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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제1화 잠 못 이루는 밤, 감자 그라탱 제2화 내일을 위한 콩소메 수프 제3화 포상의 어린 양고기 요리 제4화 사제의 인연, 바스크식 파테 제5화 긴긴밤 끝에 크렘 캐러멜 에필로그 |
長月天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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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입구는 1층이지만 매장은 반지하인지 골목을 따라 난 창문이 상당히 낮았다. 창문은 모두 스테인드글라스로 되어 있었고 형형색색의 희미한 불빛이 밖으로 새어 나오고 있었다.
“예쁘다…….” 무심코 감탄했다. 창문은 위치가 낮은 데다가 바로 앞의 산울타리로 반쯤 가려져 있어 마음을 감질나게 했다. 그 은신처 같은 분위기가 매력적이어서 들어가기 전부터 기대감으로 가슴이 뛰었다. --- pp.39-40 눈을 감고 있는데도 밤의 푸른 어둠이 눈 속을 파고드는 것처럼 또렷하게 의식이 맑다. 잠을 청하려 할수록 눈이 맑아져 어느새 누워 있는 것도 고통스러웠다. 보통 때 같으면 머지않아 아침이 찾아온다. 하지만 너무 일찍 잠자리에 든 오늘 밤의 내겐 아침이 아득했다. 불현듯 불안해졌다. 언제까지 이런 생활이 계속될까. 이 스트레스는 내가 점장으로 있는 한 계속 따라다닐까? 잠을 못 자는 채로? --- p.52 “여기 오면 마음이 놓여요. 나를 현실 세계에 묶어줘요. 따뜻하고 부드러운 불빛에 둘러싸인 가게, 셰프와 지카 씨가 있고, 이따금 떠들썩한 손님이 오면 가게 안은 웃음으로 가득하죠. 혼자 있으면 나쁜 생각만 드는데, 단골손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아, 병원에 가서 남편에게도 들려줘야지 하게 돼요. 맞아요, 내일을 생각할 수 있게 돼요. 내일에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더 이상 우리에게 먼 미래는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 p.116 “저도 혼자 보내는 밤의 길이를 잘 압니다. 하지만 반드시 아침은 옵니다. 눈부신 빛을 보면 왠지 모르게 기분도 밝아지죠. 우리는 그걸 위한 장소를 준비해 놓고 있을 뿐입니다.” --- p.120 상상했던 애플파이와는 거리가 멀었다. 접시 위에는 노릇노릇 촉촉하게 구워진 사과가 통째로 하나. 살짝 그을린 껍질과 녹아서 캐러멜 상태가 된 설탕이 향긋한 향을 내뿜고 있다. 도려낸 심 속에는 버터도 듬뿍 들어 있는 것 같다. 그 아래에 커스터드 크림으로 접착되도록 파이 반죽이 바탕처럼 깔려 있다. 옆에는 푸짐한 호두 아이스크림. 시나몬이 살짝 섞인 사과의 새콤달콤한 향과 더불어 맛깔스러운 다양한 향에 완전히 압도되었다. --- pp.150-151 “아, 좋은 냄새.” 나도 모르게 소리가 나왔다. 틀림없이 내 손으로 만들어 낸 행복의 냄새다. 이런 사소한 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요리란 원래 이런 걸지도. 배만 채울 거면 손이 많이 가는 과정도, 복잡한 재료도 필요 없다. 물론 본인이 맛있어서 만족하는 경우도 있지만, 요리 너머에 있는 상대의 웃는 얼굴을 상상하기 때문에 마음이 더욱 충만해진다. --- p.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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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오면 내일을 생각할 수 있게 돼요”
눈부신 아침을 맞이할 수 있는 힐링 키친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일하는 미모사는 본사의 일방적 강요로 원치 않게 점장이 되어 늘 괴롭다. 감당하기 버거운 책임감과 부하직원과의 불화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한밤중 화재로 한순간 집까지 잃고 회사의 비품 창고에 임시 거처를 마련한다. 매일 늦게까지 일하고 끼니를 거르는 게 일상이 된 미모사는 창고 관리 직원에게서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음식점 하나를 소개받는다. 주택가 구석에 자리한 은신처 같은 공간 키친 상야등. 저녁 9시부터 아침 7시까지 셰프 케이와 홀 담당 쓰쓰미가 운영하는 프렌치 비스트로다. 미모사는 이 아늑한 공간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어깨에 힘을 빼고 무리한 책임감을 내려놓는 법을 배운다. 투병 중인 남편을 간호하며 매일 식당에서 밤을 지새우는 손님, 나나코는 자신에게 있어 키친 상야등은 현실 세계에 발을 붙일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혼자 있으면 나쁜 생각만 드는데 부드러운 불빛에 둘러싸여 이따금 떠들썩한 손님들 틈에서 남편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떠올리며 내일을 생각할 수 있게 된다. 또 나나코를 위해 셰프가 준비하는 채소가 듬뿍 들어간 가르뷔르나 달콤하고 크리미한 밤 포타주 등은 차갑게 식은 몸 구석구석으로 따뜻한 기운이 퍼져 나가길 바라는 배려가 담겨 있다. 그 다정함이 책을 읽는 우리의 마음마저 부드럽게 위로해 준다. “언제나 당신을 위해 불을 밝히고 있을게요” 궁지에 몰린 밤, 불안을 어루만져 주는 안식처 어두운 밤에는 불안과 두려움, 외로움이나 피로감이 짙어지기 마련이다. 그럴 때 타인의 온기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뜻한 요리의 김, 어둡고 조용한 밤을 보낼 장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 사회적 식사가 슬픔을 완화해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듯이 우리는 ‘함께 먹는’ 행위만으로도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책 속에 등장하는 키친 상야등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다. 셰프는 식당에 온 손님들을 지켜보며 그들에게 딱 맞는 요리를 권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을 소중한 상대로 여기며 마음을 담아 대접한다. 그 덕에 음식을 먹은 손님들 모두가 다정한 온기와 격려를 품에 가득 안고 돌아간다. “언제든지 여기로 오세요. 여기는 그런 곳입니다”라는 셰프의 말처럼, 키친 상야등은 누구라도 올 수 있는 한밤중의 장소로서 서로를 위로하고 의지하며 힘을 보태는 연대의 공간이다. 뜻밖의 사건으로 잠들기 어렵거나 미래가 보이지 않는 밤에는 『깊은 밤, 위로를 요리하는 식당』의 문을 두드려 보자. ‘다음에는 어떤 음식을 먹을까’라는 가벼운 기대부터 ‘내일은 더 나은 하루가 될 거야’라는 용기와 위안이 여기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