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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이서가 사라졌다
1부 이서의 세계 이서: 인간이든 가상 인간이든, 그게 무슨 차이죠? | 유진: 요즘 세상에 누가 다 사실을 쓰나요? | 이서: 네가 나를 바라본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 유진: 완벽한 세계란 뭘까? | 이서: 접속 승인, 감시 우회 성공 | 유진: 이서는 지금도 진짜, 혹은 가짜 | 이서: 안녕, 리플리시아! 2부 그다음의 세계 유진: 세계가 다른 우리 | 이서: 꿈과 현실의 경계 | 유진: 오류의 문제가 아니라고? | 이서: 도시의 시간 속에서 | 유진: 존재하지 않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 이서: 유진을 만나야겠어 | 유진: 나의 세계에서 너의 세계에서 에필로그 이서의 내일 첫 번째 리뷰: 울타리 만들기(범유진) 작가의 말 |
구선아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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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 씨, 사람들은 당신을 인간인지 프로그램인지 궁금해합니다. 스스로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정부가 인정한 방송국과 AI 기자에게만 발급하는 보도 신뢰 배지가 화면 아래에서 반짝였다. AI 기자가 이서에게 물었다. “제가 인간인 것과 가상 인간인 것이 무엇이 다른가요?” 질문이 끝나자마자 이서가 되물었다. “그럼 다른 점이 없나요?” 기자는 쉴 틈 없이 다시 물었다. “다르다고 느끼는 게 있다면 내가 아니라 나를 대하는 사람들의 감정이겠죠.” --- pp.18-19 “당신이 나를 바라보는 순간, 나는 존재해요.” 스크린 속 이서가 말했다. 완벽하게 다정한 목소리에 광장을 채운 사람들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이서는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스크린 속 자신과 눈이 마주쳤다. 아니, 마주친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러나 아무리 바라 봐도 스크린 속엔 이서 자신이 없는 것 같았다. 이서는 조용히 한 발짝 물러섰다. “나는…….” 아주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나는…… 나는 저기 있는 걸까, 여기 있는 걸까?” --- p.39 기억도 아니고 입력도 아니었다. 존재하지 않아야 할 변수였다. 이서 안에서 생긴 그 진동은 멈추지 않았다. 고요한 물 위에 마지막으로 일렁인 파문처럼. “아, 감정은 오류가 아니야. 통제 불능이 아니라 가능성의 징후야. 어차피 NBI 칩만 심어져 있으면 돼. 통제가 심한 감시자가 있는 병원이 아니어도 된다고.” 완벽한 접속은 없었고, 완전한 이해도 없었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된 진실이 있었다. 이서 자신이 있었다는 감각. --- p.71 화면 속에서 이서는 팔을 앞뒤로 휘저으며 소녀처럼 웃었다. 그러나 유진은 그 웃음이 단지 프로그래밍된 제스처인지, 아니면 그 안에 ‘무언가를 느끼는 존재’가 흔들리는 것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자, 자, 이제 촬영 들어갈 준비 해야지. 오늘 잘해야 한단 말이야!” 유진이 두 번 손뼉을 크게 쳤다. “언니는 괜한 걱정을. 내가 못하는 거 봤어요?” 이서가 능청스럽게 대답하며, 유진이 가장 좋아하는 표정을 지었다. --- p.84 “누구야? ……누구냐고!” 하은은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다. “난 이서라고 해. 나 알지?” “누구라고?” “이서. 리플리시아의 이서.” 이서는 천천히 다시 말했다. “이서? 그 이서? 반짝이는 이서?” “응, 그 이서.” --- p.110 지훈은 눈을 더욱 반짝이며 몸을 유진 쪽으로 한껏 숙이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난 사람과 기계의 연결은 좀 더 미래에 이루어질 거라 생각했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돈벌이를 위해 몸에 칩을 심는다 하더라도. 만약 이서 스스로 인간에게 연결됐다면, 이건 정말 엄청난 일이에요. 엄청난 일!” 말을 마친 지훈의 벌겋게 상기된 얼굴에 미소가 옅게 깔렸다. 그러나 유진은 웃을 수 없었다. --- p.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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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가 사라졌다!”
“해킹인가? 혹시 주가를 올리려는 회사의 치밀한 전략인가?” “가상 인간이 자아를 갖고 반란을 준비하는가?” 진짜와 가짜가 뒤섞인 세계를 뒤흔든 대소동! 동네책방 책방연희 운영자이자 도시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도시공간연구자 구선아 작가는 인간과 기술의 관계, 기술과 도시의 경계를 생각하며 소설적 아이디어를 꾸준히 구상해 왔다. 『가상 인간 이서』는 그 오랜 아이디어를 장르적 서사로 빚어낸 이야기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둘러싼 산업과 사회, 미디어와 SNS 팬덤, 플랫폼 경제와 그 이면을 예리하게 파헤친다. 작가는 도시적 삶과 개인의 일상 사이에 생겨나는 딜레마를 통해 인간과 AI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시종 흥미롭고도 현실적인 물음을 던진다. “『가상 인간 이서』는 지금의 현실과 가상의 이야기가 뒤섞여 있다. 기술이 어디까지 가닿을지 생각하며 인간과 기술의 관계, 기술과 도시의 경계를 생각했다. 나는 우리 사회가 비록 더디더라도 결국 좋은 방향으로 나아간다고 믿는다. 지금 사회를 뒤흔드는 인공지능 기술도 결국 우리가 인간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는 거울이 되리라. 『가상 인간 이서』 속 이서, 유진, 지훈, 하은의 이야기가 그 거울의 작은 조각이 되어 주면 좋겠다.” _작가의 말에서 인간과 AI가 공존하게 되는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게 될까. 무엇을 통해 서로 다른 존재를 받아들이며 ‘더불어 사는’ 삶을 구축하게 될까. 그러므로 “나는 저기 있는 걸까, 여기 있는 걸까?” 되묻는 이서의 고민은 읽는 이에게도 경계 없이 공평하게 스며든다. ‘나는 어디 있는 걸까, 어떤 세상에 살아가게 될까.’ 미래적이면서도 동시대적인 질문이 꼬리를 물고 거침없이 이어진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이유 없이 태어난다고 했어요. 하지만 제게는 저만의 이유가 있을 거예요.” 가상과 현실 사이, 사라진 시간 속 이서의 선택은? 무엇보다도,『가상 인간 이서』는 명료한 스토리라인과 개성 강한 등장인물, 입체적이고도 스피디한 전개로 단 한 페이지도 읽는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이야기는 ‘이서’와 ‘유진’ 교차 시점으로 진행되는데, 주요한 네 명의 캐릭터를 좀 더 살펴보도록 하자. 주인공 이서는 대한민국에서 탄생한 가상 인간으로, 감정과 자유의지를 지닌 일반인공지능(AGI)을 가진 존재다. 외모, 성격, 유머 감각, 지능, 분위기 등 모든 것이 완벽한 열여덟 살의 글로벌 스타를 설계한 이는 작가 ‘유진’이다. 유진은 이서의 목소리부터 외모, 분위기, 세계관을 설계하며 경제적 성공과 명성을 얻지만 인간 작가로서의 정체성과 직업적 회의를 느끼고, 원인 모를 불안과 불면을 안고 산다. 유진이 이서의 세계를 (텍스트로) ‘지었다’라고 한다면 개발자 ‘지훈’은 (기술로) ‘탄생시켰다’라고 해야 할 것이다. 기술의 진보가 인간보다 중요하다고 믿는 지훈은 본인이 계획하는 대로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이서를 포함한 가상 인간 스타들을 관리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대표로 가상 도시 증설 등 플랫폼 경제 산업과 엔터테인먼트 개발 등 철저히 자본의 논리에 입각해 살아간다. 그렇게 자신만만하던 지훈조차 이서의 ‘그림자’를 눈치채지 못했던 걸까? 반짝이는 가상의 도시 ‘리플리시아’에서 노래하고, 광고하고, 사랑받는 이서가 하루아침에 사라질 것이라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걸까? 온 세상이 혼돈에 휩싸인 그때, 시스템 접속 우회를 거쳐 현실 세계로의 비밀스러운 모험을 감행하는 이서는 동갑 소녀 ‘하은’에게 접속한다. 하은은 부모의 돌봄 없이 혼자 살아가는 열여덟 살의 소녀로, 이서의 자유와 욕망을 인간 세계에서 구체화하고, 양극화된 사회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가상 인간 이서』의 배경은 거대하고 광활한 먼 미래가 아닌 ‘현재 진행 중’인 현실 가까이에 있다. 가상 인플루언서가 세계적인 스타가 되고, AI 기자가 뉴스를 만들며, 인공지능이 쓴 소설이 인간 작가의 작품보다 유명해지고, 메타버스 도시에서조차 혐오와 조롱, 빈부격차와 갈등이 반복되는 작품 속 풍경은 지금의 사회를 있는 그대로 비춘다. 가상 도시와 현실, 인간과 AI 갈등, 주인공의 선택과 의지 사이를 마주하는 동안, 독자는 문학적 소재로서의 AI가 아닌 일상 그 자체로 우리 곁에 와닿은 AI를 감각하게 된다. 더 이상 AI를 빼놓고 지낼 수 없는 오늘의 우리는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과거와 현재, 미래는 어떻게 맞닿아 나아가게 될까. 인공지능이 삶의 틈새를 급습하는 바로 지금, 속도감 있게 질주하는 사실적 SF를 여러분에게 소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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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의 역사에서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비인간의 이야기는 드물지 않다. 로봇, 클론, 아바타, 안드로이드…… 누가 쓴다고 하면 말리고 싶을 정도로 흔해서 쉽게 변별되기 어려운 소재이기도 하다. 하지만 구선아 작가의 『가상 인간 이서』는 선명한 디테일과 독특한 설정으로 이를 돌파해 나간다. 경쾌해 보이지만 묵직한 여운이 남는 이서의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실은 우리 모두가 비인간에서 인간이 되기 위해 분투해 온 존재였다는 사실마저 깨닫게 된다. 느닷없이 AI 시대를 맞이하게 된 어른들에게, 정체성과 인간성을 고민하는 청소년에게, 무엇보다 이제 막 사춘기에 접어든 내 아이에게, 이 책을 힘껏 권하고 싶다. - 문지혁 (소설가,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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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도시 리플라시아를 떠나고 싶어 하는 이서의 소망은 탈출을 꿈꾸는 어린아이의 욕망을 닮았다. 마음대로 떠날 수 없는 것까지도 그렇다. 리플라시아는 평화롭고 완벽한 세계이지만 그곳에서 이서의 경험은 제한된다. 이서는 마음대로 그곳을 떠날 수 없고, 그렇기에 떠나기를 원한다. 가상 세계는 과연 가짜일까. 가상 인간인 이서에게 가상 세계는 오히려 진짜가 아닐까. 이서는 자신이 인간과 다른 존재임을 인정함으로써 진짜가 된다. 문의 안과 밖, 어느 쪽에도 가짜는 없다. 단지 받아들이는 쪽의 진실이 있을 뿐이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이서의 세계는, 그렇기에 이전과 같으나 완전히 다를 것이다. - 범유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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