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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관문도시로 새로운 동아시아를 상상할 수 있는가_김동규
노동자와 향촌을 통해 보는 홍콩: 저항과 포섭의 변주곡_장정아 ‘경계’의 개념으로 다시 읽는 상하이 도시문화: 20세기 초중반 상하이 도시문화 연구방법론 시탐(試探)_박자영 훈춘: 복합적 기능의 관문도시_박우 일본 간사이(?西)의 관문도시 고베(神?): 근대화의 역사와 서발터니티_문명재 사민문화로 그려본 관문도시 가오슝(高雄): 혼종성의 서사_강병환 관문도시의 역사적 특징: 이동과 권력 그리고 서발턴 존재_전성현 중국 선전지역 외래인구의 서발턴화 양상의 변화_윤종석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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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대로 동아시아에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다. 우리는 동아시아의 새로운 연대라는 가능성을 감히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출발이 ‘서발터니티’를 통해 동아시아 ‘관문도시’를 독해하는 일이고, 그 안에서 치명적 폭력을 겪던 존재들을 환대하는 일이다. 나아가 이 책이 동아시아의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기 위한 발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책에 수록된 각 글 사이의 유사성과 차이의 긴장에도 주목해주시면 좋겠다.
--- p.19 향의국은 자신이 보호해야 할 대상을 ‘원주민’ 중 성인 남성으로 한정했고, 보호해야 할 전통적 권리도 집지을 권리, 전통 매장 장소를 유지할 권리 등으로 한정했다. 1990년대 들어 홍콩 여성조직들의 노력으로, 신계지역의 전통적 권리를 여성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생겨났다. 즉 신계 촌민의 딸도 아버지의 농지를 상속할 수 있도록 하여, 홍콩의 다른 지역처럼 딸과 아들이 동등한 상속 권리를 갖게 하려는 이 움직임에 강하게 반대한 것은 정부가 아니라 바로 신계 촌민을 대표하는 조직인 향의국이었다. --- p.43 일반적으로 일상에 존재하는 전통적인 세계는 부차적이거나 잔여적인 것으로 간주되면서 평가 절하되곤 한다. 그런데 장아이링은 과감하게 이 부차적이고 잔여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전통적인 세계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관념을 전치 (傳置)시켜 현실을 볼 것을 표지에서 제안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배경으로 사고되곤 하던 전통적이고 ‘전근대적’인 세계가 ‘현대인’에게 영향을 미치며 삶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고 깊게 만드는 또 다른 현실이라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 p.85 세계적 무역항의 초기 역사에는 열악한 항만 일용직노동자들의 삶이 있었고, 기타노이진칸과 난킨마치와 같은 관광 명소의 탄생에는 외국인거류지문제가 있었으며, 현대적 패션과 비즈니스 오피스로 찬란한 거리와는 별개로 신카와 슬럼과 반초 지구와 같은 피차별부락에 기반한 빈민촌이 존재했다. 대부분 도시의 역사에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 고베 또한 근대화에 성공한 대표적 도시이지만, 그 화려한 도시화 과정의 그늘에는 서발터니티가 함께 했었고, 특히 이들은 전쟁과 천재지변의 재난 시에 가장 취약한 존재였던 것이다. --- p.132 그럼 왜 대만은 일본인에 대한 태도가 한국과는 다른가? 우루이런의 질문에 따르면 이 문제는 복잡하면서도 간단하다. 즉 대만과 한국의 역사가 다르다는 점이다. 한국은 독립적인 국가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일본 통치를 받기 전에 이미 민족의식과 국가의식이 있었다. 때문에 한국인에게 있어서 일본과의 병탄은 치욕적인 민족사의 굴욕이다. 반면 대만은 400년 역사에서 국가를 이룬 적이 없다. 대만은 청 제국의 주변으로서 청제국에 의해서 일본에 할양된 것이다. 그럼 청나라는 왜 대만을 일본에 할양했나. 청일 전쟁에 패하면서 대만은 중국에 의해서 버림을 받았기 때문이다. 즉 대만은 팔아넘겨진 것이다. --- p.196 이동은 양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동은 앞에서도 살펴본 것처럼 식민 권력에 의한 통치의 장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를 이용하고 활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동통치에 따르기도 하지만 균열내고 저항하는 정치의 장이기도 했다. 즉, 이동은 지배하고, 변화시키고, 항의하고, 해방시킬 수 있는 권력/반권력의 행사인 것이다. 따라서 이동의 불균 등성, 경계 권력의 이동통치가 공권력의 폭력을 통해 억압하고 배제하고 다시 재분배할 뿐만 아니라 그 반대의 대응에 의해 불법과 무법이 이를 균열내거나 저항하는 ‘이동정치’도 관문도시에서 출현할 수밖에 없었다. --- p.252 서발턴화란 고정된 정체성이 아니라, 특정 정치·사회 구조 내에서 반복적이고 유동적으로 구성되는 지위라는 점이다. 특히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 중국 선전지역 외래인구의 서발턴화 양상의 변화에서의 시장화 과정은 농민공이라는 계층을 생산하고, 그것을 다시 규율하고 통합하면서 서발턴화의 새로운 양식을 만들어냈다. 여기서 서발턴은 단지 억압된 자가 아니라, 규율되고 조건화된 시민의 한 유형으로 기능한다. --- p.2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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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문도시와 서발터니티,
가장 취약한 존재들이 드러내는 국가 폭력의 구조 이 책의 중심 문제의식은 관문도시와 ‘서발터니틱한 존재(subalternitic beings)’의 관계에 있다. 서발터니티란 주체도 객체도 되지 못한 채, 존재론적으로는 부재 처리되고 인식론적으로는 감지되지 않는 극도로 취약한 존재의 조건을 가리킨다. 관문도시는 ‘질서’와 ‘안전’을 명분으로 한 폭력이 집중적으로 작동하는 공간이며, 그 폭력의 최전선에 놓이는 존재가 바로 서발터니틱한 존재들이다. 이 책은 성매매 여성, 한센인, 이주 노동자, 외래 인구 등의 사례를 통해 국가 권력과 제국적 질서가 어떻게 이들을 배제하고 통제해왔는지를 보여준다. 관문도시는 이러한 배제의 흔적을 물리적 장소로 새기고 있으며, 동시에 그 이면에는 전복적 가능성 또한 내장되어 있음을 드러낸다. 환대(hospitality)와 새로운 동아시아 연대의 가능성 이 책은 관문도시를 독해할 때 가장 취약한 존재를 함께 떠올릴 것을 제안한다. 서발터니틱한 존재에 대한 환대는 기존 국가 프레임과 기득권적 질서를 전복하는 급진적 실천이며, 관문도시와 관문도시 사이의 새로운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출발점이다. 저자는 동아시아 관문도시에서 반복되어온 폭력의 구조를 직시함으로써, 동일한 폭력이 재생산되는 거대한 이면을 드러내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 위에서 서발터니틱한 존재를 환대하는 일이 동아시아의 새로운 평화를 상상하는 조건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한다.『동아시아 관문도시 읽기』는 관문도시라는 장소를 통해 동아시아의 역사, 폭력, 배제, 그리고 연대의 가능성을 동시에 사유하는 연구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