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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답과 유당은 거의 하루 종일 떨어져 지냈다. 구답은 남자들을 따라 다녔고, 유당은 여자들과 함께 먹을 것을 구하러 돌아다녔다.
남자들은 멀리까지 나가 돌아다니며 사냥감을 찾았지만, 결과는 별로 시원치 않았다. 아직 그곳에 남아 있던 몇 안 되는 캥거루들은 너무나 눈치가 빨라져서 가까이 다가갈 수조차 없었다. 구답과 나머지 사내아이들은 많은 시간을 땅을 파헤쳐 도마뱀을 잡는데 썼다. 도마뱀은 마리 수로 따지면 꽤 되었지만, 너무 덩치가 작은 것들뿐이었다. 아이들의 허리띠에는 죽은 도마뱀들이 축축 늘어진 채 매달려 있었다. 사냥을 나갔다 집으로 돌아온 사람들은 집 근처에서 백인들이 타고 다닌다던 말의 발자국을 발견했다. 말 발자국은 늘 보던 동물들의 발자국과는 두드러지게 달라서, 선명하게 남아 있던 발자국들이 마치 자기를 봐 달라고 소리치는 듯했다. 사람들은 조심스럽게 움막 쪽으로 다가갔다.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백인들이 그곳을 다녀갔다는 사실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구답은 새 식구들과 잘 지내고 있었지만, 그래도 문득문득 죽은 가족이 그리웠다. 모닥불 잿더미에서 타다 남은 창자루를 골라 땅을 파는 막대기로 쓸 때마다 구답은 가족들이 처참하게 죽던 그 날의 냄새와 참혹한 광경, 그리고 비명 소리가 머리 속에 떠올라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pp.82~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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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 아이, 구답과 유당을 통해 보는 호주 '애버리진'의 핍박 받은 역사
두 원주민 아이, 구답과 유당의 여정을 통해 호주 '애버리진'의 역사를 알리는 책이 우리교육에서 발행하는 힘찬문고 20번으로 출간되었다. '애버리진'은 1606년 이후 네널란드와 영국의 백인들이 들어오기 전까지 광활한 호주 대륙에 살고있던 원주민의 통칭. 백인들이 대륙에 발을 들여놓던 당시만 해도 백만명에 이르던 호주 원주민들은 현재 전체 인구의 1.5%에 불과한 이십구만명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다.
그렇게 이 책은 그동안 역사의 그늘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호주 원주민들의 겨운 역사를 한편의 소년소설 형식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또한 대륙의 원주민들을 제쳐두고 어떻게 백인들이 백인 우월주의를 일컫는 '백호주의'를 외치며 땅을 가로채게 되었는지를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면서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땅은 모두의 것이어야 한다!" 이 말은 이야기의 전 과정에 묻어있는 원주민들의 울부짖음이다. 땅과 먹을것을 빼앗고,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며 정복을 일삼는 백인들을 찾아가 원주민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너희와 이야기를 하러 왔다. 이곳은 우리의 땅이다. 우리가 이 땅의 주인이다. 너희들도 이 땅에서 살수는 있다. 그것은 괜찮다. 하지만 우리가 뿌리를 내리고 사는곳에서 우리를 몰아낼수는 없다. 너희는 뻔뻔스럽게 행동해서는 안된다. 우리가 주인이고 너희가 손님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노래를 부르고 코로보리춤을 추면서 이곳의 짐승들과 나무들을 키워냈다. 우리는 우리의 법에 따라 이 땅을 책임지고 돌보고 있다. 해마다 우리는 여러곳에 흩어져 있는 동물과 나무들의 영혼을 찾아가 이야기를 한다. 어서 자라서 여러곳으로 퍼져 사람들을 위해 풍요로워지라고 우리는 말한다." 이 책을 통해 들여다본 호주 원주민들의 생각과 정신은 자연과의 합일에 닿아있다. 인간과 자연은 한몸이라는 믿음으로 그들은 결코 같은곳에 오래 머물러 살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물웅덩이를 포함해 그곳에 살고 자라는 동식물들의 씨가 말라버릴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그들은 일부러 이곳저곳을 옮겨다니며 산다. 물론 이 이야기는 아이들의 이야기로만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또 그런 역경 속에서 꿋꿋하게 살아남은 아이들의 용기도 배울만하다. 하지만 이 작품에 등장하는 호주 원주민들에 대해 조금만 더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고 본다면 이 책은 더욱 값진 경험으로 남기에 충분하다. 에뮤, 콕카투, 고아나, 모포크, 딩고, 유칼리나무 등 호주 대륙에만 서식하는 동식물들이 이야기의 이채로움을 더해주고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