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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와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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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눈빛언어 / 차례

7 시인의 말

제1부

어느 돌멩이의 생애
피어나는 매화꽃
시간의 얼룩
창호지 바르기
제비꽃 당신
하늘 그림
참아낼 줄 아는 지혜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예그리나
텃밭 간이역
낙엽으로 먼저 온 가을
쉽게 설명되는 추억은 없다
당신에 대한 그리움
부여 궁남지
벼멸구 습격사건
가을과 나
대숲의 노래
바다를 바라보며38
푸른 물빛에 눈이 찔리다40

제2부

부질없는 습관
내 마음의 거울
가족이라는 끈
쇠비름
목화꽃구름
사랑꽃
쓴웃음
물음표와 느낌표
세월에 맡기는 인생
소나무 분재
파김치 한 통
어느 노인의 독백
일렁이는 그리움
가을
지게의 생애
당신의 말씀
달리는 물
생명이 되는 빗물
만남

제3부

눈빛언어
무심한 듯 피는 매화
그린내 가로등
그림자 돌아보기
이 가을의 낭만
억새꽃 지는 가을
박속처럼
당신의 푸른 꿈
전주 천변 풍경
여름 소나기
돌, 여기까지 오기엔
산 정상에 오르면
겨울과 나
파도
하늘의 이치
꽃과 나
청매실 푸른 그림자

제4부

생각의 힘
마음의 시각
오감의 느낌
홍시
조력의 힘
초록 속에 핀 그리움
만추 서정 수묵화
산사의 묵상
바람에 실려 온 꽃심
노송의 세월
신혼
마음으로 사는 세상
미명
철 이른 낙엽
저수지처럼
당신이라서 좋다
풀꽃 세상
알 수 없어요
아침 풍경
대숲에서1

제5부

각도와 간격
표정으로 읽는 심화
나에게 지는 나
추위를 견디는 꽃
기지개 켜는 봄
비는 음악가
거울을 보며
그대의 몸짓
나 외롭지 않다
심장 속의 건반
비탈에 선 나목
지워지지 않은 사진
옛 생각
삶이란
상생
그때에는
겨울로 가는 낙엽

저자 소개 1

《문예사조》 등단 시꽃피다 특별회원 포랜컬쳐 시부문 최우수상 문화예술동행 작가상 꽃다리문학상 본상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204g | 125*200*8mm
ISBN13
9788956657707

책 속으로

누구의 다정한 손길이었을까
차가워진 몸이 따뜻해지면
어둠 속에서 까맣게 눈을 떠본다

어디서 나고 자라
한순간 굴러 떨어졌을지 모를 꿈속에서
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눈을 감는다

세상에 모나지 않은 게 없다지만
아이러니하게 모가 나야
어디엔가 맞는 데가 있다

세파에 흔들리며 살다 보면
어느새 그곳에 맞아 들어가서
아무 곳에 끼워 넣어도 잘 맞아가는
너와 나의 모습들

그 끝까지 미치지 못하는 것은
완전한 것에 대한 유죄가 아니라고
여유 아닌 여유를 가져보는 시간

각을 잃은 돌멩이들은 발길에 차이면서도
살아 천년을 뒤로하는
길 위에 서 있는지도 몰라
--- 「어느 돌멩이의 생애」 중에서

펄펄 내린 눈이
제풀에 스르르 녹아내린다

매화가 이까짓 추위쯤이야 하고
비아냥거리듯 꽃을 피워냈기 때문이다
개구리 노랫소리 아스라이 들리는 양지 녘
세간에 향기롭지 않은 꽃 어디 없으랴만

가지 끝에 걸린 삭풍만 잦아지면
수줍고 가슴 시린 꽃 한 송이 피워낼 텐데

아직은 물러나지 않은 추위가 남아
짜릿짜릿 온몸을 전율케 하는데
남들은 생각지 못한 꿈을 피워내는 것이다

꽃이 그럴진대 그 열매는 어떠하리
하늘도 감동한 듯
따뜻하고 화사한 미소를 내려보내 주신다
--- 「피어나는 매화꽃」 중에서

기상을 깨우는 알람

어둠을 거둬가는 신기함에
콧노래도 불러본다
하루의 문을 열고 하늘을 점친다

성과를 내놓으라고 독촉하는 것들이
여기저기 존재를 드러낸다

잘하려다가 빗나간 결과처럼
당혹스러움이 얼굴에 모자이크 된다

하루를 마감하는 태양
명과 암이 다툰 자리처럼
세상사 모두가 얼룩 투성이

빛이 빠져나간 흔적 위로
얼룩진 마음조차 아련하다
--- 「시간의 얼룩」 중에서

해묵은 종이를 걷어내고
하얀 한지로 문을 발랐다

문 안과 밖이 환해졌다

너무 칙칙해서 문에 구멍을 냈더니
바람이 먼저 들어와 앉는다

그 옛날 추억도 따라 들어오고
햇살도 한 줌 들어와 자리한다

아이들 노는 시끌벅적한 소리
나무들이 물 올리는 소리
별들이 내뱉는 숨결 소리
실바람처럼 길게 따라 들어온다

창호지를 바르고 문을 닫으면
그 얇은 한지가 벽이 되기도 한다

문이 벽이 아닌 문이 되려면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바깥이
서로 마음을 열어야 한다
--- 「창호지 바르기」 중에서

그저 바라만 봐도
그 작은 미소가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

행여 아파한다면
내 가슴이 먼저 슬퍼지던 꽃

떨궈진 슬픈 미소가
만약 눈물이 된다면
내가 먼저 울 것 같은
애처로운 꽃

언제 봐도 코끝 찡하게
가냘프기만 한 작은 얼굴이
눈처럼 피어나는

애잔하고 슬픈 제비꽃 당신
--- 「제비꽃 당신」 중에서

다섯 살 손녀가 그림을 그린다

하얀 도화지 위에 하늘을 그린다고

파란 색연필로 가로줄을 열심히 그어가다가
한쪽을 남기고 다음으로 이어 간다

옆에 있던 내가 궁금해서 거긴 왜 남기느냐 물었더니

대뜸 하는 대답이 아잉 할아버진 다 아시면서
거긴 구름 그림이잖아요

구름이 없으면 하늘인 줄 아무도 모르잖아요

똘똘한 손녀 눈이 보석같이 빛나는 순간

내 마음속에 선명한 사진처럼 그 보석이 들어와 박힌다
--- 「하늘 그림」 중에서

칠순을 넘겨서야
나를 용서하는 법을 깨달았습니다
밝고 따스한 세상임을 느낄 무렵
침묵이 친구처럼 다가와 앉습니다
모든 것들이 사랑스럽고 다정해야
지그시 감았던 눈에도 웃음이 보인다 했지요
무엇 하나 외면하지 않고
모든 것 받아들이는 숙명이
이제는 내가 같이 살아가야 할
친구요 동반자입니다
그동안 지나온 과거가
헛된 세월이 아니었음을 비로소 알았고
범사의 이치도 조금은 깨달았습니다
사랑하는 만큼 가슴앓이도 크지만
참아낼 줄 아는 지혜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 「참아낼 줄 아는 지혜」 중에서

묵직하게 앉아 있는 바위도
속절없이 늙어가는 저 고목도
나와 같은 처지에 있음을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당신이 떠나기 전
내 손을 말없이 꼭 쥐여주던
뜻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푸념이 무엇인 줄 잘 모를 땐
모든 것이 행복인 줄 알고
잘도 웃었었지만

이제 내가 맥없는 바위요
죽어서도 눕지 못하고 서 있는
고목 신세 되니 속울음뿐입니다

과거를 남의 일처럼 지나치며 나를 위로하던
못난 자존심이 참 가엽습니다

나의 허무한 넋두리를 비웃듯
한 해 한 해 다시 나서 잘 자라는
풀들이 이제는 오히려 부럽습니다

나의 모든 것들이 갈 길을 잃고
넋두리처럼 돌아오는 것들은
덧없이 살아온
나의 인생임을 받아들일 때인가 봅니다
---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중에서

말없이 바라보는 눈빛들이
서로에게 주는 꽃이었으면 좋겠어

표정 없는 마음도
햇빛같이 따스한 옷이 되어준다면
그것이 봄날이지
생각만 열려있어도 그것은 행복이지

진실한 사랑이 담뿍 담긴 마음으로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시간들이어서
피곤을 잊고 사는 나는 행복한 사람

윤슬 같은 예그리나*
바로 당신 있어서 더 감동이었던 거야

한때는 내가 최고인 줄 알던 바보
영예로운 나그네 같다는 시절도 보냈었지

하지만 아집의 빈 껍데기 때문에 괴롭기까지 했지

마음대로 생각대로 주고 싶어도
주지 못하는 욕심 때문이었소

유행가 가사처럼 버려라 훨훨 벗어라 훨훨
나는 백치가 되어서 살아가야 할까 봐

사랑하는 우리 사이

--- 「예그리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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