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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독립을 꿈꾸게 해준 집 12 청춘들의 반지하 18 낭만의 옥탑방 27 도시의 마지막 집 33 벽돌집 노스탤지어 41 미래의 원룸 49 살기 좋은 빌라촌은 어디에 57 아파트 키즈가 추억하는 집 63 정상 가족의 욕망이 된 아파트 70 아이의 집, 우리의 집 79 단지가 마을로, 입주민이 이웃으로 87 어린이 키우기 좋은 동네 vs 어린이가 공부하기 좋은 동네 94 셀럽들이 산다는 주상 복합 건물 103 골목을 지나 만난 제2의 집 집과 도시를 연결하는 골목 112 스스로 설계하는 한옥 119 도시 밖 세컨드 하우스 126 대안적 삶을 만드는 단독 주택 134 일하는 자리 142 제3의 공간이 된 카페 149 도시민을 환대하는 공원 155 오래된 책의 집, 동네 도서관 161 집단과 개인의 경험이 교차하는 영화관 168 쇼핑몰은 확신의 예스 키즈존 174 움직이는 집, 자동차 181 일이 싫어질 때 호텔 187 자기만의 책방 194 등장한 책과 영화 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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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독립, 정서 독립. 약간의 자유와 바꾼 기숙사 생활은 무엇 하나 준비할 겨를 없이 사회에 나가기에 두렵고 불안한 나에게 시간을 벌어주었다.
--- p.17 모호한 층 사이에 숨어 있는 삶을 나는 발견했다. 평범과 가난 사이, 지상과 지하 사이, 꿈과 현실의 사이에 어중간한 삶. --- p.23 동네는 분명 장소로서 특수성을 가진다. 특정한 시간 속에서 켜켜이 쌓아온 개인의 경험과 사회적 관계가 공간을 장소로 바꾼다. --- p.45 지금은 아파트의 시대다. 10세대 중 6세대가 아파트에 산다고 하니 한국의 주거 형태가 된 셈이다. 결혼한다고 하면 어디 아파트에 살 것인지 묻는다. 집을 산다거나 이사한다고 해도 어느 아파트인지 묻는다. 이러니 영화 〈84제곱미터 (2025)〉 주인공처럼 결혼을 앞두고 빚을 내어 국민 평형 아파트를 장만해야 할 것만 같은 사회적 압력을 느낀다. 나 역시 그랬다. --- p.64 아파트는 착시를 만든다. 경제력과 생활이 닮은 사람들끼리 모여 있기 때문이다. 비슷해 보이는 삶은 개인이 원하는 것들을 잊게 한다. --- p.71 골목은 만날 일이 없던 사람을 만나고 갈 일 없던 곳에 가게 한다. 즉, 우연성을 만든다. 이처럼 골목이 자연발생적 장소가 되려면 꽤 오랜 시간과 노력이 든다. 그러나 하루빨리 ‘보이는 공간’을 만들어내야 하는 이들은 ‘보이지 않는 장소’가 만들어내는 것들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개발의 목적이 골목 구석까지 들어선다. --- p.116 제주살이나 5도 2촌을 꿈꾸던 세대가 부모가 되어 학군지 생활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세대의 변화이기도 하다. 또한 지방 인구 소멸을 염려하는 여러 중소 도시의 대책으로 만들어진 정책이 양양과 같은 작은 지역에서 나타난 것이다. --- p.132 카페라는 거실은 언제나 열려 있어 누구든 편히 드나들 수 있다. 매일 아침, 어김없이 문을 여는 도시의 라운지가 여기에 있다. --- p.154 개인의 자리를 확보하면 나도 관객‘들’이 된다. 그들과 함께 웃고, 울고, 숨죽이며 영화에 반응한다. 그 순간 영화는 공동의 감정을 만들어내는 장치가 되고, 영화관은 개인과 집단의 경험이 교차하는 공간이 된다. --- p.1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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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공간에서 가장 기본 단위의 장소는 개인의 ‘집’이다. 하우스(house)가 아닌 홈(home)이다. 집은 보호와 안락, 소속과 자유, 자아 표현의 공간이다. 개인이 생활하면서 타인을 초대하고 환영하는 사회적 공간이다. 집과 도시는 늘 함께 연결되어 있다. 집과 도시는 서로에게 자리와 시간을 내주며, 서로를 살아 있게 한다. 그리고 사람은 그곳에서 살아간다. 집의 형태는 사회 변화와 개인의 생애 주기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집과 공간의 변화는 곧 한 사람의 발전이기도 하다. ‘독립을 꿈꾸게 해준 집’부터 첫 집인 벽돌집을 지나 지금은 아파트에서 아이를 키우며 두 곳의 책방을 운영하는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한 사람의 집 시간을 담았다. 살아보고 경험해본 도시의 집에 관한 스물여섯 가지의 관찰기는 마치 “나의 집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사람의 성장기록이 된다.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청춘들의 반지하, 도시의 마지막 집인 고시원, 빌라촌과 이 시대의 대표적인 집인 아파트까지 건축을 공부하고 경험한 사람의 시선을 따라 만날 수 있다. 개인의 집은 도시의 집으로 나아간다. 13곳의 집에 관한 관찰은 골목을 지나 자연스럽게 제2의 집으로 확장된다. 동네의 골목은 ‘만날 일이 없던 사람을 만나고, 갈 일 없던 곳에 가게 하는’ 우연성을 품은 공간이다. 동네의 단골 도서관, 카페와 영화관, 공원, 쇼핑몰, 호텔, 자동차와 같은 곳들은 또 다른 ‘집의 감정’을 만드는 제2의 집들이다. 공간이 물리적인 곳이라면 장소는 감정이 만들어낸 곳이다. 요즘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급격하게 골목의 풍경도 바뀌고 있다. 지금의 서울은 어떠한가? 서울은 바쁘다. 서울은 공사 중이다. ‘하루빨리 ‘보이는 공간’을 만들어내야 하는 이들은 ‘보이지 않는 장소’가 만들어내는 것들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개발의 목적이 골목 구석까지 들어선다’는 저자의 문장처럼 서울의 애착 장소는 사라지는 곳이 많아졌다. 집의 의미는 투자 대상과 경제 용어처럼 변모했다. 그래서 살아보고 경험해본 집, 제2의 집이 되어주었던 장소들의 기억과 의미를 기억해보고자 했다. 집에서 시작해 골목과 도시의 동선으로, 다시 개인의 일상으로 이어지는 도시적 삶의 경로를 통해 각자의 자리를 찾아보고자 했다. 이 책에서는 특정한 아파트나 이름을 가진 집보다 집의 유형과 특징, 집과 도시 장소들과의 관계에 대해 담았다. 한 사람이 관찰한 집의 기록이지만, 결국 당신과 우리 모두의 집을 향한 질문으로 향하게 한다. ‘당신의 집은 어디인가’의 질문은 각자의 집과 길을 고민해보는 과정으로 독자를 이끈다. 이 질문은 곧 ‘어떤 장소에서 나다움을 느끼는가’에 대한 물음이다. 이 책이 당신이 경험했던 온갖 집과 온갖 장소를 새로 읽어내는 일이 되기를 바란다. 당신의 도시가 다시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