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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부 관문도시 부산과 서발터니티(subalternity) 1장 한센인, 서발터니티의 지정학: 부산 경우_김동규 2장 완월동 성판매 집결지와 관문도시 부산의 임계_김동규 2부 국가 정책과 (비)국민의 경계 3장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후 중국공산당의 유민 정책: 관문도시 상하이를 중심으로_김지영, 이홍규 4장 난민에 대한 환대와 배제의 역학: 제2차 세계대전 시기 상하이 유대인 난민을 중심으로_김지영 3부 국민국가 건설과 배제된 서발턴들 5장 시진핑 시대 민족국가 통합과 소수민족의 서발턴화_장윤미 6장 나한각(羅漢脚)의 기억: 대만의 서발터니티와 정체성_강병환 4부 역사의 경계와 서발터니티 7장 신식민분단체제하 서발터니티와 사상운동의 재출발: 대만과 남한 사이_연광석 8장 난민과 경계(境界)의 문제: 장아이링의 소설 「부화낭예(浮花浪蘂)」를 읽는 한 경로_박자영 참고문헌 |
姜秉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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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선포 이후 석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각 지역의 광장 집회에서는 스스로를 백수라고 소개하는 청년뿐 아니라 장애인, 농민, 성소수자, 노점상 등 우리 사회에서 배제되고 소외되어온 존재들이 목소리를 내며 서로에 대한 관심과 연대의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이번의 불법 계엄령 사건으로 우리 모두는 언제든지 서발터니티가 될 수 있음을 자각했다. 위태로운 순간에 빛을 내며 폭발한 수많은 에너지들이 한데 모여 서로를 이어주며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
--- p.17 한센인은 현재의 정상성에 임계를 부여하는 취약한 존재다. 물론 서발터니틱한 존재는 한센인만이 아니다. 실로 다양한 존재들이 현재의 질서에 임계를 부여하고 있다. 임계는 이렇게나 많고 선명 하다. 다만 우리가 감지하지 못할 뿐이다. 취약한 서발터니티의 임계는 주체의 무능을 증명한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최근 발표된 부산의 〈15분 도시 계획〉에 장애인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 p.53 여성의 몸을 상품화하여 노골적으로 전시하면서, 자신의 사적욕망은 안전하게 밀폐된 이면의 공간에서 관철시키는 유리방 구조의 집결지, 여성의 몸을 쉽게 착취할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자신은 정작 쉽게 들키지 않도록 구축된 집결지의 입지 구조와 건축 양식, 여성의 몸을 검진의 대상으로 완벽히 노출시켜 의학 권력을 관통하게 만든 의학 체계의 힘, 이러한 구조와 함이 작동하도록 묵인하고 방조한 법-제도적 예외상태. 이상의 힘들을 종합하면 우리는 푸코의 팬옵티콘을 떠올릴 수 있다. 푸코의 팬옵티콘은 한쪽이 노출되지 않으면서 다른 한쪽은 완벽히 노출되는 시선의 비대칭성이 작동하는 권력의 장이다. --- p.92 국가주의적 역사관이 주선율이 됨에 따라 이제껏 유민 연구는 중국공산당이 실시했던 개조의 대상으로서만 정당화되었을 뿐, 그들의 ‘서발터니티’성은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였다. 더욱이 오늘날 ‘농민공 (農民工)’, ‘일용직 신노동자[新工人]’ 등 새로운 유형의 하위 주체들이 서발터니티성을 극복하고 시민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인 상황인데, 이러한 사실들은 기실 무산계급 정권을 자처했던 중국 공산당 정권의 본질이 이전의 국민당 정권과 마찬가지로 서발터니티를 생산하는 폭력적인 근대국가 권력임을 시사한다. --- p.143 ‘중화민족’이라는 ‘상상의 공동체’의 내용이 정치적 이상이나 목표가 아니라 모호한 문화적 내용으로 채워지고 재구성되려 할 때, 소수민족의 에스닉 정체성과 중화민족이라는 네이션 정체성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정체성이 아니라, 문화 정체성이 뚜렷한 소수민족에게는 더욱 커다란 민족 탄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중국 당국은 소수민족 지역을 안정의 대상으로 간주하며 민족단결을 강조하지만, 이러한 갈등 없음을 지향하는 ‘획일적 통합정책’ 이면에는 국가권력의 폭력성이 내재되어 있다. --- p.214 나한각은 단순히 청나라 시기의 특수한 계층에 그치지 않고, 근대 이후 대만 사회의 주변부 노동계층, 무산자 계층, 불안정 노동자 계층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사회적 연결고리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구조는 일본 식민지 시기의 노동력 착취, 전후 대만의 산업화 과정에서 형성된 노동자 계층, 그리고 현대 대만의 저임금노동자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나한각을 통해 대만 사회의 역사적·구조적 문제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하겠다. --- p.277 냉전기 동아시아에서 월경하는 서사들이 출현한 것과 관련된 횡적인 검토도 필요해 보인다. 한국의 경우 「부화낭예」가 집필됐던 시기와 비슷한 때 최인훈의 『광장』(1960)이 발표됐다. 이 시기 출현했던 동아시아 냉전기 월경서사들을 횡적으로 두고 볼 때 왜 이 시기에 유사한 서사들이 출현했는지 공통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무엇이며 또 고유하게 모색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횡적으로 검토했을 때 개별 텍스트가 발언하는 것을 넘어 동아시아나 세계에 던지는 새로운 문제나 시선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p.3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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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국가와 도시 속에서 형성된 서발터니티의 사례들
이 책은 동아시아가 서구 제국주의, 냉전 체제, 국민국가 건설이라는 중첩된 구조 속에서 근대를 경험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서발터니티적 존재들을 분석한다. 본 총서에서는 한센인, 성매매 노동자, 유민과 난민, 소수민족, 대만의 나한각(羅漢脚)과 같은 존재들을 주요 사례로 다룬다. 이들은 국가의 목적과 자본의 논리에 따라 규정되고, 격리되거나 통제된 존재들이다. 1부에서는 배제되고 격리된 존재들을 부산이라는 장소성과 연결하여 서발터니티의 지정학을 살핀다. 2부에서는 상하이를 중심으로 유민 정책과 유대인 난민 사례를 분석하며, 근대 국가 형성과정에서 환대와 배제가 어떻게 정치적으로 작동했는지를 검토한다. 3부에서는 중국 소수민족 정책과 대만의 유민 집단 나한각을 통해, 국민국가 건설 과정에서 소수자와 주변화된 집단이 놓인 위치를 분석한다. 4부에서는 텍스트 분석을 통해 서발터니티 문제를 다시 사유한다. 이러한 사례들은 근대 동아시아 국가가 법과 제도를 통해 질서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어떤 존재들이 배제되고 서발터니티로 규정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철학·역사·문학·정치학을 가로지르는 서발터니티 분석 본 총서는 철학, 역사학, 문학, 정치학 등 다양한 전공의 연구자들이 참여하여 집필되었다. 각 논문은 서로 다른 연구 대상과 방법을 사용하지만, 서발터니티라는 공통의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근대 동아시아의 국가, 도시, 그리고 배제된 존재들을 종합적으로 조망한다. 『근대 동아시아 국가와 도시, 서발터니티 존재들』은 동아시아의 역사와 도시 공간을 통해 배제와 폭력, 그리고 서발터니티의 문제를 학문적으로 분석한 연구총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