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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다시 와보는 속초 앞바다 문글씨의 행보 한 송이 꽃처럼 추사고택에서 1 나팔꽃 집 별스러운 날 턱, 맡기기 저녁달 시詩 무제無題 나락 단풍기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벤치 길 강원도 오대산 2부 서산 마애삼존불 상원사 동종을 본 듯 관촉사 은진미륵부처님을 뵙고 추사고택에서 2 미암사 쌀바위 봉정암에 오르네, 그분들이 있어 운판소리 운주사 풍경소리 운주사 와불 통도사 범종루 앞에서 어느 천불보전 이야기 보령 신비의 바닷길 안면도 꽃지 할아비바위 일부 무너지던 날 빨래터집 아주머니의 그날 백일홍의 인사 빈 항아리를 보며 까치소리 경쾌하면 3부 콩을 고르다 조금 느긋하게, 좀 더 무심하게 꽃 며느리 맞이하는 날 조가비 전지 월류봉 산은 물레 바람의자 별난 팬더마우스 볕마당에서 잘 마른 고추 아버지 말씀 어머니 살림을 정리하며 엄마와 귀뚜라미 어떤 재산 부추 우수雨水가 오면 4부 담배 사촌형님 우리 부부 땅 왜, 좀 더 기다렸어야 한 거니? 우리집 바둑이 1 우리집 바둑이 2 반려견을 ‘장군이’라 부르시네 할아버지와 강아지의 경주 마음 한 곳에 있다는 올무 부정不淨 아기새 이야기 참새 새 거짓 같군! 하지 무렵 ? 작품론 내려놓기의 사유와 땅의 상상력 | 황정산(시인, 문학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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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와보는 속초 앞바다
백담계곡 물에 손을 씻으려 넣는 순간 물이 뱀처럼 덥석 문다 온몸에 독이 퍼지는 듯 얼얼하다 십여 년 만에 다시 와보는 속초 앞바다 그때 그 물빛이다 서서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노라니 예전의 잘못했던 일들이 선연히 떠오른다 위아래 없이 당돌하게 굴었던, 부끄러움 하염없이 뉘우치고 있는데 파도가 제자리에서 자맥질한다 허물을 묻어주는 것일까 맑게 흐르는 물을 보면 찰박찰박 빨래하고 싶다 문글씨의 행보 붓글씨를 쓴다 땅끝 심지에 닿은 듯 마음엔 아무것도 일렁이지 않는지 거침없이 써 내려간다 네모반듯한 글씨 저 또록또록한 생기의 조합 생生이 고이는 물 같다 이젠 됐어, 습작과 함께 제자리에 묻는다 구불구불 울퉁불퉁 펼쳐지는 길 문마다 어깃장 놓는 행보 아, 틀 속의 슬픈 모습이 보이나 보다 더 이상은 한 발짝도 내디딜 수 없는 절벽인가 보다 스르르 문이 열린다 나락 거두어들이지 않은 서리태 콩 한 포기를 보았다 콩깍지가 빠끔히 열려 해살거린다 내게도 묵은 노트에 떨어져 있는 나락이 있다 늘 다가가지만 아귀 맞지 않아 삐걱대는, 기다리는 것도 시심詩心이라 했던가 오늘도 어쩔 수없이 떨구어 낸 혹독한 외로움과 어둠을 견뎌내야 할 나의 나락, 나의 詩가 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