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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희네는 할머니 댁으로 이사 갑니다.
만희와 엄마, 아빠는 마루 끝에 부엌이 딸려 있는 좁은 연립 주택에서 살았습니다. 만희는 부엌 옆에 있는 조그만 방을 썼습니다. 그래서 놀다 보면 장난감과 책들이 마루까지 어질러지곤 합니다. 그러나 할머니 댁은 집도 넓고 개도 세 마리나 있습니다. 만희는 벌써부터 자기 방을 멋있게 꾸밀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개들과 장난치며 노는 일도 재미있겠죠. --- pp.2-3 부엌은 개들이 가장 들어오고 싶어하는 곳입니다. 맛있는 냄새와 이야기 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 pp.12-13 목욕탕에서 물놀이하는 것도 즐겁지요. 아빠는 비누 거품으로 공룡 발톱을 만들어 보입니다. --- pp.26-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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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소중한 것들
1995년 12월 《만희네 집》이 나왔다. 1993년 12월경부터 준비해서 꼭 2년이 걸렸고, 이 책으로 나는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 생각해 보면 그림책 속의 만희가 지금의 커다란 만희가 맞나 싶게 아득하다. 항상 일에 쫓겨 유치원 종일반에 맡겨 두고, 저녁이면 부랴부랴 맨 마지막으로 아이를 데려오곤 했다. 밤에는 또 내 일을 하고 싶어서 아이를 얼른 재우려고 그림책을 꺼내 읽어 주었는데 가끔씩 내가 먼저 졸았던 기억이 난다. 당시 만희에게는 그림책을 읽을 때가 엄마와 떨어져 있던 낮 시간을 대신하는 시간이었을 거다.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어떤 한 시기를 그렇게 그림책과 함께 깔깔대며 웃고 무서워하고 슬퍼하던 경험은 이후 내게도 삶의 큰 버팀목이 되었다. 독자들 가운데는 감사하게도 《만희네 집》의 그림이 따뜻하고 마음으로 그린 것 같다고 이야기해 주는 분들이 있다. 아마도 그건 내가 그때 매일매일 밥하고 빨래하고 아이를 돌보는 일상 속에 가장 깊숙이 들어가 있었고, 어떻게든 그 시간을 의미 있는 것으로 만들고 싶어 했던 바람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는 종일 집 안을 맴돌며 보고 만지는 것들을 짬짬이 스케치북에 그려 나갔다. 부엌에서 싱크대와 커피 잔을, 안방에서 자개장과 문갑을, 화단에서 꽃과 나뭇잎을, 장독대에서 항아리를, 현관에 가지런히 정돈된 우산과 식구들 신발을, 옥상에 올라가 햇볕에 널은 이불과 빨래를 하나하나 보고 그렸다. 남들은 어떻게 그렇게 꼼꼼히 그렸냐며 놀라지만, 당시 내가 아는 방법은 오직 하나하나 수놓듯이 그려 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 보면 시 부모님 방에 있던 자개장을 어떻게 그렸나 싶다. 누구에게나 살면서 길든 짧든 붙들어 두고 싶은 시간이 있다. 내게는 《만희네 집》 그림 속 시간이 그렇다. 그림책 속 여섯 살 만희는 이제 서른이 넘은 어른이 되었다. 나는 이제 《만희네 집》에 나오는 할머니의 나이가 되었고, 오래전 시댁에서 분가해 지금은 작은 단독 주택에 살고 있다. 그래도 30년 전 《만희네 집》의 생활은 그대로 지금 여기로 이어져 오는 듯하다. 할머니가 쓰시던 손재봉틀을 물려받아 모터를 달아서 쓴다. 손에 익숙한 그릇과 조리 도구들, 햇볕에 널어 뽀송뽀송한 빨래와 이불, 작은 마당 한편의 조그만 채소밭, 계절마다 꽃이 피고 지고 열매를 맺는 풀과 나무들, 그리고 꽃밭… 지금도 이런 것들이 나의 일상을 풍성하게 만든다. 《만희네 집》 책장을 넘기면서 일상의 소중한 것들, 간직하고 기억하고 싶은 것들, 그리고 내 가족 내 이 웃과 나누고 싶은 것들을 하나하나 일깨우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만희네 집》을 아껴 주시고 나의 작품 활동을 지지해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만희네 집》 30주년 기념판의 표지 그림은 그렇게 30년이 지난 지금의 만희네 집이다. 2026년 출간을 준비하고 있는 《만희네 꽃밭》의 한 장면이다. ―권윤덕 여섯 살 만희를 따라 구석구석 즐거운 우리 집 탐험 《만희네 집》은 여섯 살 만희가 가족과 함께 할머니 댁으로 이사 온 뒤, 집 안팎을 하나하나 탐험하며 새로운 공간에 적응해 가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집도 넓고 개가 세 마리나 있는 할머니 댁에서 만희는 자기 방을 꾸미고 개들과 장난치며 놀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나무와 꽃이 가득한 만희네 집은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개들이 먼저 반겨 주는 따뜻한 공간입니다. 만희는 문틈과 마루, 부엌과 안방, 광과 장독대, 뒤꼍과 옥상까지 집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각 공간에 담긴 쓰임과 의미를 하나씩 발견해 나갑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지내는 안방에는 자개장이 놓여 있고, 부엌에서는 엄마가 음식을 만듭니다. 어둡고 서늘한 광에는 여러 물건들이 보관되어 있으며, 그 위 장독대에는 항아리들이 줄지어 놓여 있습니다. 뒤꼍의 가마솥에서는 메주를 쑤고 우거지를 삶는 일이 이어지고, 마루에 올라서면 장난감이 가득한 만희의 방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아이의 시선과 동선을 따라 바라본 이 집에는 가족의 손때가 묻은 살림살이와 오래된 물건들, 함께 살아온 시간의 흔적과 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만희가 집을 둘러보고 적응해 가는 과정은 낯선 환경을 이해하고 자기만의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시간이며, 동시에 가족의 삶과 기억이 깃든 ‘집’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깨닫는 성장의 여정이기도 합니다. 《만희네 집》은 아이가 공간을 인식하고 관계를 맺는 방식을 섬세하게 그려 내며, 집이라는 장소가 지닌 따뜻한 정서와 일상의 소중함을 전합니다. 섬세하고 깊이 있는 그림으로 만나는 현대판 풍속화 그림책! 《만희네 집》은 1990년대 한국 가정의 생활 풍경을 섬세하게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만희네 세 식구와 할아버지와 할머니까지 한집에 살고 있는 가족의 옷과 몸짓, 집 안에 놓인 살림살이와 책들은 그 시절의 생활을 고스란히 보여 줍니다. 집을 채운 물건과 공간, 가족의 동선과 손길은 평범한 하루를 이루는 풍경으로 이어지며, 아이의 시선으로 그려 낸 현대판 풍속화로 그림책을 완성합니다. 이 책의 그림은 권윤덕 작가가 불화 기법을 통해 재료를 다루는 법을 익히고, 마음에 남는 전시와 화집을 따라 그리며 쌓아 온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연필로 밑그림을 완성한 뒤 얇은 한지를 올려 먹을 묻힌 가는 붓으로 선을 뜨고, 배접을 한 다음 동양화 물감으로 여러 차례 엷게 색을 올리는 과정은 아름다운 그림에 깊이와 온기를 더합니다. 이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을 기록하듯 그려 온 권윤덕 작가의 작업 세계는 거창한 사건보다 삶의 자리와 사람의 흔적, 시간이 남긴 풍경에 주목해 왔습니다. 자연에서 온 재료와 전통적인 기법으로 완성된 《만희네 집》의 그림은, 우리가 살아온 집의 시간과 기억을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게 되살려 줍니다. 소장하고 싶은 우리나라 명품 그림책, 30주념 기념 소장판으로 다시 만나요! 《만희네 집》이 출간된 지도 어느덧 30년이 넘었습니다. 이야기 속 여섯 살 만희가 이제는 서른이 훌쩍 넘은 어른으로 자랄 만큼 긴 시간이 흘렀고, 작가는 만희가 뛰어놀던 집을 떠나 지금은 작은 단독 주택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림책 속에 수를 놓듯 차곡차곡 그려낸 장면들 덕분에 30년 전의 만희네 집은 오늘의 독자 앞에서도 여전히 생생하게 숨 쉬는 듯합니다. 한 가족의 생활과 시간이 고스란히 담긴 이 집은, 세대를 건너 독자 각자의 기억과 겹쳐지며 더욱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시대가 흘러도 변함없이 사랑받아 온 그림책 《만희네 집》을 출간 30주년을 맞아 기념판으로 선보입니다. 이번 30주년 기념판은 표지를 새로 그리고, 기존 양장 제본에서 노출 제본에 고급스러운 양장 표지로 새롭게 제작해, 책 자체로서의 소장 가치를 한층 높였습니다. 좌우 페이지가 180도로 완전히 펼쳐져, 집 안 구석구석에 담긴 정겨운 풍경과 세밀한 그림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오랜 시간 책을 아껴 준 독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작가의 말을 함께 수록해 작품에 담긴 시간과 마음을 다시 한번 되짚게 합니다. 《만희네 집》 30주년 기념판과 함께, 사랑하는 가족과의 시간 그리고 언제나 우리 곁에서 포근한 안식처가 되어 주는 ‘집’의 의미를 천천히 되새겨 보세요. [ 교과서 수록 ] 2009 개정 교육과정 초등 국어1-1 통합교과 2-1 나 11단원 [ 누리 과정 및 교과 연계 ] 의사소통-책과 이야기 즐기기 사회관계-더불어 생활하기 1-1 통합(여름1) 1. 우리는 가족입니다 1-2 국어 9. 겪은 일을 글로 써요 2-1 통합(여름2) 1. 이런 집 저런 집 3-2 국어 7. 글을 읽고 소개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