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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 Nikolayevich Tolstoy,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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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성스럽게 해 주는 사랑은 도대체 어떤 사……사…… 랑입니까?” --- p.23
“사랑이라? 사랑이란 어느 누구보다 한 남자나 한 여자를 특별히 더 좋아하는 거죠.” “그렇다면 얼마 동안이나 좋아하면 되는 건가요? 한 달인가요? 이틀? 아니면 30분?” --- p.24 “여러분들께서는 결혼이 사랑에 기반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육체적 사랑 말고 다른 사랑이 존재할 수 있느냐는 의심을 제기했지요. 그런데 여러분들께서는 결혼이 존재하기 때문에 사랑이 존재한다는 논리로 절 설득하고 계시는군요. 하지만 이 결혼이란 게 말입니다, 요즘 세상엔 한낱 사기극에 불과하다고 전 생각합니다.” --- p.28 “제가 바로 뽀즈드느이셰프입니다. 여러분께서 짐작하고 계시는 그 극단적인 사건, 아내를 죽인 그 사건의 주인공이 바로 접니다.” --- p.30 아내는 몸에 살이 좀 붙더니 눈에 띄게 아름다워졌습니다. 마치 낙엽으로 떨어지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발산해 내는 늦여름의 푸르른 나뭇잎 같았습니다. 아내도 자기가 예뻐졌다는 걸 느끼고 몸치장에 신경 썼습니다. 아내에게선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무언가 도발적인 아름다움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아직 아이를 낳지 않고 적당히 살이 오른 쉽게 흥분하는 30대 여자의 전형이었죠. 그런 아내의 모습은 사람들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 p.111-112 “그러니까 그자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바이올리니스트였죠. 프로는 아니었고 세미프로 수준의 연주가였습니다.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제법 유명인 취급을 받기도 했었죠…” --- p.116 바로 이자가, 그리고 이자의 음악이 그 모든 것의 빌미가 되었습니다. 법정에서는 모든 것이 질투심에서 유발되었다는 식으로 사건을 설명했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습니다. 절대로 아니고 말고요. 법정에서는 제 아내가 바람을 피웠고, 그래서 제가 훼손된 명예를 지켜 내느라-법정에서 그렇게들 얘기하더군요-아내를 죽였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 p.117-118 결국 전 아내에게 그자를 소개시켜 주었습니다. 대화가 곧 바로 음악에 대한 얘기로 넘어가더니 그자가 아내와 함께 연주를 하고 싶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아내는 그 무렵 늘 그랬듯이 우아하고 고혹적이었으며 불안하리만큼 아름다웠죠. 아내는 처음 본 순간부터 그자를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습니다. 게다가 바이올리니스트와 합주를 하게 된다는 것에 기뻐했습니다. --- p.129 “두 사람이 연주했던 곡은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였습니다. 도입부에 나오는 프레스토 부분을 아십니까? 알고 계시냐고요?” 그는 비명에 가까운 큰 소리로 물었다. “아! 정말 끔찍한 소나타입니다. 특히 그 부분이요. 원래 음악이란 거 자체가 끔찍한 거지요. 그게 뭡니까? 이해가 안 갑니다. 음악이 뭡니까? 음악이 뭘 만들어 낼 수 있죠? 음악이 뭔가를 만들어 낸다면 도대체 왜 그런 걸 만들어 내려는 거죠? 흔히들 음악은 정신을 고양시켜 준다고들 합니다만 다 헛소리고 거짓말입니다! 음악이 하는 거라곤 끔찍함을 주는 것 밖에 없습니다. 제 경우를 말씀드리는 겁니다만 음악은 저의 정신을 조금도 고양시켜 주지 않죠. 정신을 고양시켜 주지도, 그렇다고 나락으로 떨어뜨리지도 않습니다. 그저 흥분만 돋울 뿐이죠. --- p.149-1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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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이처 소나타」는 똘스또이의 후기 작품으로 '회심' 이후 자연주의에 경도된 작가의 도덕적, 사상적 측면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삶을 위해 음주와 흡연 그리고 육식을 피하고 금욕 생활을 할 것을 주장했던 똘스또이는 이 작품을 통해 그 무엇보다도 절제하는 삶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뿐만 아니라 이 작품에서 똘스또이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아서는 안 되며, 남성의 성적 절제와 금욕은 결혼 후 부인에 대해서도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하여 당시 사람들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여성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이러한 주장의 일부는 다분히 현대에도 유효한 페미니즘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이러한 이유로 이 작품은 출간 당시 많은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발간 금지를 당했고, 빗발치는 항의에 결국 똘스또이는 이 작품을 쓰게 된 이유를 「크로이처 소나타 에필로그」에서 직접 설명하기에 이른다.
작품은 주인공 뽀즈드느이셰프가 왜 그리고 어떻게 아내를 살해하게 되었는지를 기차에서 만난 화자에게 설명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주인공은 아내가 바이올리니스트와 불륜 관계에 있다고 확신하고 살인을 저지르나 작품은 그 사실 여부를 구체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묘사되는 의심과 질투, 오해로 점철된 주인공의 편집증적인 행동은 셰익스피어의 '오델로'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 작품이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에 영감을 받아 쓰였다는 사실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베토벤은 이 소나타를 브리짓타워에게 헌정하려 했으나 여자 문제로 우정에 금이 가자 프랑스의 바이올리니스트인 크로이처에게 헌정했다. 하지만 크로이처는 이 작품을 혹평하며 단 한 번도 연주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작품은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상호 대등한 관계에서 연주하는 진정한 의미의 듀오 소나타로 불린다. 서로가 서로를 위협적으로 공격하는 듯한 1악장은 자주 연인들의 싸움에 비유된다는 점에서 똘스또이가 이 곡을 듣고, 살인으로 발전하는 부부의 이야기를 구상했다는 사실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이렇듯 똘스또이의 「크로이처 소나타」는 후기에 접어든 대문호의 사상을 박진감 넘치면서도 간결한 필치로 펼쳐 보인 작품으로, 그리고 예술 장르 간의 상호 영향 관계(‘예술의 종합’)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 주는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