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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다 절교할 뻔
예고 없이 서로에게 스며든 책들에 대하여
그래도봄 202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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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책을 좋아하는 독자이자, 책방을 운영하는 책방지기인 구선아 저자와 박훌륭 저자가 나눈 선하고 훌륭한 독서 교환 편지. 책, 육아, 늙음, 돈, 창작 등 여러 주제를 종횡무진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다. 각자의 이야기지만 결론은 하나로 모아진다. 매 순간 그곳에 책이 있었다고. - 손민규 인문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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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 우리가 교환편지를 쓰게 된 이유
2. 무언가를 교환한다는 것

# 무조건 읽는 키워드

3.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기 위해 책을 읽는다
4. 때론 혼자의 시간은 허락되지 않는다
5. 새로운 세계는 오늘도 예고 없이

# 책방 운영 십계명

6. 적당히 비우는 삶
7. 미완성의 아름다움
8. 이 또한 지나가리라
9. 누군가를 이해할 수 있을까

# 독자의 책방 이용법

10. 우리에게도 제철은 있다
11. 기후변화 시대의 제철 없음
12. 지옥이란 무엇인가
13. 지옥을 생각하는 이유
14. 과거의 나보다 발전하고 자라고

# 여행지에서 책과 함께하는 법

15. 늙음을 알아채는 건 한순간
16. 늙는다는 것은 늘어가는 것
17. 어른의 몫을 다하며 사는 일
18. 자연을 닮은 자연스러운 삶이란
19. 작은 선택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

# 책태기 극복법

20. 내 말은 곧 글이 된다
21. 좋은 말과 글이란 무엇인가
22. 선입견은 잠시 끄셔도 좋습니다
23. 변하지 않는 건 사랑
24. ‘사량’의 구체성
25. 사랑만큼이나 중요한 건 돈을 버는 일
26. 돈을 번다는 것

# 내 마음대로 꼽은 세계문학 베스트 5

# 이 작가를 눈여겨보자

27. 여성의 글쓰기란
28. 숨 쉬듯 꾸밈없는 글
29. 나는 왜 쓰는가

# 나의 글쓰기 노하우

# 서평 쓰는 법

30. 사라져라, 읽은 것들
31. 잘 살아가기 위한 읽기

# 나만의 독서법

32. 일하지 않고 일하고 싶다
33. 자기실현의 일과 직업 안에서의 노동
34. 정상적인 아픈 사람들
35. 타인을 이해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
36. 회복은 행복을 가져온다

# 이 책에서 소개한 책들

에필로그

저자 소개2

읽고 쓰는 삶을 산다. 몇 권의 책을 썼고 작은 책방을 운영한다. 현실도 낭만적일 수 있다고 믿으며 영화스러운 해피엔딩 아니 영화스러운 오늘을 꿈꾼다. 누구나 글쓰기와 책으로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글쓰기와 책 만들기 강의를 한다. 도시의 장소, 공간, 사람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지은 책으로는 『한 줄도 좋다, 그림책』, 『때론 대충 살고 가끔은 완벽하게 살아』, 『퇴근 후, 동네 책방』, 『바다 냄새가 코끝에』, 『여행자의 동네서점』 등이 있습니다. 『꽃의 파리행』, 『이상의 도쿄행』, 『경성방랑』 등을 엮었으며, 로컬에세이시리즈 『그래서, 서울』, 『
읽고 쓰는 삶을 산다. 몇 권의 책을 썼고 작은 책방을 운영한다. 현실도 낭만적일 수 있다고 믿으며 영화스러운 해피엔딩 아니 영화스러운 오늘을 꿈꾼다. 누구나 글쓰기와 책으로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글쓰기와 책 만들기 강의를 한다. 도시의 장소, 공간, 사람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지은 책으로는 『한 줄도 좋다, 그림책』, 『때론 대충 살고 가끔은 완벽하게 살아』, 『퇴근 후, 동네 책방』, 『바다 냄새가 코끝에』, 『여행자의 동네서점』 등이 있습니다. 『꽃의 파리행』, 『이상의 도쿄행』, 『경성방랑』 등을 엮었으며, 로컬에세이시리즈 『그래서, 서울』, 『그래서, 제주』, 등을 만들었습니다.

구선아의 다른 상품

약사이자 작가. [아직 독립하지 못 한 책방(아독방)]을 운영하고 있다. 재미있는 일을 항상 꿈꾼다. 『이름들』, 『약국 안 책방』을 썼고 『누군가를 돕고 싶다면 이런 직업』을 번역했다. 팝핑이라는 말이 알려지기 전부터 팝핑을 좋아했고 현재에도 미래에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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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7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312g | 128*200*17mm
ISBN13
9791192410388

책 속으로

“책은 여름날 쓴 편지의 제목처럼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해줍니다. 또 세상과 연결하고 삶의 많은 것을 함께하고요. 특히나 저는 읽으면서 ‘나’를 인식하고, 타자와 공동체를 생각하고, 불안과 불행을 건너고, 어린이를 자라게 하고, 어른과 늙음을 관찰하고,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의 경계를 걷게 합니다. 삶의 가치와 해결하지 못할 문제들도 지나게 했고요. 이젠 읽는 일이 돈 버는 일과도 자기실현과도 관계되었네요.”
--- 「프롤로그」 중에서

아시는 것처럼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를 좋아합니다. 로베르트 발저를 좋아한다기보다 『산책자』를 좋아해요. 작가를 좋아하는 것과 어떤 책을 좋아하는 건 조금 다른 일 같아요. 이 문장 “우리는 타인의 불행, 타인의 굴욕, 타인의 고통, 타인의 무력함, 타인의 죽음을 조금도 덜어주지 못하므로 최소한 타인을 이해하는 법이라도 배워야 한다”에도 형광펜으로 밑줄을 그어두었네요.
--- 「구선아의 세 번째 편지」 중에서

전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그 시간에 깊은 생각을 하고, 정리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도 떠오릅니다. 물론 에너지도 채워요. 그래서 자발적 고독과 외로움을 겸비한 고독의 장인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에 끌렸는지도 모릅니다. 고독으로부터 만들어진 단어와 문장들이 저를 빠져들게 했지요.
--- 「박훌륭의 네 번째 편지」 중에서

많은 책방 운영자가 저와 같은 마음일 텐데요. 모객할 땐 항상 조마조마해요. 사람들이 반응하지 않으면 어쩌지? 모객이 안 되면 어쩌지? 간혹 사람들의 반응이 없을 때면 마음이 죄어들곤 합니다. 그래도 모임이나 클래스를 열심히 만드는 건 몇 가지 이유가 있어요. 물론 수익적인 측면도 있습니다만 무언가 기획하고 제안하는 일 자체가 저에겐 자연스러워요. 재미도 있고요. 누군가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고요. 기회는 어깨에 힘 빼고 “그냥 한번 해볼까?” 해야 오잖아요. 누군가 그런 사소한 결심을 책방을 통해 해주면 좋겠어요. 조금 욕심을 부려본다면 사람들이 책방을 자신의 또 다른 자기만의 방으로 여겨주면 좋고요.
--- 「구선아의 일곱 번째 편지」 중에서

장마 기간에 전 김기창의 『기후변화 시대의 사랑』을 다시 읽었습니다. 폭우, 폭염, 혹한, 백화, 해빙 등 기후변화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사랑 소설집이에요. 신경을 자극하는 판타지 스릴러부터 내 생활과 꼭 닮은 이야기까지. 정말 열 편을 모두 정신없이 꼭꼭 씹으며 읽었어요. (...) 읽는 내내 심장이 쫀쫀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연의 약육강식과 인간 사회의 인류애를 생각하게 했어요. 인간이 인간인 건 인류애나 기후변화 시대의 윤리를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라고요. 해피 엔딩이 아닌 새드 엔딩이지만 어쩌면 당연하지! 하는 생각이 드는 결말도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 「구선아의 열한 번째 편지」 중에서

파스칼은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해요. “우리의 불행은 거의 모두가 자신의 방에 남아 있을 수 없는 데서 온다.” 이 말을 거꾸로 하면 자신의 방에 있을 수 있다면 행복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고독함은 이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 기회인가요. 돈 들이지 않고 자기만의 방을 만들 수 있으니 말입니다. 미안하게도 『지옥』의 주인공은 죽어서야 생각하기 시작한 문제를 우리는 소설을 읽으면서 미리 해볼 수 있습니다. ‘나는 좀 고독해질 필요가 있겠어’ ‘나도 계획 없이 고독한 여행을 한번 떠나봐야겠다’ ‘오늘은 혼술 해야지’ 그게 뭐든 상관없겠지요. 한 걸음 더 자신과 가까워진다면요.
--- 「박훌륭의 열두 번째 편지」 중에서

어린이 주제의 성인 독자 책이라고 하면 학습과 교육, 육아 또는 성장기, 대화법 책이 많았죠. 그런데 김소영의 『어린이라는 세계』는 부모가 되어 아이를 키우는 이야기가 아닌 제삼자로 아이와 함께 커나가는 이야기의 책이었어요. 책을 보며 엉엉 울지는 않았지만, 마음이 덜컥거렸습니다. 어린이를 지나왔는데 어린이의 마음을 온전히 헤아릴 수 없고, 어른의 나이로 살고 있는데 어른은 아닌 채 사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달리기는 책으로 배웠지만, 어린이는 몸과 마음으로 배우는 중입니다.
--- 「구선아의 열일곱 번째 편지」 중에서

『작별들 순간들』을 읽어보면 정원이 있는 독일 시골집에서 글을 쓰는 그의 생활을 알 수 있는데요. 그로 인해 어떻게 배수아 작가의 글이 만들어지는지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거꾸로 생각해보면 이런 생활 방식이 그의 생각을 만들고, 그 생각들이 말을 만들며, 그 말들이 글로 창조된 거죠. 아주 자연스럽게요. (...) 배수아 작가의 글을 읽으며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지난번 편지에 썼던 배명훈 작가의 글에서도요. 신선한 자극은 경이감을 불러오고 이 경이감은 나를 조금 더 발전시키는 동력이 됩니다. 선아 님은 어떤 작가의 글과 이야기에 신선한 자극과 영감을 받으시나요? 작가들이 평소에 읽는 책이 곧 그의 글을 보여주기도 하던데 선아 님의 취향이 궁금하네요. 좋아하는 작가와 경이감을 느끼는 작가는 약간 다른 것 같은데, 선아 님은 어떠세요?
--- 「박훌륭의 스무 번째 편지」 중에서

읽으며 자주 경이를 느낀 문장을 만난 책은 『인생의 역사』였습니다. “나에게 절실히 필요한 문장이 있는데 그게 무엇인지는 모른다. 어느 날 어떤 문장을 읽고 내가 기다려온 문장이 바로 이것임을 깨닫는다”라는 말처럼 온통 제 생각에 밑줄 치게 하는 책이에요. 시를 사랑하는 사람은 아닌데도 이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시를 사랑했던 건가? 아니 사랑하게 되는 건가? 의문이 들더라고요. 책을 읽으며 자주 울었습니다. 읽은 후에도 며칠을 내내 슬픈 상태로 살았고요. 슬픔학이라는 학문이 있어야 한다고도 말하는 평론가의 글은 슬픔에 잠기게 해요.
--- 「구선아의 스물한 번째 편지」 중에서

처음에 전 쓰는 사람이기보다 읽는 사람이었어요. 저도 훌륭 님과 마찬가지로 꾸밈없는 글을 좋아합니다. 쓰는 것이든 읽는 것이든요. 간혹 어느 글을 읽으면 작위적으로 단어를 배치하거나 미학적 열정만 가득한 글이 있죠. 전 이런 글을 잘 읽지 못해요. 가끔은 특정 단어와 단어의 배열이 주는 아름다움이나 잘 쓴 문장이 주는 단단함, 견고한 문단이 주는 리듬감에 빠져 들지만 순간적인 기분이지 다시 그 책이나 작가를 찾진 않게 되는 것 같아요.
--- 「구선아 작가의 스물아홉 번째 편지」 중에서

최근에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고릴라에게서 배웠다』를 읽었는데요. 이 책을 읽으며 한 가지 분야에 몰두하는 것과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은 비슷한 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책을 쓴 야마기와 주이치 교수는 (...) 수십 년을 아프리카 고릴라를 관찰하고 조사하며 함께 지낸 것도 그렇지만 고릴라를 이용해서 주변의 사람들과 심지어 동식물을 보며 나 자신을 알아가라고 조언하는 걸 보면 한 분야에 집중했을 때 또 다른 너른 시야가 생긴다는 걸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도와줬습니다. 주이치 교수는 친한 친구를 사귀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함께 식사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하더라고요. 선아 님, 언제 한번 식사하시죠. 이 일에 대한 고민, 일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어주세요.
--- 「박훌륭 작가의 서른두 번째 편지」 중에서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은 의외로 착한 사람들이 많이 걸리곤 해요.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상대방을 배려한다고 혹은 나만 그러려니 하면 모두가 괜찮아진다는 생각을 하며 인내하죠. 이 책에서는 이렇게도 말합니다. 악한 사람들은 순수한 사람들에게 그 스트레스를 다 떠넘겨 병들게 하고 자신들은 정신질환에 걸리지 않고 살아남는다고요. 그러면 우리는 일차적으로 이런 ‘정상적인 아픈 사람들’이 그 아픔을 인지하고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더불어 우리도 이렇진 않은지 스스로를 돌아봐야겠지요.

--- 「박훌륭의 서른네 번째 편지」 중에서

출판사 리뷰

“우리도 그런 거 합시다, 교환편지”

취향이 다른 두 책방지기가
읽고 쓰는 삶에 대해 나눈 서른여섯 번의 책 편지

“모든 일의 처음엔 읽는 일이 있었다”


[그들이 함께한 이토록 지적이고 생산적인 재미들]
ㆍ함께 읽는 기쁨 ㆍ좋아하는 책과 작가 ㆍ연결된 삶을 위한 글쓰기 ㆍ독자를 위한 책방 이용법 ㆍ책방 운영의 고단함과 즐거움 ㆍ일상생활 속 소소한 행복

‘책방연희’의 주인장 구선아 작가와 ‘아직독립못한책방(일명 아독방)’의 박훌륭 작가가 주고받은 서른여섯 편의 편지를 엮은 『책 읽다 절교할 뻔』이 출간됐다. 지루함을 못 참는 두 책방지기가 만나 매우 지적이면서도 생산적인 재미를 벌인 것! 작은 책방을 운영하며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던 두 책방지기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거리를 만들어내는 공통점을 발견하곤 그 일환으로 서로가 읽어온 책을 소개하는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한다. 지난여름과 여름 사이 1여 년간 주고받은 편지에는 책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간다.

어느 순간 편지를 통해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추억에 새겨진 기쁨과 슬픔을 공유한다. 글쓰기, 육아의 어려움과 책방 운영의 고충, 책방 이용법 등에 대해서도 글을 빌어 털어놓는다. 그렇게 오간 편지가 어느덧 서른여섯 편. 책이 하나의 선이 되어 두 사람을 이어주었다. 처음엔 서로가 ‘책 읽다 절교하는 거 아냐’ 우려했지만 한 편 한 편 쓰고 답장하며 순연한 교감을 나눴다. 결국 예고 없이 서로에게 스며든 책들에 관한 이야기인 셈이다. 두 주인장은 책이란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고 말한다. 과거에도 그리고 아주 먼 미래에도 책은 세상과 연결되고, 타인을 이해하게 해주는 매개체임을. 그렇게 책을 향한 끝없는 애증을 편지에 빼곡히 펼쳐낸다.

조지 오웰 『나는 왜 쓰는가』, 김기창 『기후변화 시대의 사랑』,
로베르트 발저 『산책자』, 지그문트 바우만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몸과 마음을 깨치는 마흔다섯 권의 책 + α


읽기가 도통 어려운 시기에 누군가 먼저 읽고 추천해준 책들은 더없이 귀하다. 책이 좋아서 책방을 시작한 두 사람의 책 소개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두 책방지기는 책을 고르고 진열했던 경험과 그동안 읽어왔던 책을 바탕으로 대략 마흔다섯 권의 책을 편지에 소개한다. 소설, 에세이, 인문과학서, 과학서 등 분야의 경계 없이 직접 읽었던 책이나 기대되는 책들을 추렸다. 소재 역시 다채롭다. 육아, 나이 듦, 불평등, 지옥, 심리, 글쓰기, MBTI, 반려견, 여행, 집 등 두 책방지기의 취향과 취미를 넘어 모두에게 공감 가능할 우리 시대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두 사람이 공통으로 뽑은 첫 책은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다. 섬세한 통찰력으로 자신의 일상의 사사로운 부분도 놓치지 않은 발저. 자신 곁의 사물 그리고 타인에 대한 단상을 담백하게 적어 내려간 발저의 책에서 두 책방지기는 우리가 미처 알아보지 못한 (삶의) ‘고귀함의 잔해’들이 가까이에 있음을 알게 됐다며 서로의 감상을 공유한다. “우리는 타인의 불행, 타인의 굴욕, 타인의 고통, 타인의 무력함, 타인의 죽음을 조금도 덜어주지 못하므로 최소한 타인을 이해하는 법이라도 배워야 한다.” 두 사람이 함께 반응한 또 다른 책은 주디스 리치 해리의 『양육가설』이다. 부모가 한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 이 책을 통해 두 사람은 한 아이의 엄마와 아빠로서 아이를 길러내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그만큼 귀한 일인지 공유한다.

이야기는 어느새 흘러 집안 가득 쌓인 아이들의 용품에서 문득 비워진 삶이란 무엇인지 이야기하게 되고(레너드 코렌 『와비사비』), 집이란 개념이 어느새 재산의 하나로 영위되는 것에 대한 쓸쓸함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넘어간다. 유년 시절의 기억이 빼곡한 방, 낮은 담의 집, 동네를 떠올리며 “내가 지낼 공간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안간힘”을 이야기하는 하재영 작가의 책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가 함께 소개된다. MBTI를 소재로 한 책도 등장한다. 박훌륭 작가는 구선아 작가에게 보내는 여덟 번째 편지에서 과학잡지 스켑틱의 특별 합본호 『우리는 모두 조금은 이상한 것을 믿는다』를 소개하는데, 실제 심리학 성격 유형 검사를 빌어 MBTI 검사가 놓친 점을 넌지시 알려준다. 여러 소설가가 함께 쓴 『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에선 자신의 MBTI와 같은 유형의 주인공을 먼저 찾아보곤 신기함을 감추진 못한다.

흥미롭게 읽을 만한 소설이 등장하는 한편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알리는 소설도 등장한다. 구선아 작가는 김기창의 소설 『기후변화 시대의 사랑』을 소개하며 작가의 뛰어난 묘사력과 문체 때문에 지구에 닥친 위기의 심각성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인생의 베일』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등을 소개하는 편지에선 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고전문학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 반려견에 대해 써 내려간 권남희 번역가의 『어느 날 마음속에 나무를 심었다』를 통해선 사랑의 확장성에 대해 고민해보게 한다. 신형철 작가의 『정확한 사랑의 실험』 『인생의 역사』를 소개할 땐 경이로운 글을 만났다 하는 소회를 가감 없이 밝히기도 한다.

이외에도 두 작가는 가난과 차별, 불평등, 나이 듦, 여성의 글쓰기, 자기실현을 논하며 『내가 늙어버린 여름』 『우리는 왜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밀레니얼은 왜 가난한가』 『말을 부수는 말』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고릴라에게서 배웠다』 등의 책을 소개하고 좋았던 부분, 어렵게 읽혔던 부분, 아쉬웠던 부분 등에 대해 주고받는다. 피츠제럴드, 아니 에르노, 올리비아 랭 등 여성 작가 소개도 놓치지 않는다.

책을 소개하는 사이 사이엔 책방 운영 십계명, 독자의 책방 이용법, 여행지에서 책과 함께하는 법, 책태기 극복법, 서평 쓰는 법 등을 간결하게 정리했으니, 책방지기의 노하우가 궁금하다면 이 장들을 눈여겨보면 좋다.

서른여섯 편의 편지는
서로에게 주는 안부 글이자 불안과 기쁨을 건너
세상과 나를 연결해준 자기실현의 일부


서른여섯 편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두 사람은 책이란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닫는다. 책을 펼치면서부터 타인 너머 세상과 연결된다는 것을 말이다. 이러한 이해는 두 사람이 책 이야기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아버지와의 소중한 경험, 좋아하는 여행지, 내 방에 있는 여러 문구류를 쾌활하게 이야기하고 아이와 처음으로 여행을 가는 설레는 마음을 나누고. 가끔은 슬프고 불행했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위안을 주고받기도 한다. 이는 어느새 나를 너머 타인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하고, 작고 연약한 존재들을 생각하며 자연과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책의 고마움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은 결국 책을 통해 이룬 두 작가의 자기진화(실현)의 일부다. 그렇게 어제보다 나은 내일, 어제보단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되려는 두 책방 주인의 이야기가 주고받은 서른여섯 편의 편지에 담겨 있다.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할까요? 저나 훌륭 님이나 경쟁을 위한다거나 똑똑해지기 위해 책을 읽을 때는 지났잖아요. 삶을 위해 읽어야 할 때죠. 독자마다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제가 조금은 괜찮은 사람이 되고 조금 더 괜찮은 내일을 살기 위해서예요.”
-구선아 작가의 세 번째 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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