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외딴집 붙들이
언양 장날 선택 붙들이 표 자가용 혜오 스님 그 겨울의 동화 봄아, 오지 마라 복사꽃은 지고 삼거리 전방 하잠리에 가면 작가의 말 |
선안나의 다른 상품
고광삼의 다른 상품
|
붙들이는 걷지 못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무릎 아래쪽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않아, 일어설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부터 늘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붙들이는 별로 불편한 줄을 몰랐습니다. 동네 사람들 역시 붙들이를 아기 때부터 보아왔기 때문에 별다르게 생각지 않습니다. 학교에 입학하던 날 다른 동네에서 온 아이들이 힐끔힐끔 쳐다보거나 붙들이처럼 기어 다니는 흉내를 내기도 했을 때, 잠시 의아하게 생각하여 어머니에게 나는 왜 남들과 다르냐며 묻기도 하지만,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넋을 놓던 어머니가 이제는 멀쩡한 날에도 멍하니 정신을 놓을 때가 많아, 붙들이는 중학교만 졸업을 하고 기술을 배우기로 합니다. 읍내 도장방 아저씨에게 몇 날 며칠을 사정한 끝에 도장 기술을 배우고, 수선집에서는 바느질과 재봉 기술을, 목공소에서는 목공 기술을 배웠습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오복 만물 수리점 오복이 아저씨에게 배운 전자제품 수리 기술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점점 쇠약해지는 어머니 때문에, 붙들이는 모든 일을 그만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붙들이가 집안 살림을 맡아 돌본 지 삼 년쯤 뒤 어머니는 세상을 떠납니다. 혼자 남은 붙들이는 외로움을 잊으려 쉼 없이 일을 합니다. 재 너머 암자에 사는 혜오 스님이 가끔 들르는 것을 빼면 붙들이는 늘 혼자였지요. 그러던 어느 겨울 날, 혜오 스님이 웬 여자를 힘겹게 들쳐 업고 붙들이를 찾아옵니다. 골짜기에 혼자 쓰러져 있었다는 여자는 아기를 가져 배가 불러 있었고, 온몸은 동태처럼 꽁꽁 얼어 있었습니다. 혼자 살고 있던 붙들이에게 아이와 아이 엄마의 존재는 커다란 삶의 의미로 다가옵니다. |
|
≪삼거리 점방≫은 무릎 아래쪽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않아 걸을 수 없는 장애를 갖고 태어난 붙들이의 이야기입니다.
갓난쟁이 다섯과 남편을 먼저 저세상으로 보낸 탓에 날이 궂으면 넋을 놓아버리는 어머니와, 생면부지의 아이와 아이 엄마를 돌보는 일은, 몸이 불편한 붙들이에게 충분히 고단하고 힘겨운 일이건만, 붙들이는 조금의 불평이나 힘든 기색 없이 삶을 묵묵히 꾸려갑니다. 오히려 그런 고단한 생활 속에서도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더 소중히 여기며 소박한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우직함이 그가 웃으며 삶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입니다. 비록 다리가 불편하지만, 그것은 다닐 때 남들과는 조금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는 것일 뿐, 붙들이에게 그 이상의 의미는 없는 것입니다.‘세상에 똑같은 사람이 어딨노?’라고 늘 말씀하시던 어머니에게서, 붙들이도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살아 내며, 그 속에서 나름의 가치를 발견하는 법을 자연스레 알게 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