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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한 가닥 연분홍 꽃봉오리 태엽이 천천히 풀리는 시계, 꽃마리 깨끗한 발 불가사리 꽃자리 봄밤 하늘 정원사 매화꽃 발자국 갈대 손, 복조리 느티나무 상모돌리기 여기는 안전지대 엔젤피쉬 순애보 뻐꾹뻐꾹 뻐꾹채 불탄 모과나무 세한의 집에 수선화가 피었소 제라늄 시론詩論 2부 십인십색 “우리가 한때는 너희였고 너희는 곧 우리다” 길 떠나는 이중섭 가족 빗방울 못자리 천경자의 「생태」 만선의 기쁨 장미 무덤 수박이 웃는다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를 빚다 남관의 도깨비나라 2 물방울 ENS802 손바닥 그림 고슴도치의 오이 서리 별자리 책 3부 푸른 하늘 은하까지 새 점占을 치다 버력, 달빛 돛, 햇빛 돛 차마 못 한 말 대추나무 무지개 씨앗 방어기제 빈 상자들의 노래 하루를 지우다 삽이 삽을 묻다 쌓으면 무너지고 무너지면 또 쌓았다 루시Lucy의 진화 빗소리 새장 4부 흰모란꽃 종소리 추사秋史의 하늘 한참을 그 앞에 서 있었다 흰모란꽃 종소리 연잎에 싼 잉어 사슴 모양 뿔잔 토기 이판사판 禁標 청자 미인 한강변 총석정 해치?? 가족 행운태의 폭포 건너기 무당거미 출타 중 집옥재集玉齋를 읽다 5부 부처님 주사위 박제천 선생님의 뒷모습 섭동攝動 깨진 종소리 한결같이 경주 남산 할매부처 보석사리 만화경 미륵불의 뜰에서 부처님 주사위 포대화상, ‘약샤yaksha’ 강산무진, 발원 메타버스 야단법석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 능소화빛 노을이 지다 하늘 달동네로 이사 가다 ■ 작품론 마음으로 그리는 세계/ 김효숙(문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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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 하늘 정원사』
구름 적은 그믐날 새벽, 하늘 흑판에 솔방울 달린 지팡이로 별자리를 새로 그린다 좀생이별들을 한데 묶어 안개꽃 별자리 남북으로 흐르는 은하수 주위를 크게 둘러쳐 안개꽃 별자리 북쪽 하늘의 붙박이별, 북극성은 함박꽃 별자리 큰곰자리 작은 곰 자리를 합쳐 황매산 철쭉 별자리 사자자리의 1등성 레굴루스별은 목련꽃 별자리 목동자리 처녀자리를 넓혀 수천 송이 만개한 벚꽃 동산 별자리를 그린다 꿈이었나, 꽃들은 일제히 타올랐다 이내 스러졌고 별들도 다 숨어버렸다 밤하늘에는 마른 솔방울 몇 개 굴러다닌다 『깨끗한 발』 배롱나무 둥치에 걸려있는 매미 옷 한 벌, 튀어나온 눈, 짧은 더듬이, 둥근 머리 꽁지의 주름까지 가느다란 다리, 발, 발톱까지 속속들이 다 벗었다 단추도 지퍼도 없는 옷을 벗으려니 등을 찢을 수밖에, 혼자서 제의祭儀를 치르고 어둠과 결별했다 등을 찢고 얻은 날개도 귀하지만 흙 속을 기어다니던 발을 벗고 하늘로 올랐을 매미의 깨끗한 발을 생각하면 매미의 울음소리는 시원한 소나기 한줄기, 소나기에 푹 젖어버린 내 헌 옷도 한 벌 한 벌 벗는다 『삽이 삽을 묻다』 씨앗을 심으려고 구덩이를 파다 삽날 끝이 조각조각 부서졌다 구덩이 그대로 낡은 삽날 무덤, 좀처럼 상처가 나을 기미를 보이지 않아 가슴에 묻었다 가슴 그대로 상처의 무덤, 부서진 삽 등으로 토닥여 주었다 무덤인 줄 알았는데 저녁 노을빛 엉겅퀴꽃이 피어났다 삽이 분신을 묻으면서 흘린 눈물에서 가시투성이 꽃이 싹틀 줄이야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