류 작가들이 그려낸
세월이 지나서야 비로소 맛볼 수 있는 진한 감정

초콜릿을 깨무는 순간,
잊고 있었던 기억이 달콤하게 떠오른다
쌉싸래한 아픔과 함께―

이 단편집에 실린 각 작가들의 개성과 스토리의 재미를 비교해보면 각기 독특하고 묵중한 개성이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각각의 단편이 하나도 빠짐없이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으며, 초콜릿처럼 달콤한 사랑의 설렘과 그 뒤에 오는 쌉싸래한 아픔을 훌륭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모두가 인정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에쿠니 가오리를 비롯하여, 연애 소설뿐만 아니라 번역, 동화, 에세이, 청소년물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는 재주꾼 고데마리 루이, 『채굴장으로』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 이노우에 아레노, 『뱀을 밟다』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가와카미 히로미가 합류해 작품의 무게를 더한다. 또한 노나카 히라기와 요시카와 도리코는 여성 독자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젊은 여류 작가들 중에서도 에쿠니 가오리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들이다.
현재 일본에서 손꼽히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각각의 단편에서 초콜릿이 어떻게 기억을 환기시키는지 비교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리뷰/한줄평36

리뷰

8.2 리뷰 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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