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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시간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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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즐거움

책소개

목차

1. 악몽
2. 화보집
3. 소꿉친구
4. 내 별명은 마루오
5. 가랑눈 내리던 날
6. 굿바이, 마이 프렌드

저자 소개 2

후쿠다 다카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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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ahiro Fukuda,ふくだ たかひろ,福田 隆浩

1963년에 태어나 일본 효고교육대학 대학원을 수료했습니다. 지금은 일본 나가사키 현에 살면서 특수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열풍』으로 제48회 고단샤아동문학상 신인상에 입선했고, 지금까지 쓴 작품으로 『이 멋진 세상에 태어나』, 『빨간 머리 여의사 앤』, 『여름 기자』, 『비밀』, 『우리들의 시간은 흐 른다』, 『넘어진 교실』, 「내가 보디가드!? 사건 파일」 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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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IT 분야에서 일하며,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지식인’ 서비스와 ‘주니어 네이버’를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공감하고 감동받을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는 『내 동생은 렌탈 로봇』, 『뚱보의 겁쟁이 탈출기』, 『똥 친구』, 『우리들의 시간은 흐른다』, 『마음이 튼튼한 어린이가 되는 법』 등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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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1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152쪽 | 242g | 153*225*7mm
ISBN13
9788968300998

책 속으로

겨울이 성큼 다가와 부쩍 추워진 어느 날, 나는 또다시 그 꿈을 꾸었다. 시커먼 물속에서 남자아이가 천천히 떠올랐다. 눈에 익은 셔츠와 목덜미 그리고 짧은 머리. 역시 타쿠야의 뒷모습이었다. 그때처럼 타쿠야는 천천히 내 쪽으로 몸을 돌렸다. 하지만 꿈속의 나는 너무나 겁이 나서 어떻게 할지 판단하기도 전에 눈을 돌려 버렸다.
내 앞자리에 앉았던 타쿠야. 언제나 프린트를 건네주려고 뒤돌아보던 친구인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꿈인 줄 알면서도 마음이 조금 따뜻해지는 듯했다.
갑자기 주위가 밝아졌다. 더 이상 시커먼 물속이 아니었다. 활짝 열린 창으로 밝은 빛이 들어오는 우리 반 교실이었다. 모리 선생님이 주의를 주었지만, 남자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시끄럽게 떠들어 댔다. 처음엔 떠드는 아이들을 못마땅해 하던 여자아이들도 어느새 수다를 떨기 시작했고, 모리 선생님은 화난 목소리로 뭐라고 외쳤다. 그래. 늘 변함없는 우리 교실이다.
“프린트를 뒤로 전달하세요.”
야단치는 것을 포기했는지, 모리 선생님은 앞줄 아이들에게 프린트를 건넸다. 내 앞에 앉은 아이는 타쿠야였다. 원래 곱슬이었는지, 아니면 잠버릇 때문인지 언제나 머리가 살짝 구불거렸다. 키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나보다 조금 클까. 하지만 칠부바지에 세로줄 무늬의 녹색 셔츠를 입고 있을 때는 키가 꽤 커 보이기도 했다.
눈은 크고 쌍꺼풀져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빨려 들어갈 것 같았다. 언제나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방긋 웃었기 때문에 무섭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안녕, 이거 받아.”
반가운 목소리와 함께 타쿠야가 나를 돌아보았다. 생긋 웃고 있었다. 나는 프린트를 받으며 “고마워.”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괴로움이 마음을 옥죄어 입을 뗄 수가 없었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너무 슬퍼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어째서 타쿠야가 죽게 되었을까. 어째서 하느님은 우리 반에서 타쿠야를 데려간 걸까. 꿈에서 깬 나는 홀로 어두운 방 침대에 앉아 끝없이 울었다.---pp.23~25

행방불명이던 타쿠야가 바닷가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우리도 여자아이들처럼 소리를 지르며 울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다른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흐느껴 울던 아이도 있었는데, 우리만 억지로 눈물을 참으며 슬픔을 거부했다. 고집불통처럼. 결국 장례식 날에도 중간에 도망쳐서 타쿠야한테 작별 인사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
타쿠야니까……. 우리들의 친구니까…….
“사실 타쿠야는 살아 있어!”
이렇게 믿으면, 어느 날 문득 타쿠야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눈물을 흘리며 작별 인사를 하면, 타쿠야의 죽음을 인정하는 게 되니까. 그렇다. 우리는 모두 완벽한 바보다. 우리는 타쿠야의 죽음을 지금까지도 받아들이지 못했다.---pp.41~42

다음 날 수업 시간, 아이들에게 타쿠야의 책상을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고 말했다. 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반발은 상상을 넘어섰다. 어떻게든 설득해 보려고 열심히 말하고 또 말했다. 이제는 아이들이 타쿠야의 죽음을 받아들이길 바랐다.
분명 떠난 친구를 오래도록 기억하는 것은 아름다운 행동이다. 하지만 그 기억 속으로 너무 깊이 빠져들어서는 안 된다. 죽음에서 비롯되는 슬픔과 불행에 대해서도 잘 이해하길 바랐다. 또한 죽음을 쉽게 생각하고 미화하는 것은 절대 용서받을 수 없다는 것도 알았으면 했다.
지금 우리는 살아 있다. 계속 죽음에만 사로잡히지 말고, 살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다시 한 번 깨닫기를 바랐다…….
하지만 말을 하면 할수록 겉돌기만 했다.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얘기하고, 좀 더 천천히 다가갔다면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 생각만으로도 머릿속이 복잡해서 아이들의 반응을 제대로 살피기 어려웠다.
설득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아이들은 점점 귀를 닫아 버렸다. 아이들과 나 사이에 거리감이 느껴졌다. 괴로운 나머지 반장을 불렀다. 사노라면 왠지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지만 사노의 대답을 듣고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달았다.
나는 담임이면서 정작 아무것도 몰랐다. 아이들이 짊어진 슬픔과 아픔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다. 순전히 어른의 눈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가볍게 여기고 있었다. 이렇게 한심한 자신이 견딜 수 없이 싫었다. 나 같은 사람은 선생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pp.137~138

출판사 리뷰

이 책은 6개의 작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타쿠야의 반 친구들과 담임선생님이 화자가 되어 타쿠야가 죽고 난 뒤 벌어진 여러 사건과 상황을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재구성하지요. 그러면서 죽은 타쿠야가 살아생전 어떤 아이였는지를 느끼고 다양한 측면에서 이해하게 합니다. 마치 한 편의 추모 다큐멘터리를 보듯이 말이지요.
사랑하는 이의 죽음은 누구에게나 커다란 고통입니다. 학교에서 함께 생활하며 웃고 떠들던 친구가 어느 날 작별 인사도 없이 영영 떠나 버렸을 때, 남은 아이들이 느끼는 상실감도 그런 맥락에서 헤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야기 속 아이들은 저마다 큰 슬픔에 빠져 타쿠야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고, 미처 몰랐던 타쿠야의 모습을 하나둘 깨달아 가면서 더욱 그리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어른들은 아이들의 모습을 무척 걱정스럽게 바라봅니다. 타쿠야가 여전히 함께 있는 것처럼 교실 빈 책상에 수업 자료를 올려두고, 타쿠야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으며,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지 모를 위험한 장소에서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들을 보고 담임선생님은 타쿠야의 죽음이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판단하여 교실에서 타쿠야의 책상을 없애려고 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크게 반발하지요.
“선생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는 잘 알아요. 그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도 알고요. 하지만 어른들처럼 행동하기는 힘들어요. 좀 있으면 중학생이 되지만…… 아직 어른들처럼 쉽게 생각할 수가 없어요. (중략) 아직 타쿠야의 친구로 지내고 싶습니다…….”
어른의 눈에는 걱정스럽고 위태로워 보였지만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시간 속에서 슬픔을 이겨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만을 성급히 강요한 것을 부끄럽게 여깁니다. 아이들이 느끼는 슬픔과 안타까움의 깊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자신 역시 어른이라는 틀에 갇혀 마음껏 슬퍼하지도 위로하지도 못했음을 깨닫지요. 그러나 슬픔을 속으로만 삭이며 의연한 척할 수밖에 없었던 담임선생님의 심경을 찬찬히 보여주면서, 강인해 보이는 어른도 감정을 지닌 인간임을 새삼 깨닫게 합니다.
슬픔을 지울 수 있는 가장 좋은 약은 시간입니다. 슬픔의 자리에 추억을 하나씩 채워 나가며, 괴롭더라도 힘을 내어 죽은 이가 너무도 살고 싶어 했을 내일을 힘차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떠난 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마지막 선물일 것입니다. 작가는 타쿠야의 부모님을 통해 “저희도 아직 타쿠야를 잃은 슬픔을 이겨 낼 수가 없습니다. 아마 평생 그런 날은 오지 않겠지요. 괴로워요. 아직까지도 너무 괴롭고 괴로워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타쿠야에 대한 추억이 언젠가는 분명 우리의 슬픔을 덮어 주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기억을 떠올리는 것조차 괴롭지만, 타쿠야와 함께한 추억에 의지하며 살 수 있을 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요…….”라고 말하면서 깊은 슬픔에 빠진 이들이 삶에 대한 희망과 의지를 되찾기를 염원하지요.
이 책을 쓴 후쿠다 다카히로는 현직 교사로서, 그간 보고 느꼈던 아이들의 생활상과 심리를 사실적으로 그려 더욱 생생하고 깊은 감동을 전합니다. 사회적으로도 많은 아픔을 겪고 있는 요즘, 《우리들의 시간은 흐른다》는 힘겨운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작은 위로가 되어 줄 것입니다.

리뷰/한줄평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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