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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위험한 식탁
이대로 먹을 것인가?
홍한별
르네상스 200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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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배고픔의 기억 Driven by Need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Yesterday, Today… and Tomorrow

동굴에서 부엌까지 From Caveman to Kitchen 음식의 역사

유독성 시대 These Toxic Times 살충제

발 아래의 세계 The World Beneath Our Feet 토양

무서운 물고기 Fear of Fish 양식업

미생물과의 전쟁 Battling with Bugs 항생제

유전자 요정 The New Gene Genie 유전자 변형

반혁명 The Counter Revolution 유기질 비료

이야기를 끝내면서

저자 소개 1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글을 읽고 쓰고 옮기면서 살려고 한다. 옮긴 책으로 『도시를 걷는 여자들』, 『하틀랜드』, 『우먼 월드』, 『먹보 여왕』, 『밀크맨』, 『온 컬러』, 『권력과 테러』, 『자라지 않는 아이』, 『위대한 생존』, 『오카방고 숲속의 학교』,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두 살에서 다섯 살까지』, 『나무소녀』, 『네모난 못』, 『자유 방목 아이들』, 『밴버드의 어리석음』, 『식스펜스 하우스,』 『토머스 페인 유골 분실 사건』, 『히치콕 미스터리 매거진 걸작선,』 『사악한 책, 모비 딕』, 『이 문장은, 내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글을 읽고 쓰고 옮기면서 살려고 한다. 옮긴 책으로 『도시를 걷는 여자들』, 『하틀랜드』, 『우먼 월드』, 『먹보 여왕』, 『밀크맨』, 『온 컬러』, 『권력과 테러』, 『자라지 않는 아이』, 『위대한 생존』, 『오카방고 숲속의 학교』,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두 살에서 다섯 살까지』, 『나무소녀』, 『네모난 못』, 『자유 방목 아이들』, 『밴버드의 어리석음』, 『식스펜스 하우스,』 『토머스 페인 유골 분실 사건』, 『히치콕 미스터리 매거진 걸작선,』 『사악한 책, 모비 딕』, 『이 문장은, 내 삶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아웃런』, 『바다 사이 등대』, 『달빛 마신 소녀』,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페이퍼 엘레지』, 『몬스터 콜스』, 『가든 파티』 등이 있다. 『다시 동화를 읽는다면』과 『미스테리아』 등에 글을 실었다. 『밀크맨』으로 제14회 유영번역상을 수상했다.

한때 번역으로 생활비를 벌면서 학위 과정을 밟는다는 무리한 설계를 하기도 했으나 첫째를 가지면서 학업을 중단했다. 그래도 세 살 터울로 아이 둘을 낳아 키우면서 번역 일은 중단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었던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둘 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보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반일반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일을 하려면 아이들을 종일반에 맡겨야 하는데, 엄마들이 와서 반일반 아이들을 데리고 간 다음에 남아 있는 아이를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안에는 양육자들이 운영을 나눠 맡아야 해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때 같이 아이를 키운 사람들이 친구로 남은 것만은 분명한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아이들이 다 커서 하루에 여덟 시간 방해받지 않고 일할 수 있다.(일할 수 있다고 해서 꼭 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 시간에는 주로 번역을 하고, 가끔 글을 쓰고, 대학원에서 학생 들에게 번역을 가르친다.

홍한별의 다른 상품

저자 : 존 험프리스
존 험프리스(John Humphrys)는 40년 동안 방송계에 종사했다. BBC 소속으로 전세계를 돌며 일선에서 라디오와 텔레비전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영국에서 방송 분야의 여러 상을 수상하였으며, ‘국보’라는 호칭을 들었다. 그는 십 년째 목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웨일즈와 런던을 오가며 지낸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10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01g | 153*224*30mm
ISBN13
9788990828149

책 속으로

음식의 질이 나빠지기 시작한 것은 도시 인구가 불어나기 시작한 산업혁명 때부터이다. 도시 인구가 늘어나자 오로지 돈을 벌 생각으로 양심 없는 제조업자와 상인들이 도시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불량 식품이라는 것이 근대에 와서 처음 생겨난 것은 아니다. 기록상으로 남아 있는 최초의 것은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로마에서 포도주 맛이 이상하다고 불평하는 사람이 많아서 이 문제를 조사해 볼 조사관들이 임명됐다고 한다. 조사관은 제조업자가 “알로에와 다른 약물을 이용해서 포도주를 인공적으로 숙성시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심지어 맥주에 물을 타고 대신 맛을 구분 못하도록 설탕을 첨가하기도 했다. 이 음료수는 아마도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21세기 영국의 술집에서 맥주로 통용되는 음료하고 비슷한 맛이 났을 것이다. 어쩌면 그보다는 좀더 맛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몇 세기가 지난 후에는 맥주를 비롯한 여러 음식이 이보다 훨씬 심한 수난 시대를 겪는다.

--- p.51-52

‘칵테일 효과’라고 불리는 현상도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다. 어떤 바보 같은 사람이 아스피린 몇 알을 한꺼번에 삼킨다면 이 약이 몸에 미치는 영향은 한 가지 종류일 것이다. 그러나 열 가지 다른 종류의 진통제를 함께 삼킨다면 전혀 다른 결과가 있을 것이다. 두 가지 이상의 약품을 섞으면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화학자가 아니라도 잘 알고 있는 일이다. 여러 가지 약물이 조합되면 농약의 효능과 작용 방식을 바꿀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 위험이 있다. 혼합물 자체에서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고, 서로 다른 화학 물질이 흡수되거나 섭취됐을 때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반응에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매일 5인분의 신선한 과일과 야채를 섭취해야 한다는 영국 보건부의 권고를 충실히 지키며 아이를 기르는 부모가 있다고 해 보자. 그러면 아이가 일주일 동안 온갖 다양한 종류의 농약을 섭취하게 된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1999년 조사에서 43퍼센트의 과일과 야채에서 농약 잔류물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지구의 벗’은 집에서 흔히 먹는 과일 샐러드에 들어가는 과일에서 무려 57종의 농약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 p.109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단순히 농업 방식을 바꾸는 것만이 아니다. 사고의 전환이 절실하다. 책의 시작 부분에 집약 농업이 시작된 배경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로부터 두 세대가 지난 오늘날 그간의 경험에 비추어 집약 농업이 왜 잘못됐는가는 쉽게 알 수 있다. 집약 농업은 식량 부족 사태에 대한 반사 작용에 불과했다. 값싸게 대량으로 식량을 생산하려는 충동에 따라 내달렸을 뿐 집약 농업의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우리는 이 전철을 또다시 밟아서는 안 된다. 음식과 생산 방식에 대해 우리가 바라는 것은 과연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업이란 국민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일이라는 것을 우선 명심해야 한다.

--- p.293

출판사 리뷰

역사 이래 대부분 기간 동안 인류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자기와 가족이 먹고살 양식을 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류는 새로운 땅을 개척하고 숲을 불태우고 야생 동물을 길들였다. 먹고살 만한 식량이 충분해지자 음식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스코틀랜드의 내과의사 제임스 린드는 영양(비타민C) 결핍으로 나타는 질병(괴혈병)을 연구하여 신선한 음식을 오래 보관하지 못해 병에 걸렸던 선원들을 구하였으며, ‘휴대용’ 수프를 발명하기도 했다.

그런데 도시 인구가 불어나기 시작한 산업혁명 때부터(물론 불량 식품의 역사는 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음식의 질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20세기가 저물어갈 무렵, 식료품 공정에 관한 권위자인 에릭 밀스톤 교수에 따르면 보통 사람이 매년 먹는 첨가물의 양은 4킬로그램이나 된다고 한다. 오늘날 부엌 찬장 안에 있는 통조림이나 비닐 포장에 붙은 라벨을 유심히 보는 사람도 없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더라도 거기에 적혀 있는 화학 물질이나 첨가물의 의미를 전부 이해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냄비 속이나 접시 위의 음식에 대해 불안해한다. 서글픈 일이지만 덕분에 음식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수많은 유독 물질을 수많은 식품에다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용해도
위험이 전혀 없다고 보장할 만한 능력이 전혀 없는 정치인들과 행정 관료들 앞에서 우리는 별탈이 없기만을 기도해야 한다

농경이 시작된 이래로 1만 년의 세월 동안 농부들은 땅에서 더 많은 식량을 얻을 방법을 연구했다. 지난 세기까지만 해도 땅이 주인이나 다름없고 농부는 땅에 매여 있었다. 땅을 가혹하게 다루고 지나치게많이 생산하면 땅은 오히려 수확을 더 적게 내놓는다. 그러면 농부는 굴복할 수밖에 없다. 땅을 쉬게 해주어야만 했다. 그리고 잡초, 해충과의 오랜 투쟁의 역사가 있다. 현명한 농부들은 가난과 마찬가지로 잡초와 해충도 결코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니 최선의 방법이자 유일한 방법은 그것들과 함께 사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었고, 그들은 그렇게 했다. 그러나 지난 세기에 이러한 생각이 달라졌다. 이때도 역시 전쟁을 통해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제1차 세계대전이었다. 화학전이 불가피했던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농장이나 정원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한 살충제 중 대다수는 신경 가스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살충제의 하나인 DDT는 제2차 세계대전 직전에 발명됐다.

전쟁이 끝나고 난 후, 영국은 식량 생산량을 늘려서 수입 식량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목표였다. 이때부터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농부의 주머니에 더 많은 돈을 넣으 주는 보조금 정책이 도입되고, 땅에서 뽑아낼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은 작물을 재배할 것이 장려됐다. 농업에 새로 도입된 무기는 화학 약품이었다. 그리고 이 농약을 뿌리는 대포는 트랙터가 대신했다. 밭고랑을 오르내리면서 손으로 직접 농약을 뿌릴 필요 없이 농부들은 이제 편안히 앉아서 밭 위아래로 트랙터를 운전하기만 하면 됐다. “이제는 윤작과 부지런한 노동을 통해 1,000년 넘게 지속된 생태학적인 과정에 기반한 농업이 아니라, 땅을 이용할 뿐인 공장의 공정과 같은” 새로운 농업 시스템, 즉 살충제 농업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 이후에 DDT를 비롯한 유기염소계 농약은 그 위험성이 알려진 후 이제는 거의 사용이 중단됐지만 또 다른 화학 물질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유기인계 농약이 그것이다. 그런데 유기인계 농약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증거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다량의 약물에 중독됐을 경우나 오랜 기간 동안 조금씩 노출됐을 경우 모두 장기적인 영향이 드러났다. 지금은 새로운 농약이 사용되고 있다. 피레스로이드계 농약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제조업체에서 하는 이야기는 똑같다. 이 약물은 이전 것에 비해 독성이 약할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위험성이 낮다고 말이다.

화학물질이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현대 사회는 그것 없이는 돌아갈 수 없다. 문제는 과거에 농약 산업이 충분히 엄격한 규제를 받았느냐 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엄청난 환경 파괴를 초래하게 됐다. 정치인들은 계속 생산 판매하고 싶어하는 화공 회사와 불안해하는 대중 사이에서 행동을 취해야 했다. 정부에서는 심각한 의혹이 생겨났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규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이 규제 기구는 어떤 이해관계로부터도 자유로워야 하며, 철저한 감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집약 농업의 길에 이르기까지 돌아온 길목마다 우리는 ‘모른다’는 장애물과 맞닥뜨려야 했다. 1980년대 중반 하원의 특별 위원회에서는 ‘농약 문제와 연관이 있는 어떤 정부 기관도 농약이 인체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려고 한 적이 없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위의 결론은 “역학 조사가 불충분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을 확인했으며 좀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은 관계 당국에 촉구한다.”는 것이었다. 관계 당국에서 조금이라도 관심을 노력을 기울였더라면 그로부터 10년 후 의학협회에서 이렇게 말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농약과 암, 신경계 이상, 알레르기성 질환, 생식 기관 이상 등의 인과관계는 아직 입증된 바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루어진 연구 중 일부는 과학적 진실성이 상당히 의심스럽고, 상당수의 살충제에 대해서는 아직 역학 조사가 이루어지지도 않았다. 다시 말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살충제 중 상당수가 해로운지 아닌지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 이러한 정보 부족의 상황에서 살충제로 인한 위험성, 특히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단언적으로 말하기는 힘들다.”

“우리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서 뛰어내리고는 떨어지면서 각층 창문에 대고 ‘아직까지는 괜찮아’라고 말하는 사람과 같다. 우리는 이미 창밖으로 뛰어내렸다. 다만 땅에 닿기까지 얼마나 남았는지는 아직 모를 뿐이다.” (221쪽)

‘바다 이’와 질병 때문에 괴로워하면서 고도로 가공된 먹이와 막대한 양의 화학 약품으로 목숨을 지탱하는 양식 연어들, 약으로 살찌워 토실토실 살이 오른 잘생긴 소, 베타 카로틴과 적정량의 철분을 함유하도록 만들어진 ‘황금 쌀’로 우리의 식탁이 풍성해지는 반면, 다른 세계에서는 해충이 유전자 변형 농산물이 내놓는 독성 물질에 대해 내성을 갖게 됐고, 유전자 변형 농산물의 꽃가루에 수분된 잡초는 더욱 강력한 살충제에도 끄떡없는 슈퍼 잡초가 됐다.

유전자 변형 농산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할 수 없는 지금, 소비자들은 유전자 변형 식품을 먹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고, 소매상에서는 슈퍼마켓 청소부가 대걸레로 깨진 계란을 닦아 내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유전자 변형 식품을 진열대에서 치웠다. 2004년 현재 유럽에는 판매용으로 재배되는 유전자 변형 식품은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 입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만약 유전자 변형 식품에 대해서도 일일섭취허용량을 정한다면 우리 식단에서 남는 것이 많지 않을 것이다. 유전자 변형 식품을 먹는 사람이 수는 엄청나게 많다. 대부분은 옥수수와 콩인데, 아직까지는 어떤 악영향도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결론은 명백하지 않느냐? 유전자 변형 식품은 안전하다”라고 생명공학 회사에서는 말한다. 그렇다면 그것을 입증할 수 있는가? 역시 불가능하다.

유전자 변형 식품의 위험을 고려할 때, 가능성, 결과, 효용이라는 3가지 요소를 고려해 보아야 하는데, ‘위험성 방정식’은 이렇게 된다. 안 좋은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잘못됐을 때 ‘결과’는 끔찍하다. ‘효용’은 지금까지의 증거를 살펴볼 때 터무니없이 과장되어 있다.

정치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대규모 소매업자들의 적극적인 마케팅도 없었다.
조용한 혁명은 슈퍼마켓 진열대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도렐 장관이 걱정으로 가득한 하원 의원들에게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이 광우병과 관련이 있다고 발표했을 때, 최초의 반응은 분노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른바 ‘값이 싼’ 식품의 진짜 값이 얼마인가를 처음 깨닫게 되었다. 권력을 잡고 있던 사람들은 ‘오직 국민을 안심시키는’ 정책에만 급급했다. 그런 정책으로 국민을 안심시키려고 했던 것이 도리어 역효과를 가져왔다.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었던 식품이 이것 말고 또 어떤 위험요소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은 의심을 품게 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별로 아는 바도 없고 또 신용할 만한 전문가의 조언도 얻기 어려워 나름대로 적당히 알아서 이 문제를 처리해야 했다. 소비자들은 공장 방식의 축산이 될 수 있는 대로 줄어들기를 원했고 또 자기가 먹는 것이 집약 농법으로 기른 농작물이 아니기를 바랐다. 소비자들의 이와 같은 변화를 약삭빠르게 눈치 챈 것은 슈퍼마켓들이다.

유기농 식품의 수요가 이렇게 급격히 늘어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불신과 공포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저 논리나 상식적으로 볼 때 유기농 식품이 몸에 좋으려니 생각할 뿐이다. 그러나 지난 몇 년 사이 유기농 식물과 집약농 방식으로 자란 작물의 영양가에 관해 수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결정적인 증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유기농법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아직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증거나 연구에는 관심이 없으면서 무작정 유기농법에 반대하는 강력한 로비 세력이 있다. 이 로비스트들은 살충제나 화학 비료를 판매하는 농화학 회사, 유전자 변형 종자를 파는 회사, 정부 보조금을 받고 대규모 농경으로 돈을 번 사람들 등 기득권층이다.

방송인답게 직접 발로 뛰어 조사

몇 년 전 웨일즈 지방에서 농장을 샀을 때만 해도 저자는 건초 더미와 농장 입구도 구분을 못했다. 훌륭한 농부는 아니지만 화학 비료를 목장에 듬뿍 뿌리고 항생 물질로 암소를 살찌우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웃 마을에서 유기농법을 하고 있는 농부들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마크 퍼디는 그들 중 하나인데, 최근까지 사람들은 그를 머리가 이상한 사람으로 치부해 왔다. 그는 1980년에 농수산식품부가 제공하는 ‘과학적’ 농경 방식을 살펴보았는데 별로 탐탁하게 여겨지지가 않아 젖소에게 고단위 유기인계 농약을 투여하라는 농수산식품부의 공식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그러나 퍼디는 군사용 신경 가스에서 추출한 독을 소의 등뼈 주위에 부어 피부 속으로 스며들게 해서 기생충이 살아남을 수 없게 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다. 퍼디는 끝까지 완강하게 거부하여 결국 이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됐다. 재판소 한 쪽에는 정부 관리, 유명한 화공 회사 대표, 과학계 대표들이 죽 늘어앉아 한목소리로 유기인계 농약은 조금도 해롭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한 쪽에는 고집 센 서머셋의 농부 마크 퍼디가 앉아 있었다. 퍼디는 결국 승소했다.

저자는 집약 농업이 시작된 배경으로 이 책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두 세대가 지난 오늘날 그간의 경험에 비추어 집약 농업이 왜 잘못됐는가를 쉽게 알 수 있다. 뭐든 하고 싶은 대로 하기만 하고 어떤 결과가 벌어질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오만한 태도는 이제 버려야 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가 자연에 취해온 태도가 바로 이런 것이었다. 이제는 멈춰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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