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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 위기의 시대, 왜 인문학인가?
01. 위기 - 사라진 것의 뒤늦은 귀환 02. 종말 - 이름을 잃은 세계의 붕괴 03. 폭력 - 조용히 작동하는 힘 04. 고통 - 애도하지 못한 슬픔들 05. 불안 - 이유를 알 수 없는 흔들림 06. 공감 - 얼굴 없는 시선의 부름 07. 실천 - 작고 느린 선택의 힘 08. 희망 - 흔들리면서도 꺼지지 않는 09. 평화 - 소박한 삶이 만드는 세계 10. 공생 - 더불어 고르게 어울림 맺음말 - 풀잎과 별빛 사이에 살아남기 |
신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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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편리함과 성장의 이름으로 무엇을 희생해 왔는가? 이러한 질문들은 측정될 수 없으며, 계산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 대신에 사유와 성찰, 언어와 이야기의 영역을 요구한다. 다시 말해, 기후 위기는 인간을 문제 삼는 인문학적 위기인 것이다.
--- 「머리말」 중에서 기후 위기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감각의 문제이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 불편한 예감을 애써 외면하는 태도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 인문학은 해법을 제시하기에 앞서 마비된 감각을 깨운다. --- 「1장 위기」 중에서 소비와 성장의 가속화를 늦추고, 사라져가는 존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행위는 매우 미약한 몸짓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다가올 종말의 행렬에서 벗어나는 뜻깊은 한 걸음일 것이다. --- 「2장 종말」 중에서 우리는 ‘정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후 위기로 인한 파국의 징후들을 ‘예외적 사건’으로 치부하고 외면하는 ‘이데올로기적 환상’에 빠져있다. 이름 없는 폭력의 희생자들은 성장 이데올로기의 고도 신화에 가려 말과 언어를 잃고, 이야기할 권리를 잃는다. --- 「3장 폭력」 중에서 애도는 퇴행이 아니라 윤리의 출발점이다. 타자의 고통을 나와 무관한 사건으로 처리하지 않고, 그 슬픔을 잠시라도 내 삶 안으로 들여오는 것, 비인간 생명의 상실 앞에서 침묵하지 않고, 그 죽음이 흘려 넘기지 않는 것, 이러한 애도의 태도는 세계를 다시 관계의 장으로 회복시킨다. --- 「4장 고통」 중에서 불안은 극복해야 할 결함이 아니라, 해석되어야 할 신호이다. 기후 위기 앞에서 느끼는 불안은 우리가 여전히 이 세계를 사랑하고 있으며, 잃고 싶지 않은 것들의 기억이 남아 있다는 증거이다.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무감각이야말로 진짜 위험이다. --- 「5장 불안」 중에서 공감은 결코 감상적 연민이 아니다. 타자의 고통 앞에 잠시 마음이 움직였다가, 곧 잊어버리는 감정은 공감이 아니라 소비다. 진정한 공감은 타자의 부름에 응답하겠다는 자세, 다시 말해 책임을 받아들이는 결단이다. --- 「6장 공감」 중에서 작은 선택일지라도, 그것은 ‘이대로 계속되지 않게 하려는’ 하나의 시작이다. 행위의 가치는 성공 여부가 아니라, 새로운 변화를 선택하고 그것을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에 있다. --- 「7장 실천」 중에서 기후 위기라는 장벽 앞에서 ‘유토피아적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은, 현재의 파국을 유일한 진실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보이지 않는 미래를 오늘 이 자리로 당겨와 살겠다는 선언인 것이다. --- 「8장 희망」 중에서 기후 위기 시대의 평화는 정복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다. 그것은 경쟁 대신 동행을, 독점 대신 나눔을 선택하는 삶의 태도다. 덜 소유함으로써 우리는 더 많은 존재가 함께 살아갈 공간을 만든다. --- 「9장 평화」 중에서 인간이 지구를 구하겠다는 오만한 결심이 아니라, 거대한 생명의 흐름 속에 내맡겨진 지극히 작은 존재임을 자각하고 그 흐름과 함께 자유롭게 노니는 내려놓음의 태도를 견지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관리자의 압박에서 벗어나 생명의 일원으로서 다시 인간다움의 길을 되찾게 될 것이다. --- 「10장 공생」 중에서 우리가 다시 배워야 할 것은 바로 이 같은 인간의 ‘감각’이다. 감각은 우리가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가장 단순하고도 깊은 증거이다. --- 「맺음말」 중에서 |