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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는 권력의 장악과 확장 과정에서 온갖 이념적 은폐를 포기하였고 통치의 가면으로라도 그런 것이 필요함을 인정하지 않았다. 옛날부터 역사적인 사건에서 자기들이 찾아냈던, 또는 작동시킨 사상들에 대해 자부심을 가진 독일 국민은 이 정권에 권력을 주면서 어떤 이념도 좇지 않았다. 그 시대에 널리 퍼져 있던 말마따나 히틀러 편에 서기 위해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 어떤 시대적 역할을 그에게 억지로 주려고 시도해보아도 헛수고만 할 뿐 아무 소용도 없다.
그가 많은 사람들에게 이따금 아주 불쾌하게 여겨지긴 했어도, 여전히 다수의 마음을 사로잡고 제압하고 너무나 오랫동안 옭아맨 것은 다름 아닌 히틀러 자신이었다. 평생 동안 그를 앞으로 몰아갔던 통제를 모르는 힘은, 강자의 권리라는 문명 이전의 원칙뿐이었다. 오로지 그 원칙만이 그가 자신의 세계관이라고 내세운 것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 p.2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