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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이처 소나타 007
크로이처 소나타 에필로그 - 레프 톨스토이 197 톨스토이가 들은 베토벤의 음악, 왜 「크로이처 소나타」인가? -옐레나 이사예바 227 레프 톨스토이 연보 271 |
Lev Nikolayevich Tolstoy,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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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성스럽게 해 주는 사랑은 도대체 어떤 사……사…… 랑입니까?”
--- p.23 “사랑이라? 사랑이란 어느 누구보다 한 남자나 한 여자를 특별히 더 좋아하는 거죠.” “그렇다면 얼마 동안이나 좋아하면 되는 건가요? 한 달인가요? 이틀? 아니면 30분?” p. 24 “여러분들께서는 결혼이 사랑에 기반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육체적 사랑 말고 다른 사랑이 존재할 수 있느냐는 의심을 제기했지요. 그런데 여러분들께서는 결혼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랑이 존재한다는 논리로 절 설득하고 계시는군요. 하지만 이 결혼이란 게 말입니다, 요즘 세상엔 한낱 사기극에 불과하다고 전 생각합니다.” --- p.28 “제가 바로 포즈드니셰프입니다. 여러분께서 짐작하고 계시는 그 극단적인 사건, 아내를 죽인 그 사건의 주인공이 바로 접니다.” --- p.30 아내는 몸에 살이 좀 붙더니 눈에 띄게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치 낙엽으로 떨어지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발산해 내는 늦여름의 푸르른 나뭇잎 같았습니다. 아내도 자기가 예뻐졌다는 걸 느끼고 몸치장에 신경 썼습니다. 아내에게선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무언가 도발적인 아름다움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아직 아이를 낳지 않고 적당히 살이 오른 쉽게 흥분하는 30대 여자의 전형이었죠. 그런 아내의 모습은 사람들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pp. 111-112 “그러니까 그자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였죠. 프로는 아니었고 세미프로 수준의 연주가였습니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제법 유명인 취급을 받기도 했었죠…” --- p.116 바로 이자가, 그리고 이자의 음악이 그 모든 것의 빌미가 되었습니다. 법정에서는 모든 것이 질투심에서 유발되었다는 식으로 사건을 설명했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습니다. 절대로 아니고 말고요. 법정에서는 제 아내가 바람을 피웠고, 그래서 제가 훼손된 명예를 지켜 내느라-법정에서 그렇게들 얘기하더군요-아내를 죽였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 pp.117-118 결국 전 아내에게 그자를 소개시켜 주었습니다. 대화가 곧 바로 음악에 대한 얘기로 넘어가더니 그자가 아내와 함께 연주를 하고 싶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아내는 그 무렵 늘 그랬듯이 우아하고 고혹적이었으며 불안하리만큼 아름다웠죠. 아내는 처음 본 순간부터 그자를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습니다. 게다가 바이올리니스트와 합주를 하게 된다는 것에 기뻐했습니다. --- p.129 “두 사람이 연주했던 곡은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였습니다. 도입부에 나오는 프레스토 부분을 아십니까? 알고 계시냐고요?” 그는 비명에 가까운 큰 소리로 물었다. “아! 정말 끔찍한 소나타입니다. 특히 그 부분이요. 원래 음악이란 거 자체가 끔찍한 거지요. 그게 뭡니까? 이해가 안 갑니다. 음악이 뭡니까? 음악이 뭘 만들어 낼 수 있죠? 음악이 뭔가를 만들어 낸다면 도대체 왜 그런 걸 만들어 내려는 거죠? 흔히들 음악은 정신을 고양시켜 준다고들 합니다만 다 헛소리고 거짓말입니다! 음악이 하는 거라곤 끔찍함을 주는 것 밖에 없습니다. 제 경우를 말씀드리는 겁니다만 음악은 저의 정신을 조금도 고양시켜 주지 않죠. 정신을 고양시켜 주지도, 그렇다고 나락으로 떨어뜨리지도 않습니다. 그저 흥분만 돋울 뿐이죠. --- pp.149-1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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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프 톨스토이의 〈크로이처 소나타〉는 사랑과 결혼, 성道德을 둘러싼 인간의 욕망과 위선을 날카롭게 파헤친 문제작이다. 작품은 아내를 살해한 남자 포즈드니셰프의 고백이라는 극단적인 설정을 통해, 당대 사회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결혼 제도와 남녀 관계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되묻는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소유욕과 질투, 성적 욕망이 어떻게 파멸로 이어지는지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이 소설은, 발표된 지 100년이 넘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불편하고도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톨스토이는 이 작품에서 인간의 도덕과 욕망 사이의 긴장을 극단까지 밀어붙이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가치관을 성찰하게 만든다. 그 급진성과 문제의식은 출간 당시 격렬한 사회적 논쟁과 발간 금지라는 결과로 이어졌고, 〈크로이처 소나타〉를 톨스토이 문학사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품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이번 개정판은 작품의 내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인명과 지명을 한국 외래어 표기법에 맞게 정비해 고전 텍스트로서의 정확성과 가독성을 높였다. 여기에 톨스토이가 직접 소설의 의도를 밝힌 「크로이처 소나타 에필로그」와, 베토벤의 음악과 톨스토이의 사유를 교차해 읽는 연구 논문을 함께 수록해 작품의 사상적·예술적 맥락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크로이처 소나타〉는 단순한 고전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의 사랑과 관계를 다시 묻게 하는 살아 있는 질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