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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
문학과지성사 2000.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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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지성 시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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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천일馬화
2. 자전거의 노래를 들어라

저자 소개

저자 : 유하
1963년 전북 고창군 상하면 하나대 마을에서 출생하여 세종대 영문과와 동국대 대학원 영화과를 졸업했다. 1988년 『문예중앙』신인문학상 공모에 당선하면서 시단에 데뷔하였으며,
1989년 첫 시집 『무림일기』출간, 1990년 「시인 구보씨의 하루」를 비롯한 16㎜ 단편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1991년 영화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의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감독, 1993년 세번째 시집 『세상의 모든 저녁』출간, 1994년 대학원 졸업. 논문은 할리우드 SF영화를 분석한「포스트모더니즘 영화 연구」였다. 1995년 네번째 시집 『세운상가 키드의 사랑』과 산문집 『이소룡 세대에 바친다』출간하였고, 11월 16일∼18일, 일본 마쓰에 시에서 열린 ‘제3회 한일문학 심포지엄’에 참가했다. 1996년 『세운상가 키드의 사랑』으로 제15회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하였고 1999년 다섯번째 시집 『나의 사랑은 나비처럼 가벼웠다』, 산문집 『재즈를 재미있게 듣는 법』 출간하였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33쪽 | 216g | 128*205*20mm
ISBN13
9788932012070

책 속으로

폭포

그대는 무진장한 물의 몸이면서
저렇듯 그대에 대한 목마음으로 몸부림을 치듯
나도 나를 끝없이 목말라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한시도 벼랑 끝에 서지 않은 적이 없었다

--- p.9

나를 움직이는 연료는 침묵이요
나의 엔진은 바람이요
나의 경적은 휘파람이다
나는 아우토반의 욕망을 갖지 않았으므로
시간으로부터 자유롭다
하여 목적지로부터 자유롭다
나는 아무것도 목표하지 않는다
목표하지 않기에 보다 많은 길들을
에둘러 음미한다
나는 늘 途中에 있다
나는 샛길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나는 길의 선지자이다

나를 움직이는 것은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다
인간의 중심이 아니라 인간의 아웃사이더이다
아웃사이더의 서정이다
숲으로 난 샛길을 사랑하는 산책가의 몸이다
산책가는 누구를 추월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나는 추억보다 느리게 간다
나를 무수히 추월해간 지상의 탈것들이여
어쩌면 목적지란 시간의 종말 아닌가
나의 시간은 무한한 곡선,
은륜의 텅 빈 내부로 물이 고이듯 시간이 머문다
샛길의 시간은 무익하여, 아무도 가지려 하지 않는다
나는 그 무익한 시간들을 벗 삼아
유한한 삶에 대한 명상을 충분히 할 것이다
산책가는 늘 길 뒤편에 남아 있다
풀잎 하나 사소한 흔들림에도
생의 시간을 길게 확장시키며

---pp.7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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