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작가의 말
004 반(反)인성의 싹들 011 공정의 척도 037 사라지지 않는 것들 063 믹스 매치 093 별무늬 캐리어 121 인플루언서 판타지 149 장어프로젝트 175 잠영하는 나무 201 발문_이영철(소설가·한국소설가협회 부이사장 역임) 현실과 몽상, 숨어 있는 길 찾기 226 |
|
“누가 누구를 평가한다고? 무슨 기준으로? 말도 안 되는 얘기하고 자빠졌네.”
“세상이 공정해지고 범죄가 줄어들지 않을까?” H가 말했다. “이건 내면의 문제야. 속이려고 덤비는 사람을 어떤 기준으로 막는다는 거야?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도 있잖아. 법안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은 정직하다고 장담할 수 있어? 잘못 건드렸다가는 시민 폭동이 일어날지도 몰라. 게다가 점수 매기듯 정의심을 분류한다면 우리나라는 망할지도 몰라. 이건 수학 문제 풀이가 아니거든. 그런 인간들은 정치판을 떠나야 해.” --- 「공정의 척도」 중에서 |
|
작가의 말
난생처음 소설집을 펴낸다는 것에 주저함이 앞섰다. 2023년 6월부터 습작을 시작해 경력이 일천한 초보 소설가였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2025년 초 지자체 문화재단에서 지원하는 창작기금을 신청하였는데 덜컥 선정되었다. 기금을 받고 나니 걱정이 앞섰다. 아무리 찾아봐도 습작해 놓은 작품 수가 너무 적었다. 2023년 처음으로 쓴 「장어프로젝트」를 퇴고하고, 2024년 2월 신인작품상을 받은 세 작품을 보탰다. 그리고 2024년에 끄적거리던 작품들을 손보기 시작했다. 올해에는 대학원에 입학하여 문예창작을 공부하면서 소논문, 발제문 등 과제가 많아 집필에 시간을 많이 쏟아붓지 못했다. 이번 소설집에 중편소설을 한편 넣으려고 하였으나, 작품의 완성도가 부족해 싣지 못한 점이 아쉽다. 「장어프로젝트」는 한의학이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빠른 전개와 반전으로 재미를 살리고자 노력했다. 《월간문학》 신인작품상을 수상한 「공정의 척도」는 양극화, 불공정이 심화되면 우리나라도 범죄의 온상이 될 거라는 사회적 경고를 담았다. 한국소설신인상을 받은 「사라지지 않는 것들」과 「별무늬 캐리어」는 알코올중독자가 회복해 가는 과정을 정신병원의 서사와 함께 실감나게 담으려고 노력했다. 《서정문학》에서 소설신인상을 받은 「인플루언서 판타지」는 유튜버의 민낯을 드러내는 소설이며, 「믹스 매치」는 강아지를 의인화한 소설이다. 그리고 「반(反)인성의 싹들」은 반인성을 가진 사람을 두려워하던 주인공이 과거를 반추하며, 어른이 된 현재의 역할을 찾아가는 소설이다. 마지막 작품 「잠영하는 나무」는 코로나를 겪으며 호모루덴스로 혼자 집에서 지내는 것을 즐기던 세 여자가 다시 자기의 새로운 미래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소설가이자 스승인 박형서교수는 AI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AI가 지식을 무한정 습득해도 지성을 갖는 데는 한계가 있을 거라고, 예술의 근원이면서 인간의 약점인 망각과 오류를 흉내내지 못할 거라고, 선입견과 편견으로 보는 창작자의 시선까지 확장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AI가 예술 장르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누구도 대세인 인공지능의 물결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부디 인간의 가치와 존엄만은 AI에 침탈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늘 예술의 혼이 살아남기를 기도한다. 지난달에 딸이 결혼했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난 뒤 가족의 존재는 삶의 자양분이자 살아갈 명분이다. 늦깎이로 작가의 길에 들어서 자기계발서와 소설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족 그리고 작은 사업체를 대신 경영해주는 전문경영인 최홍석님에게 감사드린다. 2025년 9월 이용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