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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流民 日記 流民 日記1-적막의 사리 流民 日記2-모란장 流民 日記3-붉은 줄장미 넝쿨 아래 비를 견디며 화려한 식사 그릇을 닦다 거리의 창문 섣달 보름 낯선 번지를 기웃거리다 입동의 산 속 다시 돌아와 일기를 쓰지 않는다 물기가 걷힙니다 멍이 가시지 않는다 환골탈태의 꿈 몽유의 외출 그늘에 대해 보내온 시집 2 건봉사에서 보냅니다 건봉사에서 보냅니다 금시내 안 바람이 불어옵니다 남당 포구에서 봄비, 수타사 버스 안은 어둡다 3월 이른 제주 바다 대구, 수성못 운주사 다녀왔지요 목포 북항에 가면 은비령 화전 2월 통영 앞바다 신기저수지 가는 길 어느 여름날 세상 주유 시외버스 터미널에 갑니다 비, 뒤척임 봄ㆍ一點 집에 돌아오다 3 여자가 가네 그레고리안 성가 마지막 저녁상-이기애 시인을 영결하며 논술 수업 영안실 가는 길 봉은사 저녁 다시 봉은사에서 원남동에 가면 안개의 그물 여자가 가네 대학로에서 태풍 속에는 부음을 듣는 저녁 강아지풀 아래 영화관에서 디지털 중독증 상강霜降 가까운 날 출근길에서 만나다 4 고리에 대하여 나무 한 채 쉬땅나무 제라늄 화분 비워지고 머뭇거리며, 길이 나무들의 몽정 고리에 대하여 잠이 쏟아진다 해마다 나무들은 근황 노을 색깔 찾기 봄 소풍 선線이 있네 남은 편지 느닷없는 사무침으로 내 마흔 나이에 한눈파느라 낡은 문 앞 젖은 기억 집을 찾는다 해설_'뜨거운 상징'을 구현하는 시학-流民에서 定住民까지 이상호(시인, 한양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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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옥 시는 현란한 수사나 생경한 목소리를 탐하지 않는다. 이번 시집의 큰 장점은 담담하게 현실을 성찰하거나 비판하면서도 조용히 스스로 안으로 굽어드는 분위기가 더 짙다. 겸허와 공평이 사회의 이상이자 정의가 될 때 우리 모두는 '비로소 깊은 잠' 에 들어 조금이나마 시인이 염원하는 죽음보다 더 고요한 평화와 자유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절실한 명제임에도 한껏 목소리를 낮추어 스스로에게 호소하듯 나직이 다가오는 김용옥 시는 현대적 서정시의 한 차 원을 실현한 것으로 생각된다. 숱한 떠돌이의 과정을 통해 비움의 높은 가치를 체험하고 그 속에 존재의 영원한 집을 짓고 들어 살려는 시인의 시적 다짐은, 현대인들이 너나없이 물신주의에 빠져 거의 약탈 수준의 이기주의외 탐욕에 젖어 있는 것을 조금이나마 제어하고 희석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래서 그의 시가 갖는 현대적, 현재적 의의와 미덕은 독자에게도 큰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ㅡ 이상호(시인, 한양대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