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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메모』
1부 메모주의자 메모해둘걸 비메모주의자의 고통 나는 왜 메모주의자가 되었나 메모에 관한 열 가지 믿음 메모는 나를 속인 적이 없다 메모의 부화 2부 나의 메모 10월 6일, 김소연과 오소리의 날 제기랄, 나도 꿈이 있었으면 좋겠다 한 사람의 어떤 노력도 중요하지 않은 세상 지금 어디선가 고래 한 마리가 숨을 쉬고 있다 말과 몸 꼽추의 일몰 나는 당신을 위해 메모합니다 에필로그 『미묘한 메모의 묘미』 들어가는 말 : 메모는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 1. 메모의 경험들 : 나는 메모의 총합이다 1) 책에 남기는 메모 2) 어둠 속의 메모 3) 산책하면서 하는 메모 4) 목표를 이루기 위한 메모 2. 메모의 도구들 : 쓰려고 다 써 봤다 1) 메모 도구는 신체의 연장이다 2) 메모 애플리케이션 사용기 3. 메모의 방법들 : 추천하는 10가지 메모법 1) 작은 수첩에 메모하기 2) 카드에 메모하기 3) 표로 정리하기 4) 마크다운 메모법 5) 마인드맵 메모법 6) 사진으로 메모하기 7) 영상으로 매일 1초씩 메모하기 8) 일어서서 벽에다 메모하기 9) 목적에 따라 방식을 바꿔 메모하기 10) 지도에 메모하기 4. 메모하는 사람 : 메모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 1) 메모하는 사람이 되기까지 2) 요즘의 메모 3) 소설을 위한 메모법 4) 메모하는 사람의 하루 5. 메모에 관한 단상 : 호모 스크립터Homo Scripter 1) 나는 메모한다, 존재한다 2) 궁극의 메모 앱을 찾아서 3) 세상의 수많은, 나와 다른 호모 스크립터 나오는 말 : 메모를 지우면 글이 완성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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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메모』
“메모같이 사소한 일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질문에 CBS 라디오 PD 정혜윤은 되묻는다. 우리는 항상 사소한 것들의 도움 및 방해를 받고 있지 않냐고. 강아지가 꼬리만 흔들어도 웃을 수 있지 않냐고, 미세먼지만 심해도 우울하지 않냐고, 소음만 심해도 떠나고 싶지 않냐고. 그리고 덧붙인다. 몇 문장을 옮겨 적고 큰 소리로 외우는 것은 전혀 사소한 일이 아니라고. ‘사소한 일’이란 말을 언젠가는 ‘자그마한 기적’이라고 부르고 싶어질 것이라고. 『아무튼, 메모』는 메모는 삶을 위한 재료이자 예열 과정이라고 믿는 한 메모주의자의 기록으로, 비메모주의자가 메모주의자가 되고, 꿈이 현실로 부화하고, 쓴 대로 살 게 된 이야기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메모장 안에서 더 용감해진 이야기이다. 슬픈 세상의 기쁜 인간 “나는 너무 후져.” 그리고 어느 날 정말로 ‘갑자기’ 결심했다. 달라지기로. 뭔가를 하기로. 그만 초라하게 살기로 결심했다. 르포 작가가 되고 싶었다. 슬픈 세상의 기쁜 인간이 되고 싶었다. 내가 없으면 볼 수 없는 현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현실의 또 다른 측면에 불을 비추고 싶었다.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 나로서는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일이었다. 나 자신이 현실을 보는 새로운 눈이 없었다. 내 눈 두 개는 세태에 영합하면서도 아닌 척할 줄 아는 나의 영리하고 쩨쩨한 자아에 깊숙이 물들어 있었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메모의 화신’이 되었다. 나 자신을 위한 메모를 했다. 문구점에 가서 가장 두꺼운 노트를 몇 권 샀다. 거기에 책을 읽고 좋은 문장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나에게 도움이 될 생각들을 꿀벌이 꿀을 모으듯 모았다. 메모장 안에서 우리는 더 용감해져도 된다 그때의 노트들은 이제 어디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메모들은 지금의 내 삶과 관련이 깊다. 나였던 그 사람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당시 노트에 쓴 것들이 무의식에라도 남아 있으리라, 나는 믿는다. 어느 날 무심코 한 내 행동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 믿는다. 이게 메모를 하는 가장 큰 이유인지도 모른다. 무심코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 좋은 것이기 위해서. 혼자 있는 시간에 좋은 생각을 하기 위해서. 그런 방식으로 살면서 세상에 찌들지 않고, 심하게 훼손되지 않고, 내 삶을 살기 위해서. 마음은 어둡지만 미래에 대한 계획은 있다 메모장이 꿈의 공간이면 좋겠다. 그 안에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이 있다면 더 좋다. 그 안에서 나는 한 해 한 해 나이 들고, 곧 잊힐 상처와 결코 잊히지 않을 슬픔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 알게 된다. 내가 무엇 때문에 슬펐는지 어떻게 버텼는지 알게 되고, 나를 살피고 설득하고 돌보고 더 나아지려 애쓴다. 반대로 내가 언제 행복한지 언제 심장이 뛰는지도 알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