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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두기
오에 컬렉션을 발간하며 1. 작가가 소설을 쓰려 한다 작가의 시간을 살다 텅 빈 원고지를 마주하고 쓰기도 전에 요약은 미친 짓이다 작중 인물은 작가 자신인가? 작가 (1) : 달걀 안에서 달걀을 삶으려는 요리사 숲속 골짜기 소년 작가 (2) : 사자를 상대화하는 들쥐 사르트르와 시점의 문제 작가 (3) : 말의 연금술사 언어의 더듬이 운동 독자의 출현 2. 말과 문체, 눈과 관조 소설 쓰기를 방해하는 괴물들 진짜 문체와 가짜 문체 앨리스의 고양이 묘사하기 현실의 시간과 소설의 시간 언어를 통한 암중모색 가짜 작가는 쉽게 쓴다 세상을 관찰하는 ‘눈’의 도입 소설은 ‘관조’를 타인에게 전달 가능하다 3. 표현의 물질화와 표현된 인간의 자립 시, 에세이 그리고 소설 어둠 속 광맥을 찾아 헤매는 상상력 이미지의 물질화 (1) 이미지의 물질화 (2) 소설 속 인물의 창조와 자립 다양성과 상상력 4. 작가에게 이의를 제기하다 이건 내가 원하던 소설이 아니야 자기 부정만이 감동과 변혁으로 이어진다 상상력의 힘 이의 제기 : 왜 섹스와 폭력에 매달리는가 fuck과 오망코 성聖의 고수와 성性의 고수 이의 제기에 당당히 맞서라 5. 표현되는 말의 창세기 작가의 육체=의식 기억해 주십시오 나는 이렇게 써 왔습니다 연극배우의 독설 말이 사람과 세상을 만든다 언어의 상상력 ‘주문이 많은’ 언어 독자가 소설 속에서 작가를 마주하다 6. 지움으로써 쓰다 내 원고가 혐오스럽다 ‘읽는 사람’ 입장에서 원고를 고치다 팔을 잘라 내는 마음으로 지워라 작중 인물의 이력서 만들기 이력서에서 이력을 지우는 도박 추가보다 삭제가 원칙이다 마지막 작업과 새로운 시작 작가의 말 해설 연보 |
Kenzaburo Oe,おおえ けんざぶろう,大江 健三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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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된 이미지는 대부분 작가의 현실 생활 속의 관찰에서 생겨난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물리적인 카메라의 눈이 순간 포착하는 이미 고정된 관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 내부로 이어져 항상 살아 움직이는 관찰이다. 그것은 어떤 형태로 외부에 방증이 되지는 않는다.
--- p.15 이제부터 쓰려는 소설을 요약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친 짓이다. 요약을 시도하는 것만으로 전부 손쓸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 p.18 작중 인물이란 현실 세계의 인간 모습을 그대로 갖춘 채로, 결코 닫히지 않는 원주율처럼, 항시 도약 운동을 하고 있는 불확실·미정형의 존재여야만 한다. --- p.23 때때로 그렇게 ‘사물’의 기괴한 확실성을 느끼는 주체가 다름 아닌 자신이라는 것을, 그래서 자신이 어둠 속에서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는 한밤중에는 돌도, 물줄기도, 나무도, 숲조차도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착각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부터는, 결국은 마주하게 될 다음 단계의 불안과 그 해결에 대한 힌트 같은 것의 감촉을 느꼈다. --- p.31 작가에게 있어 문체란 언제나 충분히는 의식화할 수 없는 면이 있는 법이다. 여기에 문체 문제의 핵심에 관계되는 다양한 계기가 잠재해 있다. 작가가 의식적으로 어떠한 문체를 채택하려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실제로 얻게 된 문체는 어느 지점에서인가 작가의 의식에 의한 기획을 초월하고 있다. --- p.52 소설을 쓴다는 것은, 이미 작가 의식 내부에 존재하는 것의 등가물等價物(equivalent)을 문장을 통해 완성하는 그런 작업이 아니다. --- p.61 소설을 쓰는 작업은 언어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의 뿌리에 도달하려는 시도이다. --- p.67 문체라는 문제, 그것은 항상 새로운 ‘현재’의 문제이다. 작가 자신의 존재감이 그러하듯 문체는 작가에게 ‘지금’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 --- p.70 관조야말로 다름 아닌 독자적인 시점의 설정이고, ‘눈’을 도입함으로써 가장 단적으로 작가에게 주어지는, 작가 자신을 넘어선 세계를 창조하는 열쇠이다. 나는 이 생각을 내 소설관의 근본적인 핵심으로 삼고 있다. --- p.76 나에게 있어 습작 소설은 방금 죽인 피해자와 같았고, 나는 뒤돌아 그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 거의 공포에 가까울 정도로 극도로 혐오스러웠다. --- p.84 작가는 언어의 광물 표본을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땅속 깊은 곳, 어두운 곳에 묻혀 있는 광맥 전체에 대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다. --- p.88 작가가 ‘사물’의 실현에 성공한, 이미지의 물질화에 성공한 소설을 읽을 때 종종 우리가 경험하는 것은, 책장을 넘긴 눈=의식에 주변 사물이 완전히 새롭게 보이는 현상이다. --- p.98 번개 같은 상상력의 섬광으로 전체를 파악하는 시와 달리, 소설의 상상력은 모래 위를 걷는 조개의 발처럼 바로 옆을 천천히 쓰다듬어 가며 조금씩 전체를 파악해 나간다. --- p.111 작가가 실제로 글을 쓰는 행위 자체에 현재의 자신을 극복하고 새로운 자신에 도달하고 싶다는 소망이 담겨 있고, 그 소망 자체가 글을 쓴다는 행위를 통해 현실화되고 있다는 의미와 다름이 없다. --- p.116 문학적 감동이란 그것을 읽는 사람도 결국 자기 부정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자기 자신의 변혁의 위기를 향해 스스로를 앞의 어둠 속으로 내던질 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 p.120 말이 사람을 만든다. 말이 세상을 만든다. 말이 사회를 만든다. --- p.158 독자는 ‘사물’의 존재감을 담당하는 이미지를 구성하는 구조재로서 잘 선택된 단어를 접할 때, 매우 관념적인 단어를 접할 때처럼 그 단어를 의식의 표층에 미끄러지듯이 스쳐 지나가게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 --- p.171 모호한 한 줄은 반드시 정확한 한 줄로 바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쳐 쓰기를 반복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정확한 한 줄을 뽑아낼 수 없다면 차라리 그 한 줄을 삭제하는 편이 더 낫다. 그 편이 모호한 한 줄보다 더욱 ‘표현적’이다. --- p.197 너는 오랜 세월 동안 작업을 했고, 네가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종이 위에 쏟아부었다, 너의 존재 자체가 결국 이 정도인 것이다, 육신의 네가 이 현실 세계에서 그런 존재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이 소설 역시 그런 존재로 낯선 타인에게 제시하라. --- p.199 누구나 인생에서 소설이 될 법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한두 개는 갖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직업 작가로서 꾸준히 써 나가려면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방법론과 소설이란 무엇인가 하는 인식론이 제대로 갖추어져야 한다. 아니 완벽하게 갖추어지지 않더라도 그러한 의식을 갖고 써야 한다고 오에는 몸소 보여 주고 있다. --- p.237 히라노 게이치로平野啓一?, 나카무라 후미노리中村文則 등 현대 일본 소설계를 주름잡는 인기 소설가들이 오에를 ‘소설가의 소설가’, ‘소설가의 스승’으로 칭송한다. 오에의 열광적인 팬임을 자임하던 아사부키 마리코朝吹?理子는 첫 만남에서 실신해 버릴 정도였다. --- p.238 한 자도 쓰지 않는 날은 없다. --- p.2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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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단지 나 혼자만을 위한 작업에 머무르지 않고, 이제부터 새롭게 소설을 쓰는 사람들을 위해서, 또는 소설을 비평하려는 사람들을 위해서 유효하기를 바란다. - 지은이 오에 겐자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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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선생의 치밀하게 고심하는 모습에 글쓰기 지망생들은 기가 눌리겠지만, 최후의 순간에는 반드시 위로받을 것이다. - 나가시마 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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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으려는 사람, 또 쓰려는 사람은 프로든 아마추어든 이 책을 읽어라! 나는 이 책을 보며 소설가로서 인생을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다···. - 마치다 코우 (소설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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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 겐자부로는 ‘종이’와 ‘펜’으로 ‘소설’을 쓴 최후의 대작가였다. 『쓰는 행위』는 ‘쓰기’와 ‘지우기’를 둘러싼 ‘육체=의식’의 경험으로서 집필의 현장을 사고한다. - 구도 요코 (도쿄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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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는 ‘무엇을 이야기하는가’라는 내용이 주목받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그는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라는 형식, 즉 표현 방식을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공부한 작가이다. - 정상민 (옮긴이,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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