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작가의 말
오늘의 일상을 고마워하며 제1부 귀고리 독도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알밤과 어머니 양은 주전자 속의 사랑 잊혀지지 않는 선물 창고 정리 마지막 휴게소 서로 다른 멍에 제2부 딸의 취임식 빚쟁이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성형수술 조기 유학 마디가 생기는 시간 새 식구 맞이하기 제3부 98학번, 나의 도전기 거울 앞에 서다 공부한다는 것은 교학상장(敎學相長) 그리운 윤흥길 선생님께 기적 같은 날들 상선약수 자유의지와 운명 제4부 내가 지닌 향기는 모퉁이에서 마시는 아메리카노 빈궁마마와 6월의 넝쿨장미 암병동에서 무지외반증 나는 프락치였다 짝사랑 - 문학 노트 압록강가에 서다 연꽃무늬 스카프 청이 투박한 멋 미래를 예측하는 일 길을 묻는다 텃밭과 글밭 산딸기 해설 진솔한 고백이 뿜는 향 |
노경수의 다른 상품
|
나는 어떡하면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을까.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궁리하다가 함께 동화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함께 동화를 읽고 토론을 하다 보니 쓸 수 있을 것 같아 창작에 도전하였으며 MBC 창작동화 대상 수상으로 동화작가가 되었다. 그 덕에 특기자 전형으로 수능시험을 보아 대학에 들어갔고, 만학도로 공부하면서 박사학위를 받아 강단에도 섰다. 그러는 과정마다 아이들이 있었다. 좋은 엄마가 되려면 성장하는 아이들을 따라서 엄마도 준비해야 했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단계보다 2년만 앞서 공부하자고 마음먹었다. 그러다 보면 큰애가 대학에 들어가게 될 때면 나도 혹시 대학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는 하고 있었다. 그런데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는 꿈은 나를 동화작가가 되게 하였고, 그것은 대학생이 되는 지름길이 되었고, 큰아이가 5학년이 될 때 나는 대학교에 입학했다.
그러니 나는 아이들을 가르쳤다기보다는 아이들이 나를 가르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을 잘 키우려는 과정에서 내가 자랐으니 말이다. 함께 성장한 아이들은 이제 나의 보호자가 되어 이런저런 일을 마주할 때 상의하는 대상이 되었다. 그야말로 교학상장이었다. --- 「교학상장」 중에서 집 안에 가득 찬 행운목 향기 속에서 내 살아가는 모습을 돌아본다. 나는 어떤 모습일까. 보잘것없다고 생각했던 행운목은 사력을 다해 이토록 진하고 아름다운 향을 뿜어 올렸는데, 그 향기만큼은 아닐지라도 내게도 분명 숨어 있는 어떤 향이 있으리라. 행운목처럼 봉오리가 예쁘지 않더라도 나 역시 나의 향을 뿜을 수 있을 때까지 잎이 누렇게 뜨는 목마름을 기꺼이 감내하리라. --- 「내가 지닌 향기는」 중에서 |
|
노경수의 산문은 자신이 살아온 체험과 깊은 관련이 있다. 농사짓는 부부의 8남매 중 다섯째딸로 태어나 가난하게 성장한 사연부터 한 아름이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고등학교까지 다녀서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키운 사연이 또 다른 한 아름이다. 자식들 키우면서 뒤늦게 공부에 재미를 들여 독서지도를 하고 동화작가가 된 일이며, 그걸 계기로 만학의 대학생이 되고 나아가 대학원 석사, 박사를 연이어 취득해 대학 강단에 선 과정이 또 그렇다. 어디 이뿐인가. 첫딸이 17개월 때 치명적인 위암이 발병해 시한부 삶이 된 상태에서 아들을 낳고 도리어 건강을 되찾아 꿋꿋이 살아온 일, 집안의 연이은 사업 실패로 경제적 수난을 겪으며 이를 견뎌낸 일, 그러고 또 두어 해 전부터 유방암 항암 치료를 묵묵히 이겨내고 있는 일 또한 숨김없이 드러나 있다.
세상에 평탄한 삶이 어디 있으랴만, 노경수의 이런 체험기는 시련의 역사라 할 만도 하고, 또한 고난을 이겨낸 역경 극복의 스토리라 할 만도 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분명 자신에게 찾아든 운명과도 같은 조건이 남달리 험악한 성질의 것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불평하고 원망하기보다 순응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것을 이겨내 왔다는 점이다. (......) 노경수는 가난하게 자랐고 치명적인 병으로 시한부가 된 적도 있으며 사업 실패로 거주환경마저 불안정해진 나날도 있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병마에 시달리고 있다. 내 삶은 왜 이럴까, 하는 반항심도 없지 않았지만 노경수는 그마저도 긍정의 심리로 돌려놓고 있다. 어떤 악조건 아래서도 “자신에게도 분명 숨어 있는 어떤 향이 있으리라” 믿고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의 향을 뿜을 수 있을 때까지 잎이 누렇게 뜨는 목마름을 기꺼이 감내하리라”는 진솔한 고백은 곧 노경수의 삶을 대변한다. “나의 향을 뿜을 수” 있게 온몸으로 살았으니 그 삶에서 향이 나지 않을 턱이 없다! 작가의 말 귀향한 지 6년 차, 시골에서 청계 다섯 마리를 키우며 텃밭을 글밭 삼아 가꾸며 살아간다. 흙이 정겹고 텃밭에서 자라는 채소가 정겨운 문화마을 목천리, 청년이 6~70대인 노령마을이라서 나도 부녀회장을 맡고 있다. 감사하게도 그동안 틈틈이 써 두었던 글을 묶는다. 묶어놓고 보니 수필집이라고 해야 하나, 산문집이라고 해야 하나, 오래된 글에서는 묵은내도 나는데, 갓 짠 들기름 같은 고소한 향내를 풍길 방법은 없을까. 동화처럼 현재 시점으로 다시 구성하여 과거를 시간 변조하여 끌어오면 될 것 같은데, 궁리하다가 이 많은 글들을 언제 바꾸나, 생각만으로도 아뜩해서 묵은내 나는 대로, 꼬질꼬질한 대로 세상에 내놓는다. 묵은 글들이 대부분 고난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쓴 것들이어서, 알록달록 예쁘지도 않거니와 당시 글쓰기는 고난을 이겨내는 방편이었던 터라 산문집으로 묶기로 했다. 묶어놓고 보니 남편에게 미안한 글이 되고 말았는데, 이제는 그 시간이 축복의 통로였음을 알아 안쓰러운 마음 나누며 살아간다. 결혼하고 30여 년, 부부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다름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속 좁은 나에겐 힘겨운 일이어서 주변을 힘들게 하고 내 몸까지 혹사시켰다. 암을 두 번이나 앓았고, 여기저기 장기들이 사라졌거나 흉터가 생겼다. 그러고 보니 현대 의학에도 참 많은 신세를 졌다. 주눅과 열등감 덩어리였던 나로 인해 힘들었을, 이제는 안 계신 시부모님께 속죄하는 마음 간절하다. 시어머님이 이렇게 그리울 줄 미처 몰랐다. 학교 다니는 동안 서울행 첫차를 타는 나를 터미널까지 태워다 주기 위해 새벽부터 고생한 남편도 고맙다. 미움으로 눅눅했던 마음은 시간이라는 볕에 말려 보송보송해졌으니 시간은 분명 명약임에 틀림없다. 눈곱만큼도 예측할 수 없었던 미래와 이해할 수 없었던 당시의 고난을 함께 견뎌온 딸 유진이와 아들 현중이에게도 고맙다. 그 시간 두 아이는 나에게 오염되지 않는 참사랑을 실천으로 보여주었고 가족의 소중함도 일깨워주었다. 내 앞에 펼쳐진 모든 것들은 협력하여 선을 이루는 재료였음을 깨닫는 오늘의 일상에 감사하다. 혹시라도 나처럼 편협한 인식으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여기 실린 글이 친구가 되어주길 소망한다. 부족한 글 꼼꼼하게 살펴봐 주신 박덕규 교수님께도 감사한 마음 전한다. 모든 건 은총이었다. 2025년 8월 문화마을 목천리에서 노경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