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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부 휘날리는 열반 무아심無我心 2 별 사리 공空 안의 꽃송이 나무 2 가야산 마애삼존불 설악 이무기 불청객 2024년 8월 28일 정오 12시 20분 살구나무 득음 무념無念의 환희 인공물 물의 눈물 생명의 행진 수평선 2부 숲의 자비 산길에서 2 사념처思念處 숲속 쉼터 침묵의 숲 숲을 걸으며 먼 산 네 정릉천 갈대 정릉천 낮은 폭포 삼 형제 돌담과 해안선 달팽이 걸음 차를 마시며 솔밭공원 가을 가을 야곡 단풍 3부 시詩의 길 죽난시사竹欄詩社 떼꾼 1 떼꾼 2 포장마차 전설 와당蛙當 훈장님 전상서 연명 빚 달마을 연가 발목 아리랑고개 곡비哭婢 허무 시작詩作 먹구름 고약한 놈 4부 논개 피돌기 휘파람새 순종의 등뼈 자유 3 푸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Busking 마음속의 별 축시 빛으로 날아올라 별은 빛나는데 공황 폐허의 진화 세월은 꽃의 아픔을 모른다 5부 정릉의 유년시절 육화肉花 그네 엄마가 그리우면 꽃집에 간다 어머니 업고 산에 올라 까마귀 그리움 나비 3 봄 3 미운사랑 보현봉 인어 사랑하고 싶다 인연 1 물웅덩이 슈퍼문 부활을 창조하다 ■ 해설 모든 길은 생명의 길이었다 | 황정산(시인, 문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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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밭길을 걸었어요
자갈밭길도 걸었어요 가시밭길까지 걸었지요 살아야겠다고 한 걸음이 쌓여 황토밭 다져지고 두 걸음이 쌓여 자갈밭 돌멩이 쌓고 세 걸음이 가시밭 가시덩굴 뒤덮었어요 울울하게 일어선 가시탑 눈물 젖고 땀에 젖고 피에 젖은 잠뱅이 우적 도려내어 깃발 만들었어요 무주공산 만월 휘황한 밤 자박자박 달빛 밟으며 가시탑 우듬지에 깃발 꽂았어요 달그림자 길게 늘어졌어요 새벽 어시장 팔딱이는 몸짓으로 열반이 몸부림칠 때마다 깃발은 힘차게 휘날렸어요 가시가 털려나가고 있었어요 --- 「휘날리는 열반」 중에서 땡볕에 짙어가는 농염의 푸름 갈대 잎에 쉬어가는 영롱한 빗방울 한 줄기 바람에 주르르 길 떠난 빈자리에 내려앉는 빗방울 갈대 잎은 너울거렸다 늦가을 찬바람에 갈변되어 마른소리하며 북풍한설에도 눕지 않는 꿋꿋한 의지 퇴색된 잎에 함박눈 소복 쌓여도 꼿꼿이 버티는 죽음의 힘이 보였다 돌아온 봄바람에 정릉천 얼음 풀리고 갈변된 밑둥 파릇파릇 올라오는 아기 산책길 오가며 보는 연약한 새 생명은 갈변된 부모 주검에 의지해 스러지지 않았다 튼실한 몸뚱어리 홀로 설 수 있을 때 갈변된 시신 눕는 것을 보았다 죽은 자가 산자 살리는 죽음의 인내는 태어날 자식 위해 죽어서도 눕지 않았다 --- 「정릉천 갈대」 중에서 엄마 젖 옹알대며 쭉쭉 빨고 포만감으로 엄마 젖 냄새에 묻혀 쌔근쌔근 잠들었던 옥동자는 엄마가 꽃인 줄 알지 못했다 비바람 시달림에 꽃은 시들어 가고 꽃봉오리는 시든 꽃에 기대어 피어나 세월에 낙화한 시든 꽃 거두어 꽃이 꽃을 업고 산길 올라 꽃향기 날렸다 꽃집에 들러 꽃 사며 향기에 젖으니 이불속 엄마 냄새가 생각났다 비릿한 엄마 젖 그리워 엄마하고 부르니 느껴지는 젖 향기로 눈가에 이슬 맺혔다 엄마가 그리우면 꽃집에 간다 화병 올려놓은 식탁에서 꽃으로 부활한 엄마냄새 맡으니 그리운 엄마가 환하게 웃는다 --- 「엄마가 그리우면 꽃집에 간다」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