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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 위에 놓인 삼과 삶의 기록
매일 모은 영수증으로 일상을 기록하는 정신 작가의 신작. 40세가 된 어느 날, 나만의 당신을 찾으러 미국으로 떠난 이야기를 담았다. 여전히 함께한 영수증엔 그날의 반짝이던 순간들이 묻어나온다. 소비하고 떄론 허비하는 모든 것이 우리 인생임을 전하는, 그만의 독특한 감각을 마주할 시간이다.
2025.05.02.
에세이 PD 이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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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TED | 서울 출발-포틀랜드 도착 항공 요금 937800원 12
PORTLAND STATE UNIVERSITY | 3개월 버스 티켓 180.00$ 16 SAFEWAY | 포도, 허니듀 멜론, POM 주스 31.46$ 20 Nike BIKETOWN | 자전거 렌트 요금 7.00$ 22 Bumble | 구독료 0.00$ 26 Duck House Chinese Restaurant | 베이징덕과 요리들 65.75$ 32 HAN OAK | 떡볶이, 만두, 부대찌개 31.00$ 36 SWEEDEEDEE | 스웨디디 브렉퍼스트 12.00$ 40 Uber | 승차요금 9.50$ 44 Bumble | 재구독료 8.99$ 48 ECLIPTIC BREWING | 맥주 19.00$ 52 COURIER Coffee | 카페라떼 4.00$ 56 UNITED | 포틀랜드 출발-뉴욕 도착 수하물 초과 요금 310.00$ 62 PATH | 지하철 티켓 10.00$ 68 ASA COLLEGE | IEP 12주 과정 1,700.00$ 74 McDonald's | 카페라떼 3.74$ 76 GAMMEEOK | 설렁탕 13.00$ 80 WHOLE FOODS | 과일과 야채들 60.86$ 86 Van Leeuwen | 시칠리안 피스타치오맛 아이스크림 $5.50 90 Lyft | 승차요금 33.59$ 96 샌프란시스코 한인 성당 | 건축헌금 460.00$ 98 Spotify | 첫 달 무료 프로모션 0.00$ 100 Johnny DOUGHNUTS | 비건 시나몬 롤 4.00$ 108 DELTA | 샌프란시스코 출발-LA 도착 항공요금 113.30$ 110 지오쿠치나 | 파스타 41000원 114 CU | 햇반 발아현미밥 2250원 116 레스토랑 오늘 | 수원식 육개장, 유곽 비빔밥 77000원 118 Bee Local | 꿀 14.99$ 120 SHATTUCK CINEMAS | 『Incredibles 2』 영화 티켓 10.00$ 122 Coleman | 캠핑용 접이식 침대 42.99$ 136 SFMOMA | 뮤지엄 티켓 35.00$ 138 월성운수 | 택시 요금 4500원 142 Cancun | 프라운 퀘사디아 16.27$ 146 Uber | 승차요금 10.37$ 154 IKEA | LINNMON + ADILS 테이블 45.99$ 158 KORAIL | 용산 출발-광명 도착 KTX 2인 요금 16800원 162 CU | 허쉬 초코 아이스바 21개 28000원 164 Apple | 맥북 프로 15.4인치 2,605.06$ 166 Fournee Bakery | 크루아상 2개 7.50$ 168 Bay Area Toll Authority |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베이 브리지 통행요금 7.00$ 172 Smitten Ice Cream | 아이스크림 두 컵 11.00$ 176 SPROUTS | 오이 2.00$ 178 Facebook STORE | 좋아요 마그넷과 페이스북 로고 티셔츠 23.49$ 180 WHOLE FOODS | 달리아 9.83$ 182 MUJI | 스펀지 2.00$ 184 Bank of America | 현금 인출 60.00$ 186 Walgreens | 탄산수 1.90$ 188 IKEA | OFELIA VASS 이불 커버 31.99$ 190 In Situ | 생일 저녁식사 88.54$ 196 Davids | 치약 9.95$ 200 UC Berkeley Symphony Orchestra | 심포니 콘서트 티켓 2인 50.00$ 202 CITY OF OAKLAND | 주차비 1.00$ 206 La Farine | 펌킨 파이 19.00$ 210 YAMAHA | 디지털 피아노 179.99$ 214 LUSH | 버블 바 9.95$ 216 MoMA Design Store | Heller 그릇 세트 172.62$ 218 빙봉 | 점심식사 37000원 220 가톨릭출판사 명동성당점 | 은혜의 성모 아라첼리 22000원 222 가톨릭출판사 명동성당점 | 커플링 894000원 224 공기 | 저녁식사 168000원 226 MOLESKINE | 노트 17.54$ 228 Weldon Owen | 책 『우리의 한식 부엌』 24.55$ 230 Alameda County | 혼인신고 192.00$ 232 WHOLE FOODS | 튤립 13.82$ 234 등장인물 237 MAURICE | 점심식사 142.00$ 248 POWELL'S CITY OF BOOKS | 책 『MARTIN PEBBLE』 13.95$ 252 CLYDE HOTEL | 포토부스 이용요금 12$ 254 축사 2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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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와 함께 있을 때 심지어 너를 생각할 때
나는 빛을 마주하는 것 같아.” 이 책의 저자는 세 명이다. 글을 쓴 주인공 정신과, 오래된 정신의 영수증을 서랍에서 꺼내어 세상이라는 배경 위에 올려 사진을 찍은 사이이다 작가, 그리고 이 모든 글과 사진을 책이라는 캔버스 위에 올려 펼쳐놓는 디자이너 공민선. 절친한 친구 사이인 이들은 그간 정신이 모은 영수증과 헤아릴 수 없는 날들 가운데, 정신이 돌연 바다 건너 큰 세상으로 나아갔던 40세의 날들을 기록하기로 한다. 과거에 무수한 매거진과 뉴스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광고인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광끼」의 자문이자 모델이 되기도 했던 찬란한 20대의 정신은 40대에 방황하고 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정신은 ‘자신’을 알기 위해, 그리고 그토록 염원했던 단 한 명의 ‘당신’을 만나기 위해 미국으로 날아간다. “너를 찾기 위해 이렇게 멀리 가는 것이 맞는가 시간도 돈도 많이 써야 하는데 생각하던 몇 달 전 이런 말이 귓속으로 들어왔다. 이제 제 차례예요? 엄마 아빠 동생 먼저 아니고 제 차례예요?” (17쪽) 포틀랜드에서, 샌프란시스코에서 그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온라인 데이팅 앱을 켜고 끝없이 자신을 알아줄 남자를 찾아 헤매던 어느 날 깨닫는다. 자신의 질문이 잘못되어 있었음을. 질문이 잘못되어 있으면 정답도 나올 수 없다는 것을. 마음을 내려놓고 이토록 헛된 답을 찾고 있었던 자신을 미국에서 사라지게 하고 집으로 돌아가자고 마음먹을 무렵, 그의 앞에 ‘한 사람’이 나타난다. 이 책은 가족과 일, 사랑, 자아가 모두 흔들리던 날들에 용감하게 자신과 당신을 찾아나서기로 한 40대 여성의 여정을 담고 있다. 한 장의 영수증에 하루를, 인생을 담는다. 정신 작가의 시 같기도 하고 노래 같기도 한 독특한 감수성과 문장은 여전히 빛나고, 깊이와 사색은 더해졌다. 현재 정신 작가는 미국에서 그간 모은 2만 5천 장의 영수증을 몇 개의 캐리어에 담아 들고서 한국에 돌아와 있다. 연도별로 봉투에 고이 담아둔 정신의 영수증들이, 정신의 놀랍고도 문제적인 하루들이 지금 당신에게 발견되길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먹고 사고 선물하고 내어주고, 소비하고 때론 허비하는 모든 것은 곧 우리의 삶이기에. 돈을 쓰고 물건과 장소의 추억으로 남은 모든 순간이 곧 우리의 인생이기에. “나는 한번 더 힘을 내고 싶었다 가자 원의 반경을 더 크게 그리자 너를 찾으러 태평양을 건너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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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정신이는 영수증을 모으는 사람이다. 영수증에 쓰여진 소비를 기록하는 사람이다. 기록이 시가 되니 참 그 방식이 신박한 사람이다. 남자를 꼬시는 재주나 글재주나 과감하다. 자주 쓰는 단어엔 예쁜 것이 많다. 목에서는 위로가 되는 소리가 난다. 그녀가 들려주는 하느님 얘기는 천국 문 앞으로 사람을 데려다놓는다. 아 그녀는 열아홉 아이 같은데 어쩔 때는 복덕방 사장님 같아서 그렇게 사라던 용산 땅은 샀어야 했었다. 무엇 하나 진심 아닌 것이 없는 눈으로 말할 때나, 웃을 때나, 짜증을 낼 때나 구겨지는 살갗도 그렇고 적절한 인상이다. - 홍진경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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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결국 ‘정신의학과 영수증’으로 오해받던 책 제목 ‘정신과 영수증’에 맞는 일을 해낸 것 같다. 영수증에 찍힌 그 시간에 기꺼이 머물렀다가 과거를 편집하여 지금으로 돌아오는 일은 정신과 상담과 닮아 있다.
자신의 날들을 구겨서 버리지 않은 정신의 이야기는 귀하다. - 도유길 (천 조합가, 재봉틀 운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