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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
Ⅰ 9 Ⅱ 25 Ⅲ 37 Ⅳ 48 Ⅴ 60 Ⅵ 68 Ⅶ 73 Ⅷ 81 Ⅸ 93 Ⅹ 98 ⅩⅠ 102 ⅩⅡ 108 작품 주석 113 역자 해설 - 톨스토이가 바라본 인생, 그리고 죽음 121 - 역자의 말 132 레프 톨스토이 연보 133 |
Lev Nikolayevich Tolstoy,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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方敎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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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모든 열정은 직장 생활에 집중되어 있었다. 오로지 일에 몰두했다. 원하기만 하면 모든 사람을 파멸시킬 수 있는 자신의 권력을 느끼며, 재판할 때나 아래 사람을 대할 때,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일들 앞에서 누리는 성공을 만끽했다. 자신의 빼어난 업무 처리 능력을 과시하며 그는 뿌듯해했고,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하고 카드놀이를 즐기며 지냈다. 그렇게 이반 일리치의 전반적인 삶은 그가 당연시하는 것처럼 유쾌하고 우아하게 흘러갔다.
---p.36 그에게 너무나 익숙한 의사의 기만적인 거만함은 항상 예상한 그대로였다. 그가 재판 중에 하는 행동과 같았기에, 그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여기저기 툭툭 두드리고 청진하며, 그저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대답만을 바라는 허울 좋은 질문들이 이어졌다. 의심할 여지 없이 분명하게 치료해 드릴 터이니 환자분께서는 그저 따르면 된다고, 우리는 모든 환자를 동등하게 잘 진료하고 있다고 가르치는 듯했다. 모든 것이 재판에서 하는 것과 똑같았다. 그 유명한 의사는 이반 일리치가 재판 중 피고를 대할 때와 같은 태도를 자신에게 취하고 있었다. ---p.50 ‘ 삶과… 죽음. 그렇다, 생명이 점점 떠나가고 더 이상 삶을 지탱할 수가 없다. 무엇 때문에 자신을 속이는가?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내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이제는 자신이 몇 주 더 살 수 있을지, 아니면 며칠 더 살 수 있을지, 아니면 당장 죽을지 그것이 문제다. 한 줄기 섬광이 번쩍이는 듯했으나, 이내 남은 것은 어둠뿐이었다. 지금은 여기에 있지만 이제 그곳으로 가는 것이다! 도대체 어디로? ’ ---p.64 이반 일리치에게 견딜 수 없는 진정한 고통은 거짓말이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모두가 받아들이는 거짓말이었다. 즉 그는 그저 병이 났을 뿐이고 죽을병은 아니며 치료를 받으면 완치되어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거짓말이었다. 무슨 수를 써도 좋아질 수 없으며 더 괴로울 뿐, 그저 죽음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모두가 알고 또 그도 알고 있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기만이 그를 괴롭혔다. 그들은 그의 끔찍한 상태에 관해 거짓말을 했고, 자신도 그 거짓말에 동조하기 바랬으며 다른 이들도 동조하게 만들었다. 거짓, 죽음을 목전에 둔 그에게 행해지는 이 거짓, 그의 죽음이라는 무섭고 장엄한 행위를 그들의 사교 방문이나 커튼, 저녁 식탁의 철갑상어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이 거짓은 이반 일리치에게 몸서리를 치게 만드는 고통이었다. ---p.78 ‘어쩌면 내가 마땅히 해야 할 바를 다 못했고, 결국 잘못 산 것일까?’ 갑자기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그러나 나는 내가 할 바를 모두 하며 살았는데?’ 그는 스스로에게 반문하며, 삶과 죽음의 모든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이 유일한 해답을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라 여기며 즉시 머릿속에서 떨쳐버렸다. ‘그렇다면 너는 이제 무엇을 원하느냐? 삶? 어떻게 살라는 것인가? 법정관리가 ‘재판 중입니다!…’라고 외칠 때 네가 법원에서 살았던 것처럼 그렇게 사는 것인가. 재판, 그리고 재판. 그는 되풀이했다. “그렇지 재판! 그래 난 잘못이 없어!” 그는 화가 나 소리쳤다. “무엇 때문인가?” 그는 울음을 그치고 벽을 마주하고는 생각에 몰두했다. 도대체 이 공포는 무엇 때문인가? ---p.97 “그래도 왜 이 고통을 겪는지 이유라고 알아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이 또한 알 수가 없다. 내가 제대로 살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설명은 가능하겠지. 그러나 그것만은 인정할 수는 없다.” ---p.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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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온 삶 전체가 거짓이었다면?”
죽음이라는 절대적 한계 앞에서 비로소 마주하는 삶의 진실 러시아 문학의 거장 레프 톨스토이의 후기 대표작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 ‘톨스토이 클래식’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세계문학사상 가장 완벽한 중편소설 중 하나로 꼽히는 이 작품은, 한 인간이 죽음에 도달하는 정교한 심리적 과정을 통해 역설적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삶의 가장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 이반 일리치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법조인이자 남부러울 것 없는 중산층 가장이다. 그는 타인의 눈에 완벽해 보이는 삶, 속물적이고 관습적인 안락함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살아왔다. 그러나 뜻밖의 사고와 함께 찾아온 원인 불명의 병세는 그의 평온했던 일상을 단숨에 무너뜨린다. 육체적 고통보다 그를 더 괴롭히는 것은 주변 사람들의 위선과 방관, 그리고 "왜 하필 나인가"라는 철저한 고독감이다. 톨스토이는 이반 일리치가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실재와 직면하면서 겪는 부정, 분노, 절망, 그리고 마침내 다다르는 영적 구원의 순간을 집요하고도 서늘할 정도로 치밀하게 파헤친다. 죽음의 문턱에 서서야 비로소 자신이 걸어온 통속적인 삶의 거짓됨을 깨닫는 주인공의 모습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서늘한 경종을 울린다. 톨스토이 후기 사상의 정수, 정교한 번역과 풍부한 해설로 새로 읽는 고전의 깊이 이 소설은 톨스토이가 사상적 전환(회심)을 겪은 후 발표한 작품으로, 순수 예술적 성취를 넘어 도덕적·종교적 신념이 깊게 투영되어 있다. 거짓된 세속의 삶과 진실한 삶의 대비, 그리고 타인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구원의 메시지가 단단한 문장 속에 담겨 있다. 이번 ‘톨스토이 클래식’ 판본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방교영 교수의 정교하고 수려한 번역을 통해 작품이 가진 문학적 결을 생생하게 살려냈다. 아울러 작품의 시대적·사상적 배경을 이해하도록 돕는 상세한 주석, 톨스토이의 생애와 사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연보, 그리고 ‘톨스토이가 바라본 인생, 그리고 죽음’이라는 주제로 고전의 의미를 깊이 있게 짚어주는 역자 해설을 수록하여 독자들이 작품의 깊이를 한층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죽음이라는 가장 어두운 그림자를 통해 삶이라는 빛을 가장 선명하게 조명하는 책.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시대를 초월해 끊임없이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강력한 질문이자,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삶의 지침서가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