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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민섭 - 너는 너의 바다가 되어줘_그래서, 강릉
2. 구선아 - 영화스러운 해피앤딩_그래서, 양양;죽도해변 3. 윤태원 - 편안할 영(寧)과 넘을 월(越)_그래서, 영월 4. 방멘 - 매해 여름, 인제_그래서, 인제 5. 핀든아트 - 개복숭아 나무 옆 하얀 이층집_그래서, 춘천 |
309동12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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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강릉』
단행본 에필로그를 몇 달 동안 마감하지 못했던 어느 날에도 그랬다. 그 몇 쪽 분량의 글을 쓰는 일이 너무나 어려웠다. 3년 동안 써 온 책을 마감하는 일이었다. 나는 그날 새벽에 경포해변으로 가서 한참을 앉아 있었다.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집에 돌아온 나는 30분 만에 몇 쪽의 에필로그를 썼고 내가 신뢰하는 나의 편집자에게 “됐네요, 선생님.” 하는 말을 들었다. 나는 그날 반드시 연결되어야 할 나와 닮은 사람들에 대해서 썼다. 언젠가 서로 닮은 우리들은 반드시 만날 테니까 그대 고운 사람, 상처받지 않고 온전히 잘 만나자고. 어쩌면 나는 바다가 말해 준 것을, 혹은 바다가 생각나게 한 사람을 받아 적었는지도 모른다. --- 「너는 너의 바다가 되어줘」 중에서 『그래서, 양양;죽도해변』 이곳에 올 때마다 음악, 영화, 맥주 그리고 바다만 있다면 이 빡빡하고 고된 세상도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주 가끔 노을을 보고, 읽을 만한 책 몇 권이 옆에 있으면 더 좋고. 애쓰는 서울의 삶 같은 건 살짝 잊어도 되고 말이다. 이렇게 2017년 여름과 2018년 여름, 2019년 여름을 양양에서 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잠시 축제는 멈췄다. 축제는 멈췄지만, 우리의 영화스러운 밤은 언제나 이곳에 머물러 있다. 내일의 영화스러운 밤을 기다리면서. --- 「영화스러운 해피앤딩」 중에서 『그래서, 영월』 3월, 남쪽 섬에는 이미 노란 유채꽃이 만개했다. 중부내륙인 영월은 꽃이 피려면 조금 더 긴 시간을 보내야 할 것이다. 그래도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봄이 올라오는 속도가 느린 것이지, 찾아오지 않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아무렇게나 기다려도 봄은 분명 도착한다. 느리게 도착하는 계절을 아무도 나무라거나 재촉하지 않는다. 반드시 올 테니까 천천히 오라는 마음으로, 다만 조용히 기다릴 뿐이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고생하는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과 같다. --- 「편안할 영(寧)과 넘을 월(越)」 중에서 『그래서, 인제』 우리는 매해 6월 여름, 인제에 오는 때를 기다린다. 할머니를 만나고 옛 추억을 떠올리며 식사를 한 뒤 홀연히 떠나도 후회되지 않는 짧은 여행을 위해. 이 잠깐의 여행을 통해 나는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그렇다고 죽고 싶다거나 곧 죽을병에 걸렸다거나, 죽음을 가까이 두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어차피 맞이해야 할 죽음이라면 구태의연하지만, 후회 없도록 살아가는 것이 삶을 부여받은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일 것이다. 의연한 듯 말하지만 죽음을 생각하면 눈이 질끈 감기고 아찔한 기분이 든다. 그 죽음이 나보다는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먼저 올 것이라는 사실에 잠 못 드는 밤을 보낸 적도 있었다. --- 「매해 여름, 인제」 중에서 『그래서, 춘천』 어느 날 조용한 동네에 젊은 부부가 오더니 뚝딱뚝딱 뭘 그리 고쳐대고 있으니 꽤나 궁금하셨던 모양이다. 어릴 적 할머니와 함께 살아온 나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정겹긴 했지만 계속되는 질문은 오랜 서울 생활의 영향인지 살짝은 겸연쩍었다. 게다가 아이가 이제 막 뛰기 시작하고, 고집이 생기며 크게 소리치고 떼를 쓰는 경우도 있다 보니 시끄러워 어르신들에게 폐를 끼치진 않을까 많이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다행히 거의 매일 마주하는 동네 분들은 젊은 부부가 어두컴컴한 집을 밝게 고쳐놓은 덕에 동네도 밝아지고, 아이 소리가 나니 사람 사는 것 같다며 좋아해 주셨다. 이런 소소한 칭찬을 들으니 나도 마음이 많이 말랑해지기 시작했고 조금씩 이 동네가 보이기 시작했다. --- 「개복숭아 나무 옆 하얀 이층집」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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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이전부터 로컬의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세계 유명 도시와 여행지를 여행하는 여행자가 아닌 일상을 살아가는 일상여행자가 나타났고, 국내 소도시는 물론 서울의 각 동네가 새로운 가치를 획득하고 있습니다. 로컬은 서울과 지역을 나누는 말이 아닙니다. 과거의 로컬은 농촌이나 시골을 의미했다면 지금의 로컬은 지역 밀착형의 삶과 일을 가지는 라이프스타일을 말합니다.
『그래서』시리즈는 로컬에서의 소소한 일상 경험을 이야기하는 에세이집입니다. 로컬의 서사를 만드는, 로컬의 서사를 발견하는, 로컬의 서사를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시리즈는 여행 가이드북이나 여행 에세이와는 다른 로컬 에세이를 지향합니다. 단순한 여행지 소개나 감상, 감성적인 이야기가 아닌, 그 동네만의 분위기, 공간과 장소, 작가만의 에피소드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시리즈는 〈출판사 방〉과 〈스튜디오 연희〉가 함께 펴냅니다. 〈출판사 방〉 여행서를 전문으로 출간하는 1인 운영 독립 출판 브랜드입니다. 다양한 여행의 의미를 찾고 다양한 방법으로 독자와 동행하는 계기를 만들어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방』을 여행으로 채웁니다. 〈스튜디오 연희〉 도시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을 하는 콘텐츠 스튜디오입니다. 서울에서 독립서점이자 도시인문학서점인 〈책방 연희〉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그래서』시리즈를 위해 5명의 작가가 모였습니다. 강원의 강릉, 양양, 영월, 인제, 춘천에서 펼쳐지는 그들의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의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강원』에서 5명 작가가 각기 다른 시선으로 써 내려간 5개의 이야기와 마주하며 수많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강원에서 머물고 또 떠나는 이유들에 대해서 생각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