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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연원년의 풋볼
고려원 2000.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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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망자(亡者)에게 인도되어
2.가족 재회
3.숲의 힘
4.보거나 보이거나 하는 모든 존재는 꿈속의 꿈에 지나지 않는 겁니까?(포우)
5.슈퍼마켓의 천황
6.백 년 후의 풋볼
7.염불춤 되살아나다
8.진실을 말할까?
9.추방당한 자의 자유
10.상상력의 폭동
11.파리의 힘. 파리는 우리 영혼의 활동을 방해하며, 우리의 육체를 먹고, 그리하여 싸움에서 이긴다.(파스칼)
12.절망 속에서 죽는다. 제군들은 지금 이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까. 그것은 결코 그냥 죽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태어난 것을 후회하면서, 치욕과 증오와 공포 속에서 죽는 일이라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J.P.샤르트르)
13.재심(再審)

저자 소개 1

저오에 겐자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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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zaburo Oe,おおえ けんざぶろう,大江 健三郞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소설가. 1935년 에히메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교에서 불문학을 공부하던 1957년 단편 <기묘한 아르바이트>로 데뷔했다. 이후 <사육>으로 아쿠타가와상을, 『만엔 원년의 풋볼』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받으며 명성을 쌓았고, 1994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스물여덟에 장애를 가진 장남 히카리가 태어난 일은 그의 문학을 결정적으로 바꿔, 아들과의 공존은 평생의 주제가 되었다. 집필 활동과 나란히 반전과 평화를 위해 목소리를 낸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한 시대를 살았고, 2023년 여든여덟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인간의 실존을 파고들며 반세기 넘게 소설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소설가. 1935년 에히메현에서 태어나, 도쿄대학교에서 불문학을 공부하던 1957년 단편 <기묘한 아르바이트>로 데뷔했다. 이후 <사육>으로 아쿠타가와상을, 『만엔 원년의 풋볼』로 다니자키 준이치로상을 받으며 명성을 쌓았고, 1994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스물여덟에 장애를 가진 장남 히카리가 태어난 일은 그의 문학을 결정적으로 바꿔, 아들과의 공존은 평생의 주제가 되었다. 집필 활동과 나란히 반전과 평화를 위해 목소리를 낸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한 시대를 살았고, 2023년 여든여덟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인간의 실존을 파고들며 반세기 넘게 소설을 써온 그는, 『읽는 인간』에서 평생 곁에 둔 ‘보물 같은 책들’을 돌아본다. 어린 시절의 고전과 시집부터 만년의 책까지, 그 한 권 한 권이 어떻게 자신의 삶을 빚고 작품에 스며들었는지를 섬세하게 들려주며, ‘인간은 왜 읽는가?’라는 물음에 자기 생애로 답한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으로는 『개인적인 체험』, 『홍수는 내 영혼에 이르고』, 『새로운 사람에게』, 『그리운 시절로 띄우는 편지』, 『익사』, 『만년양식집』, 『아름다운 애너벨 리 싸늘하게 죽다』 등이 있다.

오에 겐자부로의 다른 상품

역자 : 박유하
1957년 출생. 고교 졸업 후 도일, 게이오대학 국(일)문과를 졸업하고, 와세다대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세종대 일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역서로 『일본근대문학의 기원』『마음』『풍장의교실』『인생의 친척』, 저서로 『누가 일본을 왜곡하는가』등이 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47쪽 | 591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12135072

책 속으로

나의 은근한 기대를 저버리고 시간이 지나도 눈은 꽃잎 정도의 얇은 조각으로 바뀌는 일 없이 가루눈 상태로 계속해서 내려 나는 언제까지고 눈을 친숙한 것으로 느끼지 못했다. 나는 눈속으로 나가지 않고 곳간채에 틀어박혀서 번역에 열중했다. 식사도 곳간채로 운반되었기 때문에, 내가 안채로 돌아오는 것은 스토브의 물 끓이는 주전자에 물을 보충할 필요가 있을 때 뿐이다. 그 때마다 나는, 눈에 취해 있으면서도 숙취로 인한 피로도 피폐한 기색도 보이지 않는 싱싱해 보이는 다카시와 그의 동료들을 보았다. 쌓인 눈의 퇴폐함의 징후를 새로 내린 눈이 덮어 감춰, 끓임없이 눈은 자신의 인상을 새롭게 한다. 따라서 안채에 있는 열광자들의 눈으로 인한 취기는 깰 틈이 없는 것이다. 그러는 동안에 나는주전자에 눈을 녹여 물을 쓰는 방법을 생각해냈으므로 나의 일상 생활은 좀 더 뚜렷하게 안채로부터 분리되었다. 나는 스스로도 표정이나 동작이 축 처져 있음을 자각할 정도의 아무한테도 감시받는 일 없는 이의 안일함에 젖어, 휘날리는 타인의 눈(雪)에 둘러싸인 사흘간을 보냈다.

하긴 설날에는 아침부터 두 번에 걸쳐 진과 그 가족이 나의 은둔생활을 깨뜨렸다. 우선, 새벽녘에 진의 장남이 나를 불러 깨우더니 진이 네도코로 가의 현 가장인 나에게, 와카미즈를 길어가라고 한다고 전했다. 그런 토속적 풍습에 영향받기 쉬운 노인처럼 긴장하고 있는 진의 아들은 신문에 끼여 있던 광고지 뒷면에 흐린 연필로 그려 알아보기 어려운 와카미즈까지의 지도를 위엄 있는 얼굴로 내게 내밀었다. 전등이 희미하게 비치는 계단 아래에서 검게 그늘진 조그만 눈의 응시를 받으면서, 나는 진이 만든 금년의 정화수까지의 길이 그려진 지도를 머릿속에 집어넣으려고 했지만, 그것은 불가능했다. 나는 단념하고 이층으로 돌아와 외투를 단단히 껴입었다. 불쌍하게도 진의 아들은 나의 와카미즈 긷기에 동행할 것을 명령받고 왔는지, 물에 젖은 개처럼 몸을 떨면서 입을 다물고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다.

---pp.266~267

추천평

오에 겐자부로가 노벨문학상을 받았을때 한국에서는 놀라움과 시기심이 섞인 눈으로 그 사실을 받아들였다. 오에가 노벨상을 받게 된데에는 그의 작품의 질적 완성도보다는 국제적인 홍보 탓이 컸다는 말도 있었고 그만한 작품은 한국에도 얼마든지 있다고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의 한국에는 오에의 작품이 몇 편 번역 되지 않은 상태였고, 정작 노벨상을 받은 작품인『만연원년의 풋볼』은 소개되지도 않은 상태였다. 게다가 그의 다른 작품들이 노벨상 수상작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다.

뒤늦게 소개되는 이 소설은 오에 겐자부로라는 거장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는 이 소설의 주인공인 미쓰사부로라는 사내의 절망과 구원을 통해 전후 일본사회의 정체성을 근원적으로 보여준다. 그의 소설은 쉽게 읽히지 않는것으로 유명한데 특히 이 소설은 서두부분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 장애자 아이와 알콜중독의 아내 그리고 친구의 죽음 등 좌절과 절망에 파묻힌 주인공의 심적 상태가 현실과 꿈의 구분없이 모호하게 표현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두부분의 존재론적인 묘사 장면을 넘어서고 나면 잘 읽히는 소설이 되기도 한다. 한번에 읽어내리기엔 분명 쉽지 않은 소설이지만 대가의 걸작이 지니는 감동을 간직한 소설이다.


--- 편집자의 말
27세의 미쓰사부로는 문학을 전공하고 번역을 하는 직업을 가진 기혼자이다. 그는 추한 용모를 가진데다가 한 쪽 눈의 시력까지 잃은 불구자이다. 그의 어린 아들도 뇌에 장애가 있는 정신장애자의 상태로 병상에 누워있다. 아내는 알콜중독에 걸려있고, 가장 친한 친구마저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살을 하자 그 역시 삶의 희망을 버리게 된다. 그런데 시코쿠 산골의 몰락한 지주의 후손인 그에게 집안의 옛집을 후하게 사겠다는 제의가 들어오자 그는 알콜중독인 아내와 좌익운동을 하다가 좌절한 후 미국으로 도피했던 동생 다카시를 거느리고 고향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의 고향은 과거 만연원년(1860)에 막부시대의 민중투쟁이 있었던 곳이다. 그 과거의 망령에 사로잡혀 있는 다카시는 현재의 그곳에서 경제권을 틀어쥐고 있는 조선인 슈퍼마켓 주인에 대항하기 위해 청년들을 모아 풋볼팀을 조직한다. 다카시는 주민들을 설득해 폭동을 일으키고 슈퍼마켓을 털지만 결국 실패하고 자살하게 된다. 자살하게 된 경위에는 다카시의 영혼을 구성하고 있던 어두운 인자, 백치이자 자폐아였던 여동생의 죽음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 폭동의 와중에 그와 성접촉을 가졌던 미쓰사부로의 아내는 동생의 아이를 잉태하게 된다. 그러나 미쓰사부로는 동생을 잃게 된 계기로 자신의 차갑고 무심했던 탈에서 빠져나오며 장애자인 아기와 태어날 아기를 모두 잘 키우자는데 아내와 합의한다. 그들은 새 출발을 위해 그 마을을 벗어난다.
리뷰 총점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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